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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MB 거짓말 '4대강 사업으로 가뭄극복' 어느 나라?


 


이명박 대통령은 20일(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지속가능개발 정상회의(Rio+20)’에 참석해 코스타리카와 기니에 이어 세번째로 “포용적 실천전략(inclusive action strategy)”이라는 연설을 했습니다. 1992년 리우 환경개발회의 개최 2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이 자리에 120여개국 국가원수 및 정부수반을 비롯 190여개 UN 회원국 대표 및 국제기구 수장, 기업·시민사회 대표 등 5만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가뭄과 홍수를 극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백년 빈도의 기상이변에 대비해 추진된 수자원 인프라 개선사업(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유엔지속가능개발 정상회의 연설 중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기상청은 지난 21일 '104년 만의 가뭄'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전국적인 가뭄피해 상황을 보여주는 기상청 가뭄지수를 보면 대한민국의 전 국토가 대부분 '가뭄'단계도 아닌 '매우위험' 단계로 작물손실과 광범위한 물 부족 및 제한이 예상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의 가뭄지수가 단순한 데이터일 뿐이지, 실제 지역에서는 별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데이터보다 더욱 참담합니다.


지금 농촌에는 모내기를 마치거나 빨리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모내기를 마친 논에는 충분히 물이 공급되어야 하는데, 지금 전국의 논에는 물이 없어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물 부족으로 이앙을 못하고 있는 지역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계속 이런 상태가 지속한다면 올 벼농사 작황은 작년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완전히 망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논과 밭에 물만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농촌에는 사람과 가축이 먹을 물마저 말라버렸습니다. 빨래는 물론이고, 화장실 사용은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지역 요양원은 20여 명이나 되는 노인들의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1km나 떨어진 약수터에서 날마다 물을 길어다 식수로 쓰고 있습니다.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매일 옷을 갈아 주거나 목욕을 시켜줘야 하지만 빨래와 목욕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의 4천여 마을이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으며, 소방서와 정부의 물 공급 이외는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가뭄으로 현재 밭작물의 수확량은 예년보다 30%이상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상품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만큼 작물의 상태가 작거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고구마의 경우는 고구마를 아예 심지 못하거나 심었어도 고구마순들이 말라 죽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확이 줄면서 농산물 가역이 급등해, 감자와 양파는 작년보다 30% 넘게 올랐고, 대파는 무려 151%나 치솟았습니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부와 식당,급식을 하는 학교 등의 구내식당은 채소비율을 줄이거나 아예 반찬 가짓수를 축소하는 등 전국적인 가뭄으로 온 국민이 먹을 것조차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전국은 가뭄피해로 난리가 나는데 4대강살리기 사업본부는 엉뚱한 자화자찬과 장밋빛 예측만 했었습니다.

▲4강 나래 특집호에 출연한 심명필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장


심명필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장은 '4강 나래' 특집호에서 '4대강사업은 강에 생명을 불어 넣는 대역사'라고 자화자찬하면서, "무엇보 다 기후변화에 대비했고, 2~3년 간격으로 나는 홍수나 10~20년 단위의 큰 가뭄에 대비해 성과가 기대된다."라는 예측을 하였습니다.

4대강 추진본부측 관계자는 가뭄 발생 지역은 천수답뿐이다. 관계시설 없이 빗물에 의존하는 지역에 국한된 일일 뿐 4대강 본류 주변 농경지나 대규모 농경지는 문제없다”라고 하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산정호수가 이번 가뭄으로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경기도에 위치한 산정호수는 1925년에 농업용수로 이용하기 위하여 담수를 목적으로 축조된 저수지입니다. 평상시 192만 2천톤의 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농업용수를 제공하던 산정호수는 이번 가뭄으로 피해를 보고 있던 자일리,운천리 등 376헥타르 농지에 물을 공급했었는데 저수율이 15.9%로 떨어지면서 농업용수 공급을 더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이 결코 가뭄과 식수 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고 경고했었다.

4대강 본류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부터 전문가들은 식수와 농업용수,산업용수가 항상 부족한 지역은 절대로 4대강 사업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예견했습니다. 문제는 4대강 살리기에 수십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전 국토의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는 사실입니다.

문제가 있는 곳에 예산을 투입하여 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정부의 당연한 몫이건만, 엉뚱한 일에 수십조 원의 돈을 써놓고 가뭄이 해소됐다고 주장함은 전혀 논리적으로 맞지가 않습니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물을 빼면 발전의 효율이 떨어지는 데 물을 빼서 공급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실제 물을 공급한다고 해도 4대강 본류 인근만 해당되고 그 밖의 지역엔 무용지물” (환경운동연합 이철재)

▲ 조선일보가 보도한 4대강 보의 가뭄 해결 관련 기사.


조선일보는 6월21일자 "4대강 보(洑)에 모인 물 4억㎥, 전국 가뭄 농지에 콸콸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마치 전국의 가뭄 농지가 4대강 보의 물로 해소될 것처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안시권 4대강추진본부 국장은 4대강 사업으로 전 국토의 4-50%는 가물이 해결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말은 전혀 현실과 맞지 않는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그것은 4대강 추진본부 어디에서도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가뭄관련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 김황식 총리

김황식 총리는 가뭄관련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전국적으로 76% 가뭄 지수가 나타나고 있으며, 충남, 경기, 전남․북 지역을 중심으로 8.2천ha(논 : 3.6천ha, 밭 : 4.6천ha) 가뭄면적이 발생하고 있는 등 대한민국의 전 국토는 초비상입니다.

4대강 추진본부는 75%중 50%까지 가뭄을 4대강이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부는 관정(454공) 등 용수원 개발 1,970개소, 양수기 6,736대 및 주민ㆍ공무원 등 19,413명 지원, 가뭄대책비로 국비 125억원ㆍ지자체 자체예산 128억원 등 총 253억원을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4대강 사업에 수십조 원의 돈을 투자하고도 다시 수백억 원의 돈을 더 사용해야 합니다. 주민과 공무원 2만여 명이 밤을 새워 양수기를 설치해야 합니다.이것이 4대강 사업의 결과를 정확히 보여주는 데이터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가뭄 때문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관계기관과 농민들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힘을 합쳐 노력하다보면 가뭄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면서 조선 시대처럼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가뭄을 극복했다고 세계 각국의 정상들 앞에서 떳떳하게 말했습니다.

가끔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설마 대한민국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