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정식 다도의 자리에서는 가볍게 배를 채우기 위한 요리가 나오게 된다. 이것을 카이세키 라고 한다. 일본의 접대용 요리는 카이세키를 포함해 여러모로 변형된 것이 접대용 요리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6~9접시의 요리를 내고 식후에 과자와 차를 내는 것이 일반적인 형식이다. 요리마다 그릇을 바꾸고 식사중에 사용한 같은 종류의 그릇은 사용하지 않는 것도 큰 특징이다.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먼저 전채요리인 사키쓰케, 그 다음에 핫슨이라 하여 이것도 전채요리에 담아낸 요리가 나온다. 그리고나서 회를 담은 무코즈케, 구운 생선, 조린 요리 등이 나온다. 칠그릇과 유리그릇도 있지만 대부분의 그릇은 자기그릇을 쓴다. 요리의 색깔과 온도, 질감에 맞추어 색과 모양이 서로 다른 다양한 그릇을 선택해 요리와 그릇의 코디네이션에 따라 요리인의 미학이 최대한 표현된다.
「일본요리는 젓가락으로 먹는 요리입니다. 회와 같은 요리는 모두 한 입 크기로 잘라 놓습니다.
그런 요리를 담기때문에 하나하나 요리에 맞는 크기의 그릇이 생겨나는 것이지요.다시 말하면 일본의 그릇들은 모두 인간공학에 근거해 만들어 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며 교토와 도쿄에서 일본 요리전문점 「키쿠오이 」를 운영하는 무라타 요시 히로씨는 설명한다.
그리고 「그릇에 성별이 있는 것도 일본만의 독특한 점이 아닐까 」라고 무라타씨는 말한다. 예를 들면, 일본인의 주식인 쌀밥을 먹기 위한 그릇은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그 용도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그 크기는 남성용은 직경이 약 12 ㎝, 여성용은 약 11.5 ㎝로 남성과 여성의 손바닥 크기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일본인은 원래 의자에 앉지 않고 바닥에 앉아 먹는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릇은 손에 들기 쉬운 것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또 도자기는 크게 도기와 자기로 나눠지고, 매끌매끌 한 감각의 자기는 손가락 끝에 시원한 느낌을 주기때문에 주로 무더운 계절에, 온기가 느껴지는 도기는 추운 계절에 주로 사용하는 식으로 나뉘어 사용해왔다. 이처럼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 식기를 손에 들고 먹는 것, 계절에 따라 바꿔 사용하는 것 등 이러한 요소에 따라 구별해서 사용해, 일본요리에서는 다양한 그릇이 필요했고 풍부한 도자기문화가 이에 알맞는 형태로 발전해 온 것이다.
아무튼 요리마다 어떤 모양의 그릇에 담겨나오는지는 일본의 접대요리를 먹을 때 또 다른 즐거움중의 하나이다. 만약 기회가 있다면 아름다운 그릇에 수북이 담긴 요리를 일단 눈으로 즐기고 나서 젓가락을 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