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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북한 '김관진 장관 암살조'국내잠입은 '북풍공작?'



중앙일보의 단독보도를 시작으로 조선,동아는 어제 '북한 김관진 장관 암살조 국내잠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북한 특수공작 암살조가 김관진 국방장관을 암살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었고, 이에 따라 김관진 국방장관을 무장헌병과 경호팀이 밀착경호를 한다는 기사 내용이었습니다.

이 기사를 단독보도했던 중앙일보를 비롯하여 조선,동아일보의 첩보소설 같은 기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기사를 액면 그대로 믿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포문을 열고 조선과 동아가 뒤를 받쳐주며, 국내 언론사가 모두 관련 기사를 내는 모습은 무엇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엇이 모순이고, 왜 '북풍공작'처럼 의심되는지 따져보겠습니다.

■ 김관진 국방장관의 정치적 행보

북한이 김관진 국방장관을 죽여야 한다는 발언이 나온 시점은 지난 2010년 12월입니다. 11월에 연평도 포격이 있었고 그 후임으로 김관진 국방장관이 인사청문회에 나와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주적."
"내가 국방장관이었다면 북한 진지를 향해 전투기를 출격시켜 포격했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이 발생할 경우,분명히 항공기를 통해 폭격할 것이다"


이런 그의 발언에 대한 북한은 TV와 신문을 통해 그를 비난했습니다.

"전쟁 미치광이."
"민족반역자."
"괴뢰 국방부 장관은 즉시 처형당해야 한다."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으로 북한에 대응이 미흡하다는 이명박 정부의 국방정책을 쇄신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었고, 그는 '강성 군인'으로 전면에 나오며, 자위권 발동을 위해 북한을 포격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무장'이기보다 '덕장'의 성격을 지닌 합리적인 군인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즉, 이명박 정부에 의해 '강성군인'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가 언론과 친하지 않았는데, 국방장관이 되면서 언론과 굉장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아해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앙일보‘북한 암살조 침투’ 본지 보도 이후, 김 장관의 하루 기사 내 자료인용


■ 진짜 암살이라면서 극비정보를 기사로 내보내다니.

'북한 김관진 국방장관  암살조 국내잠입' 기사가 나오자마자,중앙일보 기자는 김관진 국방장관의 하루를 동행취재 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만 봐도 김관진 국방장관의 경호를 어떻게, 어떤 차량으로 하는지 상세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신형 에쿠스 방탄 차량 공개 후 이전 예비용 차량 탑승'
'무장 사복헌병 3명 경호차량 동행'
'한남동에서부터 시작된 일정'
'암살 첩보 입수 후 국방부 내 장교숙소에서 주로 거주'


솔직히 군대에서 어설프게 침투작전을 주로 했던 저에게도 이 정도 내용만 있으면 대략적인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데, 특수 암살 교육을 받은 암살범이라면 모든 정황을 유추해서 암살계획을 완벽하게 세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진짜 특급 암살 위험 경호가 발효되면, 모든 동선과 숙소,일정,차량을 절대로 공개하지 않고, 기자가 탑승하는 일은 아예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전혀 경호에 대한 A,B,C를 모르는 행위입니다.

가능한 일은 '북한의 암살 위협에도 불구하고 김관진 국방장관은 '무장'으로 강건하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는 정치적 행보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첫 번째에서 언급한 '김관진 국방장관의 언론프렌들리' 정책이 여기서 입증되는 사실입니다.

참고로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보디가드 스쿨에 잠시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쪽 교관이 봤다면 김관진 국방장관이 거물 연예인 스타로 인식했을 것입니다. 연예인은 테러나 암살 위험이 있어도 정해진 공연 행사를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말은 '경호 차량에 대해서 언급하지 마라' 해놓고 이전부터 타던 차량을 탔다는 사실이나 동선이 매번 바뀐다는 이야기나 기밀에 속하는 국방장관의 행적을 신문에 버젓이 내는 행위는,진짜 경호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못하는 행동입니다.

진짜 암살위협이 있는지 의심이 되는 대목입니다.

■ 북한의 요인 암살에 과연 김관진 국방장관이 포함될 수 있을까?

중앙일보는 '북한 김관진 국방장관 암살조 국내 잠입' 후속 기사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의 암살 위협을 뒷받침하는 북한의 요인 암살 자료를 내세웠습니다.


여기서 실제 북한이 국내에 잠입하여 요인 암살을 시도한 일은 '이한영'과 '황장엽'  두 인물이 전부입니다. 아웅산 테러는 암살이 아닌 테러였고, 지역도 외국이니 가능했던 일입니다.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이한영'과 '황장엽'은 북한 최고위층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첩보전쟁에서 배신자나 이중 스파이는 무조건 처형하던지,암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이유는 자국의 기밀정보를 보유하고, 그 정보가 적국에 넘어갈 경우 큰 데미지를 입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황장엽이 망명하고 북한 정보국은 그를 암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장엽은 북한 내부에서도 고위 정보를 알고 있는 인물이었고, 그가 한국으로 넘어감으로 북한은 기밀 정보를 쇄신하거나 정책을 바꾸는 일을 단행하였습니다.

