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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병사는 '용사'가 아닌 간부와 장군을 위한 '호갱님'

 

 

용산에 위치한 '용사의 집'이'육군호텔'로 바뀐다고 합니다. 육군은 군 복지기금 1,300억을 들여 객실과 편의시설, 예식장 등의 공간이 있는 육군 호텔을 건립할 계획입니다.[각주:1]

 

말로는 국군의 복지와 혜택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제 이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간부나 예비역 장성 등으로 기껏해야 보수단체의 연회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의 복지혜택이 얼마나 간부와 장성 위주로 되어 있는지, 그 실체를 하나씩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 용사의 집이 아닌 웨딩홀'

 

용사의 집은 1969년 군인들의 복지를 위해 건립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마디로 얘기해서 용사의 집이 아닌 웨딩홀과 쇼핑타운에 불과합니다 

 

 

용사의 집은 웨딩홀과 연회장 쇼핑타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웨딩홀은 말 그대로 결혼식장이고 연회장은 결혼식 피로연이나 보수단체 등의 세미나 등에 활용됩니다. 쇼핑타운은 라면과 같은 품목이[각주:2] 저렴해서 도매업자들이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도매상입니다.

 

휴가나온 군인들이 아무리 라면이 저렴해도 용사의 집에서 라면을 사가지고 복귀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용사의 집 쇼핑타운은 대부분 도매상이나 식당 주인 등이 면세 주류와 음료수,잡화를 차떼기로 싹 쓸어가는 탈세의 온상이었습니다. [각주:3]

 

용사의 집이 호텔로 바뀌는 계획은 이미 2013년부터 추진됐습니다. 용산역 전면정비구역을 1-1구역과 1-2구역으로 분할하는 등 밑 작업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용사의 집 개발 계획이 굳이 호텔이어야 하느냐는 계속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숙박 기능보다 웨딩홀이나 연회장 기능이 많은 용사의 집이 육군호텔로 바뀌면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국방부 시설이 반경 2km 이내에 4개나 밀집하게 됩니다.

 

용사의 집에서 가장 먼 전쟁기념관에도 '뮤지엄 웨딩홀'이 있고, '국방컨벤션'에도 웨딩홀과 연회장이 있습니다. 근처 '육군회관'에도 웨딩홀과 연회장이 있는 등 예산 중복 낭비 내지는 간부만을 위한 시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0층짜리 호텔이지만 실제 장병들을 위한 공간은 3개 층밖에 없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1,300억을 들여 간부와 장성들의 자녀 결혼식 공간으로만 활용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골프장은 매년 수백억 원씩 투자, 사병 체력단련장은?'

 

국방부는 사병보다 간부들의 복지에 더 많은 예산을 쓴다는 언론의 지적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 자료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국방부는 10월 31일 한겨레신문이 '간부 골프장 예산 펑펑, 사병 복지엔 쥐꼬리'라는 보도에 대해 복지시설 확보사업은 연도별 사업계획에 따라 예산이 편성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증,감액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2015년 예산에 사병을 위한 노후마트 환경개선이나 풋살경기장 건립 비용이 오히려 간부들 체력단련장 시설이나 복지보다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60만이 넘는 사병과 18만 명 간부의[각주:4]비중을 봐도 당연히 사병 복지 예산이 많아야 합니다. 그런데 마치 간부 복지 예산이 사병 63.8%보다 적은 36.2%라고 강조하는 해명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간부 골프장을 죽어도 골프장이라고 안 부릅니다. 꼭 체력단련장이라고 부르는 간부 골프장 예산은 매년 최하 100억 원이 넘습니다.

 

2012년 처음으로 사병 풋살경기장 20곳이 신설됐습니다. 당시 사용된 예산은 딱 30억 원이었습니다. 2012년 군 체육시설 예산 260억 5700만 원 중 간부용 골프장 (체력단련장) 신,증설에 사용된 예산이 무려 230억 원이었습니다.[각주:5]

 

매년 200억 원이 넘는 골프장 예산을 쓰다가 100억 원대로 내려가고, 사병 풋살 경기장 예산 100억 원이 넘었다고 간부 복지가 사병보다 많지 않다는 주장은 그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골프장은 이미 거액의 돈을 사용해 만든 상황이고, 풋살경기장은 겨우 올해 각 부대에 신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간부와 장군들이 사용하는 골프장 예산은 매년 수백억씩 책정하면서 사병을 위한 풋살경기장은 무려 3년이 넘어서야 겨우 100억 넘게 책정했다는 점만 봐도 대한민국 국군은 무조건 간부와 장군을 위한 군대에 불과합니다.

 

'일반 병사들은 군인복지기금의 호갱님이었다'

 

육군이 용사의 집을 육군호텔로 건립할 때 사용할 예산이 '군인복지기금'입니다. 군인복지기금은 간부 골프장 수입 등도 있지만, 일반 사병들이 이용하는 군인마트 일명 PX에서 나오는 수입이 많습니다.

 

 

군대 PX는 가면 갈수록 매출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유는 군대 보급품이었던 생활용품을 PX에서 구매하는 정책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군대에서 지급됐던 담배도 2009년 폐지돼, 사병들은 군인마트에서 구입해야 합니다.

 

2010년 1월에서 8월까지 군인마트 매출액 4,069억 원 중 6.9%인 391억 원이 사병들이 구입하는 디스플러스 담배 1개 품목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군인마트 매출액의 대부분이 사병들의 쥐꼬리만한 월급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병들의 적은 월급으로 모인 군인복지기금은 사병들을 위해서 사용될까요?

 

 

 

군인복지기금 중 간부만 대상으로 하는 자산확보사업과 장학사업에 64.9%가 사용됐습니다. 일반 사병을 대상으로 하는 장병격려사업과 시설운영사업에는 35.1%가 지원됐습니다.

 

군인마트에서 간부들이 주로 구입하는 면세주류 매출액은 7.5%입니다. 사병들이 군인마트 매출의 67.8%를 기여하고 있지만, 군인복지기금 혜택은 사병이 아닌 간부들이 받는 셈입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사병들은 적은 월급에 몸과 시간과 함께 월급까지 바치는 '호갱님'[각주:6]입니다.  

 

 

얼마 전에 병사들의 계급을 '용사'로 한다는 기사가 나왔고, 국방부는 아니라고 해명을 했습니다. 누구 말이 진실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병사 계급을 용사로 생각했던 사람은 '용사의 집' 때문이 아닐까라는 추측도 해봅니다.

 

국군 장병을 '용사'라고 부르기 전에 군인을 위한 진정한 혜택과 복지가 과연 대한민국 국군에 있었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해방되고 친일파 출신 장교와 장군들은 병사들의 식비를 빼돌려 부를 축적했고, 지금도 대한민국 국군의 복지 예산은 간부와 장군에 편중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간부와 장군을 위해 몸과 시간과 돈을 갖다 바치는 장병들은 '용사'가 아니라 '호갱님'에 불과한 현실이 대한민국 국방의 현주소입니다.

 

  1. 1300억대 육군호텔 추진,장병 혜택 뒷전 JTBC 2014년 11월 14일 http://goo.gl/mJiaUm [본문으로]
  2. 군 복지타운 등에서 판매하는 라면은 시중보다 100원에서 220원가량 저렴하다 [본문으로]
  3. 2011년 6월, 세계일보 [본문으로]
  4. 육해공군 사병 63만 3천명, 장교 7만1천명,부사관 11만6천명 [본문으로]
  5. 세계일보 2012년 1월 5일 [본문으로]
  6.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지칭하는 단어. 네이버 사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