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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선거 최적화 김수민' 국정원 2차장에 임명되다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과 관련해 물러난 서천호 국정원 제2차장 대신, 김수민 법무법인 영진 대표 변호사를 내정했습니다.

김수민 내정자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 대검 공안 4과장, 법무부 보호국장, 서울서부지검장, 부산지검장, 인천 지검장 등 검찰 주요 보직을 거친 전형적인 공안검사 출신이며, 2009년 9월부터 법무법인 영진의 대표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형사 사법 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소탈하고 합리적인 성품이라 주변의 신망도 두텁다"며 "조직 관리 능력도 뛰어나다는 사실이 발탁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가 보기에 김수민 내정자의 발탁배경은 전혀 이와 다르게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더욱 효율적으로 관여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 국정원 개인 일탈의 원조 김수민 검사' 

김수민 내정자의 국정원 제2차장 내정 배경에는 과거 정보기관을 위해 참으로 애썼던 검사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1992년 안기부 직원 4명은 14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홍사덕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여비서를 농락하고 첩으로 삼는 등 10명의 처녀와 유부녀를 농락했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아파트 우편함과 차량 유리창 등에 살포하다가 잡혀 구속됩니다.

당시는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의 3당 합당으로 이루어진 민자당 독재정치를 14대 총선에서는 심판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던 시기였습니다. 노태우 정권과 민자당은 안기부를 동원해 선거개입을 하고 있었으나 물증이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안기부 직원이 선거공작을 하다가 잡힌 것입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사람이 서울지검 공안1부 김수민 검사입니다. (부장검사는 김경한으로 MB정권 초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었다) 


안기부의 선거개입을 수사했던 김수민 검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사 방식으로 안기부를 옹호하고 그들을 풀어줬습니다. 

▶ 수천 장의 유인물, 초기 수사 검사는 단 한 명 김수민 검사
안기부 직원 4명이 뿌린 유인물 3천장 대부분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해놓고서는 담당 검사는 김수민 검사 단 한 명이었습니다. 보통 3~4명의 검사가 함께 수사했던 검찰 방식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습니다. 

▶ 신속한 구속, 총선 악영향 사전 차단
검찰은 보통 긴급구속 시한인 48시간 이후에 구속합니다. 그런데 김수민 검사는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고, 안기부 직원 4명을 불과 15시간 만에 구속합니다. 이는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 개인적 일탈로 규정
1992년 총선에 안기부가 개입한 공작의 배후는 정형근 당시 대공수사국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수민 검사는 안기부 대공수사관 사무관 한기용이 친구의 부탁으로 저지른 단독 범행으로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는데도 항소를 하지 않아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그제야 항소를 하는 등 안기부에 편파적인 봐주기 수사를 했습니다.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 한기용은 국회의원,국영기업체 단체장 등 1백여명의 승용차 번호가 적인 명단과 소형 도청기 등을 지니고 있었>


김수민 검사의 당시 행적은 현재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과 너무 유사했으며, 김 내정자를 국정원 2차장에 임명하는 것은 또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져도 상관없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언론 장악을 위해 뛰었던 사람이 국정원 차장이라니'

김수민 검사가 기소했던 사건 중의 하나가 '한겨레신문 기자단 방북취재 기획' 수사를 통한 리영희 선생을 구속했던 일입니다. 


1989년 한겨레 신문은 남북화해모드 분위기에 따라 북한을 포함한 공산권 취재를 기획했습니다. 당시 리영희 논설고문, 임재경 부사장, 장윤환 편집위원장, 정태기 개발본부장 등이 참여했습니다. 

당시 남북한은 노태우 대통령의 '7.7 특별 선언'을 통해 남북 간의 상호교류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문익환 목사의 방북사건으로 한겨레 신문사는 기획 단계에서 이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노태우 정권은 언론사가 정부의 시책을 믿고 단순 취재 기획했던 일을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확대, 언론장악과 용공조작을 노렸고, 여기에는 김수민 검사와 같은 공안 정치 검사가 있었습니다. 


리영희 선생을 구속 수사했던 김수민 국정원 2차장 내정자는 2014년 '6.4 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말 그대로 6.4지방선거 선거방송을 심의하고 책임지는 곳입니다. 이곳에 공안검사이자 정치 검사였으며, 언론 장악을 위해 동원됐던 인물이 임명됐던 것입니다.

선거의 중립성을 지키지 않았던 김수민이라는 인물을 선거를 움직일 수 있는 자리에 임명했다가, 이제 국정원 2차장으로 내정한 일련의 과정은 우리가 눈여겨볼 필요가 충분할 만큼 위험할 지경입니다.

' 법 위에 서겠다는 국정원'

김수민 국정원 2차장 내정의 가장 큰 위험성은 앞서 검사 시절 김수민이라는 인물이 보여줬던 행위가 그대로 재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수민 국정원 2차장 내정자는 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직속 선배입니다. 김수민 내정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경기고, 성균관대학교 선배이자, 사법고시와 사법연수원 바로 위의 선배로 인연이 깊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직속 선배가 국정원 2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국정원 관련 수사와 재판이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엠피터가 주목하는 가장 큰 사건은 '18대 대선 대통령무효확인의 소'입니다.


우리가 흔히 18대 대선 선거 소송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한영수씨 외 1999명으로 구성된 시민들이 제기한 '18대 대통령선거 무효확인의 소'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3년 1월 4일 신청한 이 사건은 2013년 9월 26일 첫 재판기일로 지정되었다가 이마저 연기되었고, 아직도 언제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법이 불법을 옹호하고 편의를 봐주는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1992년 대한민국은 안기부가 선거에 개입했으며, 당선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이들의 처벌과 진실은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2014년 18대 대선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이 드러나고 있으며,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와 공안 사건에 최적화된 김수민이라는 인물을 국정원 국내 파트 담당인 2차장에 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또다시 지배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각주:1] 현재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요?

  1. 플라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