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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닥치고투표>투표율 45%를 트위터에서 막으려는 자들



오늘은 10.26 재보궐 선거일입니다.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에 주력하며 글을 썼지만 실제로 이번 10.26 재보궐 선거에는 총 37개 지역에서 광역단체장(서울시장),기초단체장,광역의원, 기초의원을 선출하는,재보궐선거치고는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 선거입니다.

그동안 제 블로그에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지지하는 후보는 따로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선관위가 무서워 조심조심하느라 대놓고 운동할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기에 박빙이라고 하는 이상한 여론조사까지 나오는 바람에 약간의 긴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긴장과 우려를 한 방에 날려주는 가장 큰 묘책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투표율이 높으면 제가 원하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 단일후보 박원순 후보가 이긴다?

그동안의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투표결과에 따라 여당 후보와 야권 후보 간의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투표율 45%를 기준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 성향의 20-40대의 표가 몰리기 때문에 야권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투표율 45%가 안 될 경우에는, 여당 지지층의 고령 인구의 투표가 그대로 표에 반영되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수식을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대입시켜보면, 투표율 45%가 넘지 않으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고,반대로 투표율 45%가 넘는다면 야권단일후보 무소속 10번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됩니다.

투표율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SNS입니다.

시간대별 트윗 추이와 분당을 득표율 변화 ⓒ 한겨레/장덕진

지난 4.27 재보선에서 트위터가 어떤 역할을 해주었는지 보여주는 그래픽 자료입니다. 이 자료는 서울대 장덕진 교수가 트위터와 득표율과의 관계를 분석한 도표인데, 이 도표를 보면 트위터가 얼마나 투표율과 득표율에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손학규 민주당 후보에 관한 트위터리안의 멘션과 RT가 높을수록 손 후보의 득표율이 높아졌고, 멘션이나 RT가 낮아졌을 때는 득표율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투표율이 트위터를 통하여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SNS를 통한 투표 독려에 정치인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 트위터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선거법 위반 심의 대상?

트위터를 비롯한 SNS가 정치적 영향력과 파급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방송통신 심의위원회는 10월20일 선거를 6일 앞두고 갑자기 사무처 조직개편안을 내놓았습니다.

ⓒ 방통심의위 보도자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통신심의국 안에 SNS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심의를 전담하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번 개편안이, 왜 굳이 10,2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지 참으로 의아합니다.

알다시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기존의 블로그와 같은 매체에 대한 심의도 자행하는 기관 중의 하나로 여기에 걸리면 바로 임시 차단이나 삭제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중앙선거 관리 위원회에서도 트위터도 선거법에 적용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참여연대와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관련 질문화 회신ⓒ 참여연대


공직선거법에 따라 SNS의 일종인 트위터도 정보통신망으로 분류되어 선거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중앙선관위의 회신을 보면,아무리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고 변명을 해도 사람들은 벌써 겁에 질려 있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도 이런 선거법에 걸려 인터넷의 게시글과 블로거들이 대량으로 선관위의 벌금을 때려 맞은 사태가 있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과 중앙선관위도 확실한 규제 범위를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오는 이런 위협은 트위터리안들에게 조소와 비난, 그리고 협박으로 다가왔고, 결국 트위터 상에서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주저하게 하는 결과를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누가 어떤 말을 하던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할 말은 하고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입니다. 그러나 말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외치고는 내적으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이 <자유민주주의>라는 발상은 박정희가 외쳤던 <자유민주주의>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 남이 하면 불법, 내가 하면 약간의 오류?

트위터의 힘과 세력이 커지자 이 힘을 이용하려는 세력도 그만큼 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트위터를 통해 소통을 강조했던 후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트위터의 속성을 모르고 함부로 사용하면 양날의 칼처럼 그대로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지를 이들은 몰랐습니다.


"계정연동 오류"라고 하는 트위터 본사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나경원 후보의 '자위트잇'이 만약 박원순 후보 측에서 벌어졌다면 아마 지금쯤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선관위에서 어쩌고저쩌고 난리가 났었을 것입니다.


지난 선거에서 전여옥 의원은 대놓고 한나라당 기호 1번을 찍어달라고 멘션을 날렸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 의원이 이런 걸로 당할 인물입니까? 남의 책 베껴서 국회의원까지 되었던 인물인데.

법은 누군가에나 늘 공평하고 공명정대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선거법은 약자와 평범한 사람이 그나마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인 SNS와 트위터까지 점령하려고 난리입니다. (블로그는 벌써 점령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소수의 권력자를 위한 나라인지, 아니면 평범한 국민들을 위하는 국가인지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 블로거로 살아가면서 정치를 더욱 혐오스럽게 만든다는 이야길 많이 듣습니다. 방송과 언론에 나오지 않는 정치인들의 추악한 면을 블로그에 해부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누구의 말처럼 남을 위한 눈물은 공감을 일으키나 자신만을 위한 눈물은 공분을 일으킵니다.

정치가 더럽습니까?
정치인이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습니까?
이명박 정권 잘했습니까?

대답은 술자리에서 열을 받으며 하지 마시고, 투표소에서 해주시기 바랍니다. 투표를 통해 누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표율만 높다면 변화의 시작이므로 실망보다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투표율 45% 넘기를 겁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묻습니다. 투표율이 높은 것이 좋은 일 아닙니까? 무상급식 투표에서 그토록 투표하지 않으면 빨갱이라고 외쳤던 사람들에게 우리는 빨갱이가 아니라는 뜻으로 10.26 재보궐 선거구에 있는 유권자들은 지금 투표소로 향해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을 바꾸는 아주 간단한 일을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댓글 창을 닫습니다. 트위터 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닥치고 투표'라고 RT와 멘션을 날려주시고 트위터 아이디나 페이스북 아이디가 없으신 분은 메시지창에 '닥치고 투표'라는 다섯글자만 재보궐선거 유권자 유무에 관계없이 적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닥치고 투표'만 하면 우리의 아이들이 사는 미래의 대한민국이 지금보다는 더 희망차게 바뀌어질 수 있다고 제가 감히 단언합니다.<닥.치.고,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