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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인정을 강타했던 '기초노령연금'의 황당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대 대선을 며칠 앞둔 12월 12일 많은 국민이 시청하는 KBS뉴스에서 공식적인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3차 TV연설을 했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이 연설에서 '이제 나라에서 어르신들을 보살펴드릴 차례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저는 현행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을 보편적 기초연금인 국민행복연금으로 통합해서,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에게 현재 급여의 2배 수준인 월 20만원을 드릴 것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모두 드린다고 공언했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집에서 나왔던 내용이지만, 공중파에서 이와 같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말이 나오자, 모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그녀의 말을 들고 노인정을 찾아가 노령층 표심을 잡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노인정은 물론이고 교회,친목계, 시장통에서는 <65세이상 모든>이라는 말에 주목해서, 자신들이 받고 있는 국민연금이나 기초생활수급비, 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무조건 20만원씩 받을 수 있다는 부푼 희망에 찼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서로 입을 모아 자녀들에게도 '이 늙은 부모에게 네가 용돈을 주지 못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매달 20만원씩 준다고 하니, 너도 박근혜 후보를 찍어라'고 압박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박근혜 후보는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노인들은 2013년부터 이제 매달 20만원씩 받을 것이라며, 이 돈을 모으면 최소한 자신의 장례비라도 쓸 수 있다는 마음까지도 가졌습니다.


많은 노인들이 그녀를 믿었지만, 그녀의 말은 이제 뻥튀기 장사꾼의 말처럼 '뻥이요'가 되어 버렸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기존의 65세이상 모든 노인들에게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던 말을 뒤집어, 소득 하위 70%에게만 그것도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계산하여 차등 지급하는 방안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대선 후보가 TV에 나와 공언했던 대선공약을 포기한 사례는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녀의 공약에는 황당한 얘기가 내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 대선공약 수정?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단다'

박근혜 후보가 발간한 대선공약집에는 <기초연금 도입>이라는 항목이 정확히 들어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이 OECD 국가에서 가장 높아 노인계층의 삶의 질이 낮으며, 국민연금이 노인 빈곤해소에 기여하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기초 노령연금은 급여수준이 너무 낮아 어르신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 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인상하여 지급>하겠다고 명시해 놓았습니다.

이런 공약이 무슨 재원 때문에 수정됐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지금 박근혜 정부의 발표는 아예 그녀가 했던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2007년에 부분 개정된 <기초노령연금법> 제3조에는 <국가는 2008년 7월 1일 이후 최초로 연금을 지급하는 때는 수급자가 65세 이상인 자 중 100분의 60 수준이 되도록 하고, 2009년 1월 1일 당시 수급자가 65세 이상인 자 중 100분의 70 수준이 되도록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지금도 기초노령연금은 65세 이상자의 70%가 받고 있는 것입니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의 100%에서 후퇴했다고 나온 소득 하위 70%만 지급이라는 말은 기존 법령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행동에 불과합니다.

또한, 기초노령연금 인상액은 이미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국민연금법과 연동하여 100분 10까지 인상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차등 지급은 오히려 퇴보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공약의 수정이니 개선이니 하는 말을 현행 기초노령연금법을 한번이라도 봤던 사람이라면 웃음만 나오는 말입니다. 뭐 한 것이 있어야 그런 말을 할 텐데, 그냥 대선공약집의 문구와 TV연설문을 포장하기 위한 단어에 불과했었습니다.

'생색내기에 불과했던 사진촬영용 어머니의 마음'  

박근혜 후보는 대선 기간 유독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여성과 어머니라는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말을 유난히 많이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노인들을 위한 정책과 복지를 위해 실현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이런 컨셉은 과거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국모'로 기억하는 노인들의 마음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그녀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노인들을 대했다면, 실제로 기초노령연금의 문제점을 알고 그에 대한 대책이라도 만들었어야 합니다.


소득하위 70%까지 지급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그래 재원이 없으니 없는 사람이라도 받으며 살아야지'라는 동정론으로 포장됩니다. 과연 그럴까요?

진짜 소득이 없어 최저생계비를 지원받는 노인들은 기초노령연금을 아예 받지 못합니다. 최저생계비를 받는 노인이 기초노령연금을 신청해 받으면 그만큼 최저생계비가 차감되어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기초노령연금을 받아 수입이 늘 것으로 예상했던 노인들에게 기초노령연금은 그냥 그림의 떡이고, 유명무실한 제도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모든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원 지급>이라는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더 원했던 것입니다.

마치 돈이 없는 독거노인이나 경제력이 없는 노인에게 무엇인가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하고, 수정된 공약을 통해 그나마 이들에게는 혜택이 지원될 것처럼 말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했던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책임조차 질 마음이 없습니다. 최소한 MB도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그녀는 누군가에게 대독하여 유감이라는 말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되면 할 것이다'라고 웃으며 국민에게 던졌던 그녀의 말을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대통령이 되면 아무것도 안 할 것이다'라는 말이 아니었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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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를 만들어준다고 옥수수를 받았다가 그냥 다시 옥수수를 돌려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꼭 대통령이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일을 못하겠으면 처음부터 못하겠다고 해야 하는 것이 국민이나 대통령이나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