배신자와 김관진 국방장관은 암살의 성격이 다릅니다. 만약 김관진 국방장관을 암살한다면 남북관계와 대북제재조치는 끝장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북핵문제 때문에 대화를 재개하려고 해도, 한 나라의 국방장관이 암살된다면 대화는커녕 전쟁이 나는 카운트다운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황장엽이 망명하고 정보기관에서 그를 경호할 때에는 그의 안가는 물론이고, 사생활조차 신문에 나온 적이 별로 없습니다. 진짜 그는 암살 대상이었고, 그런 첩보가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수히 많은 정보가 정보당국에 수집되지만, 실제 그 정보가 첩보 또는 발생할 가능성이 큰 신빙성 있는 첩보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국방부와 국정원이 김관진 국방장관의 암살조 국내 잠입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이유도 수많은 정보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라는 뜻일 뿐입니다.

■ 예비군 표적지 때문에 북한이 군사 도발을 강행한다고?

실제로 김관진 국방장관 암살설은 지난 인사청문회 당시 나온 김 장관의 발언 시점부터 나왔습니다. 북한 정보국 사이에서 그를 암살하겠다는 발언이 속속 입수되었고,그에 대한 위협은 정보당국에서도 '논의할 수 있겠구나!'라는 정도였습니다.

예비군 사격훈련에서 김정일,김정은 부자 표적지 때문에 김관진 국방장관을 암살한다는 이야기도 터무니없습니다. 북한은 그렇게 단순한 집단이 절대로 아닙니다.(북한은 자신들이 김관진을 암살하겠다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김관진을 처형하라는 요구를 했었습니다.)

 만약 북한을 무조건 세습체제에 있는 멍청한 국가였다면 미국에 의해 벌써 붕괴되었을 국가입니다.김일성은 전쟁까지도 치렀던 주도면밀한 인물이고, 김정일은 그 아버지 밑에서 수십 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은 인물입니다.

북한은 미국과 대북협상을 교묘히 할 정도로 지독하고도 치밀한 국가이지,그저 감정적으로 대할 수 있는 단순무식한 국가가 결코 아닙니다. 조중동은 북한을 아주 간교하면서 전략적이고 무섭도록 치밀하다고 주장하면서,이런 암살정보는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북한이 연평도 인근 해상에 포격했는데, 그것이 김관진 국방장관 암살과 연관 짓는 모습도 우습기 짝이 없습니다. 북한은 포격사실에 대해서 북한군사 실무회담 북측 단장을 통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습니다.

"남측이 황해남도 일대에서 벌어진 발파발파 소리에 놀란 남조선 괴뢰 군부 호전광들이 우리 군대가 포사격 도발을 일으켰다고 상황을 날조해 떠들어 대면서 그것을 구실로 군사적 대응 행동에 나서는 추태를 부렸다"

진짜로 북측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려고 포격을 했다면,'남조선 괴뢰정부의 포격에 대응하여 용감한 북조선 군대가 응징하는 포격을 감행했다'라고 발표했다고 생각합니다. 


■ 두 달이나 지난 암살조 국내 침투가 지금에야 나온 이유는 '북풍공작?'

'북한 김관진 국방장관 암살조 국내잠입
' 첩보는 벌써 두 달 전에 나온 케케묵은 정보였다는 사실을 기자들은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어제 이런 중앙일보 기사가 나오고 언론은 이 소식을 인용해서 하루종일 지면과 방송을 할애했을까요?

자료출처:민중의소리


지난 연평도 포격 이후 대한민국군은 연일 계속되는 훈련강도와 비상 때문에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 피로도와 군대 문제가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은 물론이고, 탈영, 총기사고 사망, 군 의료체계 문제 자살로 2011년 올해 연일 사건이 터지고 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이후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강경대북정책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다가 결국 대북대화 모드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도 '이명박은 미친개,몽둥이가 제격'이라는 강도높은 실명비판에서 "남조선에서의 미군 철수를 요구하며 조선의 자주적 평화 통일을 지지하는 연대성 운동을 더욱 강화할 것을..." 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 남북대화 재개 의사를 비추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더 치밀한 국가입니다. 미국과도 대등한 전략을 내세우는 북한이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시점에서 '북한 김관진 장관 암살조 국내 잠입설'은 과거의 모습을 비추어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첩보라고 보입니다.


연일 계속되는 군대 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김관진 국방장관의 정치적 행보와 언론플레이가, 이해할 수 없는 '북한 김관진 장관 암살조 국내 잠입'이라는 보도를 유발시켰다고 저는 판단됩니다.

농협이나 네이트 해킹사건처럼 어떤 해킹사건만 나오면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대한민국 정부를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북한 소행이라면 왜 세계 IT 강국 대한민국이 막지 못할까요?. 실제로 군사적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해킹사건도 엄연히 한국에 대한 도발인데 대응도 하지 못하고 번번이 당하고만 있을까요?

북한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북한은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재와 세습을 이어나가는 국가입니다. 이런 북한에 대응할 때에는 대한민국도 전략적이면서 장기적이고, 주도면밀한 대응책으로 맞서야 합니다.

어설픈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을 남발한다면, 진짜 북한이 대한민국을 향해 강력한 군사도발을 강행해도 막지 못하고, 국민의 안보의식도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군사력은 진짜 위험에 당당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의식과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침과대적(枕戈待敵)’의(창을 목에 베고 적을 기다린다) 자세로 적을 압도하는 전투형 부대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던 김관진 장관과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위협이 아닌 지금 대한민국 군 내부에서 나오는 문제부터 해결하고 적을 죽이던지 말든지 해야 합니다.

'북풍' 이제 지겹지 않습니까? 국민은 1970년대 독재자 밑에 있던 멍청이 바보들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