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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VS 안철수 대통령 출마, 행복한 고민될까?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내년 대선 출마에 대한 시기를 '총선 다음에 개인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 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문재인 이사장의 대통령 출마를 간절히 원하는 한 사람으로 문 이사장이 구체적으로 자신의 대선 출마 결정을 언제 할 것인가 알려준다는 보도에 환영하면서 구체적인 내년 대선에 대한 윤곽이 나온 것 같아 마음이 놓이고 있습니다.

물론, 문재인 이사장이 내년 총선 이후에 자신의 대선 출마에 관한 결정을 한다는 것이지, 당장 대통령 출마를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가 예전에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다른 적극적인 입장 표명 자체만으로 충분히 변화되었다고 봅니다.

문재인 이사장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시점에서 안철수 교수가 나옴으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를 상상하는 저에게 조금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과연 안철수 교수와 문재인 이사장의 대선 출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 안철수가 대통령 선거에 나온다면?

추석 이후에도 안철수의 지지율은 식을 줄을 모릅니다. 저는 안철수의 대통령 출마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어쩌면 이런 폭발적인 지지율로 대선 출마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안철수 자신이 대통령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대통령 선거는 단지 지지율만 높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높은 지지율이 계속됨으로 안철수 자신도 국민의 민의를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할 경우, 또 하나는 아무리 지지율이 높아도 하나의 현상으로 넘어가고 다시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

저는 안철수가 후자인 경우라고 생각하지만, 전자도 많은 변수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자의 경우로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안철수는 진보나 보수의 색깔이 강하게 나오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인물론에서는 안철수가 월등히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일반 보수층에게서도 안철수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진보나 보수, 양쪽에서 표를 얻을 수 있는 예상도 가능합니다.

대선 출마에 대한 걸림돌도 많습니다. 그를 지지하는 일반 국민은 있을지언정, 안철수라는 인물에 대한 정치 조직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내년이 아닌 차차기가 좋으리라 봅니다.

정치적 조직은 없지만, 민심은 안철수를 원하는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철수 본인의 결단이겠지만,그 결심이 그리 나쁜 결과는 보이지 않으리라 예상합니다.

■ 안철수의 대선 출마, 문재인은 어떻게 보는가?

문재인은 MBN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돌풍과 차기 대선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그가 안철수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겠습니다.

▷ 앵커: 안철수 교수가 등장하면서 문재인 이사장이 밀리셨습니다?

▶ 문재인: 우선 안철수 원장이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 바람 등을 크게 일으켰죠. 그것만 가지고도 다음 총선 대선 레이스에서 이미 큰 역할을 하신 셈이구요. 더군다나 한나라당의 후보의 강구했던 대세론에서도 아주 큰 균열을 내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한번 균열이 나기 시작하면 그 대세론은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 점에서도 안 원장님이 많이 역할을 하신 것이구요. 게다가 한나라당이 집권세력이 역사의 흐름을 거꾸로 가고 있는 것에 대해 역사의 흐름을 바로잡을 필요성을 주창하셨기 때문에, 우리쪽의 잠재적인 대선후보가 풍부해진 것도 기분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안철수 돌풍, 신드롬을 환영하는 입장이고, 안 원장님이 결단을 내리셔서 정치적으로 나온다면 함께 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의 생각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1. 안철수의 돌풍을 환영한다
2. 그가 대선에 나오면 함께 하겠다.

결국 문재인은 안철수가 대선에 대한 결단을 내린다면 그 결심을 따라 함께 하는 것도 바라고 있다고 밝힌 셈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아마 문재인은 안철수를 대선 주자로 밀 확률이 높다고 보입니다. 안철수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문재인이 굳이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설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은 오히려 안철수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기까지 하는 말을 합니다.

▷ 앵커: 안교수는 대선에 관심이 없다 하는데, 박근혜 대세론을 꺾으려면 나와야 한다고 보십니까?

