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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에게 후회는 있어도 책임은 묻지 마라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없자, 모든 언론과 새누리당은 참여정부의 폐기론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동아일보와 일부 언론은 아예 조명균 전 청와대 비서관이 검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삭제했다는 진술을 했다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 재단은 "노무현 대통령의 삭제 지시는 없었고, 조 비서관도 그런 내용을 진술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언론은 '관계자','전해졌다'라는 불분명한 사실을 가지고 아예 노무현 대통령이 대화록 폐기를 지시했다고 아예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있지도 않은 삭제 지시를 아예 진실로 둔갑한 새누리당과 언론은 이제 문재인 의원을 향해 '책임'을 지라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이창우 “대화록 대통령기록물로 내가 직접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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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문재인 의원이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리고 그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화록 전문 공개 추진은 문재인이 아니라 새누리당이 먼저'

우리가 착각하는 일 중의 하나가 과거 문재인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왜 공개하자고 했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문재인 의원이 정치적 생명을 걸고 결단을 내렸다고 하는데,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정보위원장은 6월 20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 발언에 대한 열람을 공식 요청해 검토한 결과,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이 검토했다는 문건은 조원진,조명철,정문헌,윤재옥 새누리당 소속 정보위원이 한기법 국정원 제1차장이 가져온 대화록 축약본이었습니다.

이 축약본을 보고 난 새누리당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합니다.

“진실이 밝혀진 이상 야당은 그동안 ‘NLL 포기 발언’이 없다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야당이 계속 책임 회피로 일관할 경우 NLL 대화록 전문을 국민 앞에 공개토록 추진하겠다”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

단순히 8쪽짜리 관련 대화록 축약본을 보고 NLL 포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대화록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서상기에게 문재인 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6월 21일 '10.4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할 것을 제의합니다.'라는 긴급 성명이었습니다.

문재인 의원의 이런 제안이 못마땅한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이엠피터도 어찌됐든 그가 앞에 나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을 했습니다. 그 이유의 배경에는 만약 문재인 의원이 이런 강수를 두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이 어떻게 나왔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만약 문재인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제의하지 않았다면 앞서 말했듯이 새누리당이 제안한 전문 공개에 응하지 않았다고 더 난리를 쳤을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의원이 뭔가 숨기는 것이 있기 때문에 떳떳하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고, 언론또한 문재인의 침묵이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흘러갔다면 많은 시민들은 진짜 'NLL 포기'가 있었다고 믿었을 것이고, 그것은 새누리당이 노리는 전략에 속수무책 당하는 절차에 불과했습니다.

' 문재인에게만 왜 책임을 묻는가?'

오늘 언론의 대부분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문재인 사과','문재인 책임론'을 보도했습니다. 과연 그들의 주장이 맞을까요? 가장 먼저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와 국가기록원 대화록 열람에 대한 문재인 의원의 주장은 적법한 과정을 통해서였습니다.

6월 30일 문재인 의원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미 민주당 지도부는 지속해서 대화록 공개 여부를 놓고 치열한 당론을 조율 중이었습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문재인 책임론의 근거는 문재인 의원이 공개를 제의했으니 그 책임 또한 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그 주장에는 시간상의 오류가 발생합니다.

① 6월 20일 새누리당 대화록 공개 주장
② 6월 21일 문재인 의원 대화록 공개제의
③ 6월 30일 문재인 의원 NLL 포기 발언 사실이면 정계 은퇴 선언
④ 7월 1일  민주당 대화록 공개 제안


새누리당이 주장한 공개는 6월 20일이고, 문재인 의원의 긴급 성명은 6월 21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의원의 정계 은퇴 발언은 6월 30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대화록 공개를 밝힌 날짜는 7월 1일입니다.

문재인 의원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은 10여일이 넘는 동안 민주당 지도부는 대화록 공개 여부를 논의하다가 문재인 의원이 정계 은퇴를 말하자 돌변해서 열람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민주당 지도부에 친노가 없는데 어떻게 이런 결정이 나왔을까요? 민주당 지도부도 적법한 절차를 통해 공개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도부가 당론으로 결정한 사실에 대한 뒷수습도(대화록이 없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지금 모든 책임은 문재인 의원을 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거대 야당으로 해야 할 일은 문재인 의원에게 책임론이 오는 새누리당과 언론의 공세에서 '진짜 왜 대화록이 없는가'를 밝혀내는 일입니다.  

새누리당의 전략에 휘말렸다면 다시 빠져나와야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지, 문재인 의원을 버리는 것에 동의하면 안 됩니다.

'문재인을 향한 간곡한 부탁'

문재인 의원이 정치인이 되기도 전에 아이엠피터는 그를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봤고, 지금도 제일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선을 지나 현재의 문재인 의원을 보면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정치 지도자로 국민 앞에 모든 것을 내던져야 하는데, 성품의 특성인지 몰라도 너무 깔끔합니다.

아이엠피터는 민주당이 NLL 대화록보다 국정원 대선개입 부정 사건에 전념하고 거리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 - 진선미,김현 국조특위 사퇴? 민주당은 거리로 나와라

정치 지도자는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지혜와 용기,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을 믿기보다는 국민을 믿고,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그들과 동참하거나 이끌어주는 열정을 보여줘야 합니다.

 


문재인 의원은 상징성의 인물입니다. 그가 합리적인 과정에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떤 대책이 나와도 새누리당과 언론에 의해 파괴되고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문재인 의원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국민 앞에 나서는 길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을 내놓고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각오로 정치보다는 국민 앞에 서야 합니다.

국정원 국정조사와 대선 부정선거를 위해 단식투쟁이라도 해야 합니다. 극단적이라고요? 그 방법 이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면 좋겠지만, 모든 통로가 막혀 있는 상황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거리에 나섰던 순간만큼이나 암울한 상황입니다. (아이엠피터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나요?)


정계 은퇴까지 고려했다면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금 당장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거리로 나와야 합니다. 국회에서의 일은 민주당 지도부에게 맡겨놓고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하지만, 그래도 그들이 아직도 역량은 남아 있다고 봅니다.) 오로지 국민과 어깨동무를 하고 촛불을 들어야 합니다.

문재인을 지지했던 사람은 그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시민들은 외롭게 촛불을 들고 거리에서 비를 맞고 있습니다. 그들이 외치는 소리를 외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문재인에게 대화록이 사라진 원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그가 대화록을 삭제했습니까?) 그러나 후회는 있습니다. 왜 진작 시민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 하지 않았느냐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거리에 나가 시민과 함께 촛불을 들고 국정원 부정 선거 처벌을 외쳐야 합니다. 언론과 정치가 포기한 민주주의를 위해 촛불을 든 시민들의 손을 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의 정치가 권력이 아니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서였다는 초심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아이엠피터는
굳센 문재인
불의에 맞서 용감히 싸우는 문재인
모든 정치적 논리보다 국민에게 모든 것을 맡겨 놓는 문재인
굳건한 용기와 힘찬 몸짓을 보여주는 문재인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