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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에게 무릎 꿇고 빌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세월호가 침몰 사고가 벌써 3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정부와 언론의 보도를 보면 너무 기가 막힌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탑승인원, 생존자,실종자 명단과 숫자입니다. 아이엠피터는 글을 쓰면서 탑승인원과 생존자 명단, 실종자 명단을 계속 확인하지만, 도저히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사고 3일째가 됐는데도 매번 숫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4월 18일 저녁, 세월호 탑승자를 475명에서 다시 475명으로 바꿨고, 구조자도 179명에서 174명으로 정정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고 며칠이 지났는데도 계속 탑승자, 생존자,실종자 숫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 생존자 명단에 있던 아이,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안산 단원고 2학년 문모양의 아버지는 "딸이 사고 이후 구조자 명단에 있어서 아이를 만나러 왔으나 없어, 진도의 하수구까지 뒤졌는데 없었다"며 아직도 딸을 애타게 찾고 있답니다. 

문모 양의 아버지가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고발생 3일이 지나고 있지만, 탑승인원, 생존자,실종자 파악조차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함에 있습니다. 


해경은 생존자 숫자를 174명에서 179명으로 다시 174명으로 바꾸었습니다. 정부는 생존자 명단이 이렇게 계속 바뀐 이유를 화물차 기사들이 표를 끊지 않고 탑승했고, 수학여행을 가기로 한 학생이 비행기를 이용하여 개별적으로 제주에 갔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시사] - 여객선 세월호 침몰,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글에서 승객 인적사항이 적힌 승선개찰권만 제대로 확인해도 정확한 탑승인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사고 발생 3일이 지나도 숫자가 이렇게 바뀌고 있는 것은 청해진 해운이 승선개찰권을 제대로 보관, 파악하지 않았거나, 정부가 아직도 체계적으로 재난시스템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아빠들은 지금이라도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와 '엄마,아빠'를 외칠 것 같다는 생각으로 구조자 명단을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엄마,아빠의 애타는 마음에 난도질하는 사람이 바로 그렇게 믿고 따르던 정부입니다.

도대체 왜 탑승자와 구조자, 실종자를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될 수도 없고, 그런 무책임한 자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할 것입니다.


' 대통령이 왔어도 바뀐 것은 없었다'

아이엠피터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 현장 방문을 그래도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다녀간 바로 다음날, 실종자가족대책본부는 "국민여러분 도와주세요"라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합니다.




학부모들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이유는 현장의 상황과 언론 보도에 너무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실종자가족의 호소문에 따르면 정부와 언론은 인원 555명, 헬기 121대, 배 69척으로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가 현장을 방문한 17일에 투입된 인원은 200명이 채 되지 않았고, 헬기는 단 2대, 배는 군함 2척, 해양경비정 2척,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 구조대원 8명뿐이었다고 합니다.


18일 오전 학부모들이 있는 진도체육관 TV에 세월호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는 화면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보였습니다.

최창삼 서해지방해양경찰청 경무과장은 "일부 언론보도에서 식당에 진입했다고 보도가 나오는데 식당진입이 아니라 공기 주입을 하고 있으며, 선박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는 보도는 오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상황은 선체 내부 진입이 아니라 선박 외부의 가이드라인 설치작업이었고, 그마저도 완료가 아닌, 작업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 세월호에 생존자를 위한 공기 주입은 17일 오후 12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오후 5시로 연기됐고, 정확히는 18일 오전 10시 50분에야 시도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현장을 방문해 "1분 1초가 급하다"며 생존자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지만, 실제 생존자 구조 작업은 계속 연기, 연기되고 있었습니다.

결국 학부모들이 대통령 앞에서 무릎 꿇고 빌었지만, 바뀐 것은 없었습니다.

' 2014년 박근혜 정부의 모습'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현장에 왔을 때, 모든 방송과 언론은 속보로 내보냈고, 방송 3사는 저녁 뉴스에 이 소식을 마치 '미담'처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PD저널에 따르면 KBS와 MBC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에 "박수"로 호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JTBC 보도를 보면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선 "우리 애들 살려내!, 왜 이제 오느냐고"라는 실종자 가족의 목소리가 그대로 보도됐습니다.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을 일으킨 주범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큰 재난에 대비하고 사고를 수습하는 총책임자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현장방문이 사고책임과 수습보다는 '의전'에 치우쳤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언론사 기자가 현장기자의 소식을 트위터에 올린 글에는 '대통령 방문으로 3시간 동안 수색이 전면 중단됐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 트윗은 나중에는 삭제됐지만, 뉴스타파에서도 현장 구조작업이 실제 언론보도와 많은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사고 현장의 구조작업이나 생존자, 실종자 집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말했던 생존자 집계도 믿을 수 없는 이유가 재난에 대비하고 수습해야 할 정부의 수준이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SNS에 퍼지는 세월호 관련 유언비어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송과 언론이 내보낸 오보에 대한 처벌도 함께해야 마땅합니다.

정부가 진실을 알려주지 않고, 언론이 정부의 말만 그대로 방송과 기사를 쓰면서 나오는 무책임함에 대한 반성과 처벌은 그 누구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것이 2014년 박근혜 정부의 민낯입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정부의 '구조작업'이나 '재난대비'를 믿지 못하며, 오로지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배 안에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떨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부끄럽습니다.

정부를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무엇을 하든, 어떻게 됐든 아이들이 엄마,아빠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실종자 가족의 애타는 마음을 함께 나누고 몸으로 행동하는 우리가 되리라 약속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