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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건희를 살린 '골든타임' 왜 아이들은 살리지 못했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5월 10일 심근경색으로 위급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수술도 잘 끝나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5월 10일 모습을 보면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명을 살릴 수 있는지를 그대로 잘 보여줬습니다.

우선 이건희 회장은 10일 저녁 10시 50분 호흡곤란으로 심장마비가 왔습니다. 이건희 회장 측근들은 이 회장을 주치의와 의료 차트가 있는 일원동 삼성병원이 아니라 자택과 가까운 순천향대학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심장마비의 골든타임(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은 5분~10분 이내라고 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10시 56분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이후 삼성병원으로 이송, 본격적인 시술을 받은 후 회복 중에 있다고 합니다.

' 너무 달랐던 정확한 상황 파악과 보고'

이건희 회장의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의 대처 방식을 보면 대단히 적절했었고, 이를 통해 목숨까지도 건질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이 상황을 세월호 사고와 단순 비교하기는 여러 가지 여건상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몇 가지 내용은 우리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신속한 초기 대응 방식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심장마비 후 곧바로 자택에서 제일 가까운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측근들이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정부 정보기관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사실에 대한 정보를 11시에 파악했고, 이를 보고했다고 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심장마비는 불과 10분 사이에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었지만, 세월호의 경우는 9시 40분이 넘어서야 '심각'한 수준이었음을 겨우 파악했었습니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한 해경은 그리 큰 사고가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심장마비와 해상 침몰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상황에 따른 적절한 판단이 처음부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만약 세월호 초기에 대형 재난이라는 사실을 판단했다면 사망 275명(현재 실종 29명)이 이토록 많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잘못된 상황판단 VS 올바른 상황판단'

세월호 사고에서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적절한 상황판단을 했던 사람은 생존했다는 점입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안산 단원고 장모 양은 8시 50분경 배가 기울고 있다며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딸의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해경 등에 연락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장모 양이 처음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했던 시간은 8시 50분이었고, 이후 9시 32분 장모양은 아버지에게 '(기내)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고 합니다.

장모 양의 아버지는 '그러지 말고 일단 갑판 위로 올라가라'고 했고, 장모 양과 친구는 즉시 갑판 위로 올라갔습니다. 당시 세월호는 45도로 기울고 있던 시점이었고, 갑판 위로 나온 장모양과 친구는 구조됐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봐야할 부분은 사고 최초 접수 후 1시간가량의 시간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건희 회장 케이스와 비교하면 이 시간이 '골든타임'인 것입니다.


선장과 선원, 그리고 기내방송이 엉망이었다고 하더라도, 해경이 현장에 도착한 9시 30분부터 선내에 있던 승객과 학생에게 외부 갑판으로 나오라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사진을 보면 갑판에 나와 있는 승객이 별로 없습니다. 또한, 헬기에서 내려온 해경 대원들은 선내로 진입하지 않고 외부에서만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은 사고 초기에 왜 헬기와 해경이 선내에 있던 학생과 승객에게 빨리 나오라고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이 의문은 타당했었습니다.

구조작업 초기에 잘못된 상황 판단을 했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는 수백 명의 생명을 잃었던 것입니다.

' 도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많은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나서 박근혜정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왜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이냐?'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4월 16일 9시 40분 해군 3함대 소속 링스헬기 1기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현장에서 그냥 대기했습니다. 아직도 수백 명의 승객과 아이가 배에 나오기만 했으면 살았던 시기에 그들은 멀뚱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구조를 위한 호이스트 장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2010년 4월 15일 오후 8시 59분 초계 비행 중이었던 해군 3함대 링스헬기 1기가 세월호 사고와 가까운 진도 인근 해상에 추락 승무원 4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사고에 대한 백서가 안행부,해경 등에 제공되어 사례로 삼아 진도 부근의 시스템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요?)

해군은 천안함 사건 이후 재난구조 작업 부재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해군의 재난구조 시스템은 여전히 똑같았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수차례 해경의 초기 구조의 가장 큰 문제점이 특수구조단의 전용헬기가 없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특수 장비를 갖춘 잠수부들이 선내에 진입했었다면 어땠을까요?)

해경은 수사와 단속에만 치우쳐 해상훈련과 조직을 운영해왔습니다. 이에 반해 외국의 해양경찰(해상보안청, 코스트가드 등)은 구조작업에 대한 매뉴얼과 훈련을 지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뱃멀미를 하는 해경이 대한민국 바다를 지키고 있는 상황을 보면, 정말 너무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부패 시스템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어쩌면 이건희 회장 측근들은 지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에게 응급상황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심장마비가 오고 나서 불과 6분 만에 응급실에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있지 말고 나와라'만 했어도 세월호에 탔던 많은 승객과 학생이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사람들은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뿐만 아니라 해경과 해군도 있었습니다.

세월호를 통해 수백 가지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책임자를 그냥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로 한정 짓고 있습니다.


국민은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얼마나 부패한 지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그것을 과연 박근혜정부가 개혁할 수 있다고 믿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부패는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더 가속화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잘못한 해경이 초기에 세월호 수사를 했던 일처럼 잘못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자신을 수사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회장이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초기에 상황판단을 잘했고, 사전에 이미 그런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를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준비는 재벌과 일반 국민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야 하겠죠)

이건희 회장이 심장마비의 위급 상황에서 살았던 상황이 우리에게 알려준 사실
1. 삼성 회장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병원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다.
- 사람의 생명 앞에서는 무엇을 따질 필요가 없다.
 2. 이건희 회장의 심장마비 소식은 불과 10분 만에 정보기관이 파악, 보고 했다
 -세월호는 50분이 넘어서야 '심각'하다고 판단.
3. 언론은 이건희 회장 심장마비 소식을 세월호 참사만큼 비중 있는 소식으로 다루고 있다.
- 세월호 참사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만, 이건희 회장의 후계 구도에 따른 경제 기사는 계속 쏟아질 것이다.

이건희 회장과 세월호 대처 방식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명을 살렸느냐 아니냐를 놓고 판단해야 하고, 그 결과를 놓고 본다면 우리는 너무 많은 생명을 어이없이 잃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범죄를 일으킨 자들의 최고 책임자가 다시는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국민이 부패한 국가의 최고통수권자에게 생명을 잃은 책임을 묻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