▶ 문재인: 실제로 정치에 뛰어든다는 것은 삶 전체를 바꾸는 것이니까요. 굉장한 결단이 요구되는 것이구요. 그 결단은 강요할 수 없는 일이고, 어떻게 선택할 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 분이 대선에 나선다면, 경쟁력은 충분히 증명한 셈이구요. 그러나 혼자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세력화가 필요한데, 그 분이 범 야권 대통합 정당에 함께 한다면 세력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저희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 희망을 하고 있습니다.

요약해보면
1. 안철수의 결단이 쉽지 않을 것이다.
2. 대선은 정치 조직이 필요하므로 함께 하겠다.

제가 처음 이야기했듯이 안철수의 결심에 대한 문제와 정치 조직화 부족이 문재인의 말로 해결이 됩니다. 즉 안철수가 결심한다면, 문재인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세력화와 함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예상을 해봅니다.

▷ 앵커: 추석 때 주변분들이 대권 출마 종용하지 않았나?
▶ 문재인: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겠지만, 결단을 해 달라는 분도 많이 계시구요. 한편으로는 오래된 친구들은 여전히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상처 받을 수 있다 염려하는 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문재인의 속내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하지만 아직도 대선 출마는 본격적인 정치라는 이유 때문에 많이 망설이고 고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BC 휴대폰 여론조사 (캡쳐 MBC 뉴스데스크)


■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선 출마를 기대하는 심리

MBC 뉴스데스크의 휴대폰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와 안철수의 양자 구도에서 안철수가 훨씬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문재인은 박근혜와의 대결에서 약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휴대폰 여론조사는 집 전화와는 다르게 보수성향보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있는 그대로의 여론 조사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휴대폰 여론조사는 안철수의 돌풍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선 출마를 기대하는 국민의 심리는 하나의 생각으로 귀결됩니다. 바로 '이명박 정권'에 대한 후회와 정치적인 새 바람입니다.

문재인으로 시작되어 안철수로 이어지는 돌풍은 단지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아니라, 그런 민심이 계속해서 쌓여서 외부로 슬슬 표출되고 있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문재인과 안철수에 대한 지지가 어떤 특정 인물보다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불고 있는 <정치 변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 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주말입니다.
'김두우- 박태규 저축은행 비리','그림로비 한상률 무죄','한미FTA' 등 쓸 이야기는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주말까지 '정치' 때문에 온종일 짜증을 내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선출마를 고민하며 즐거운 상상을 해봤습니다.

안철수보다 문재인을 더 정치적인 장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안철수가 나오고 문재인이 그의 대선을 돕는 모습도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것은 그 두 사람 모두가 자신의 정치적 욕심과 권력에 대한 열망으로 국민에게 지지받거나 대선 출마 등에 나올 사람이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논하는 시사전문가들을 보면 너무 딱딱하거나 분석적입니다. 물론 저도 제 생각보다 도표나 데이터 등을 사용하지만, 그것은 아주 극히 일부분의 자료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치'가 희망을 주거나 무언가 미래를 꿈꾸게 해야 하는데,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주말에 여러분께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시기 바랍니다.

과연 안철수 교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만약 문재인 이사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한민국에 무슨 바람이 불 것인가?

'정치'는 혐오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 우리가 어떤 고통과 민주주의 후퇴를 경험하고 있는지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술자리에서 정치 이야기하면서 '에이 술맛 떨어진다, 그만 해라'는 말보다 '안철수, 문재인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진짜 재밌어질 거야'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가끔은 정치적 논리가 아닌, 대한민국을 위해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깨끗하고 능력 있는 인물들의 대결(?)과 그들이 어떻게 대통령으로 이 나라를 바꿀지에 대한 즐거운 고민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와 문재인을 보면 마치 김태희와 전지현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배우들일 뿐입니다. ^^) 놓고 누구와 사귈지 고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포스팅을 쓰면서 달리는 댓글이 저를 우울하게 하지만 이런 글은 저를 미소 짓게 합니다.
내년 대선에는 이런 행복한 고민을 지켜보면서, 제대로 된 투표를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