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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견원지간' 블로그와 신문, 그들이 손을 잡으니



2월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는 '오마이뉴스 13주년 기념식 및 2012 시민기자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많은 시민기자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0년에 직원 4명으로 시작한 오마이뉴스의 13주년 기념식과 2012년 오마이뉴스에서 활동했던 시민기자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아이엠피터'도 이날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이엠피터의 특별상은 진짜 특별했었습니다. 수상한 대부분의 시민기자들은 오마이뉴스에 직접 기사를 작성했던 사람이지만 아이엠피터는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송고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에 위젯만 달아 오마이뉴스와 연동만 하는 활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엠피터가 연동해서 오마이뉴스 메인페이지에 걸린 기사를 클릭하면 오마이뉴스 사이트 내에 있는 페이지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아이엠피터의 블로그로 링크되어 이동합니다. 이 말은 오마이뉴스에 아이엠피터의 블로그가 노출되면 독자들이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체류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엠피터 블로그에서 글을 읽는다는 뜻입니다.

블로거로서는 자신의 글이 신문 사이트에 노출되는 동시에 방문자가 직접 블로그로 유입되기 때문에 굉장히 유리합니다. 어차피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 유입자가 많아져야 온전히 자신의 독자가 생기거나 활동지수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오아미뉴스 처지에서 보면 블로거에게만 유리한 이런 일을 왜 해주고 있을까요?

' 신문의 검색량을 추월한 블로그'

2013년 2월 14일자 한겨레 신문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신문'과 블로그'의 검색량을 비교한 결과, 블로그 검색량이 신문보다 많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글트랜드로 조사한 신문-블로그 검색량 추이. 출처:한겨레


우리나라는 인터넷 검색량을 놓고 봤을 때 2011년 중반부터 블로그가 신문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블로그가 신문보다 압도적으로 검색량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블로그가 신문보다 검색량이 많다는 사실은 이제 세상의 정보를 과거 신문과 같은 언론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통해 얻는다는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실제 언론은 검색량의 뒤떨어짐과 마찬가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그룹인 트리뷴컴퍼니가소유한 LA타임스와 시카고트리뷴


'시카고 트리뷴'과 'LA타임스'를 소유한 미디어 그룹 '트리뷴컴퍼퍼니'는 2008년에 광고 수입 감소 등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4년 동안의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겨우 파산보호에서 벗어났습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미 인쇄판 지면 발행을 중단한 사례도 있듯이 세계의 언론은 블로그 검색량 통계에서 보듯이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언론도 이와 비슷합니다. 지면 신문이 강매하듯이 광고를 수주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광고 효과가 훨씬 높은 인터넷으로 광고가 몰리고 있으며, 중소 지면 신문이나 인터넷 언론사는 폐간이나 신문 발행 중단 사태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 블로그와 신문의 만남'

오마이뉴스는 세계 언론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민기자'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가 7만4천여명 있지만, 직업적인 상근기자는 100여 명에 불과합니다.

▲2010년까지 최다조회 시민기자 리스트. 출처: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올린 기사는 직업적인 상근기자가 작성한 기사들과 비교해도 조회수가 절대 뒤처지지 않습니다. 시민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조회수 1천3백만을 기록하거나 좋은 기사 원고료만 700만 원이나 나오는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오마이뉴스에 올라오는 기사에서 시민기자가 차지하는 비중과 인기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글을 송고하지 않고 오마이뉴스 위젯을 연동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기사로 다루기 민감한 내용일 경우 오마이뉴스가 피해를 볼 수도 있고, 글의 길이가 상당히 긴 아이엠피터의 글을 직접 오마이뉴스에 올리는 일이 부담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블로그를 오마이뉴스와 연동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습니다.


오마이뉴스에 블로그를 연동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글을 발행하고 난 뒤 오마이뉴스에 가면 미리 RSS로 등록된 글이 나오고 위젯소스를 생성해 블로그 본문에 부착하면 끝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국에서 그날 올라온 블로그 글 중에서 선별하여 메인에 배치하면 오마이뉴스에 블로그가 노출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블로그와 오마이뉴스를 연동하면 좋은 것이 포털에 종속되지 않고는 방문 유입을 유도할 수 없는 한국 인터넷 환경에서 채널의 다양성을 통해 방문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굳이 홍보성 글이나 광고를 달지 않고도, 순수한 자신의 글만으로 정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으며, 오마이뉴스 편집자들의 도움을 통해 글의 오류와 부족함을 채워나갈 수도 있습니다.

'블로거와 시민기자가 필요한 이유' 

블로그를 '1인 미디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미디어라는 말을 하기에 대한민국 현실은 참담합니다. 만약 아이엠피터가 제주도청에 가서 취재하려고 하면 쫓겨날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제주도청 안에는 주류 언론사 기자들이 비싼 세금으로 기자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결코 아이엠피터와 같은 블로거나 '시민기자'를 자신들의 밥그릇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언론사들의 수입은 대부분 광고입니다. 언론사들이 광고를 수주하는 곳은 정부와 기업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광고를 수주하는 조건으로 정부를 옹호하거나 대기업의 홍보성 기사를 수시로 실어주는 것입니다.

▲2007년에 조사된 한국언론의 불공정 보도 사례, 2013년에도 별반 나아진 것이 없다. 출처:한국언론정보학회


시민들이 알고 싶은 정보를 차단하거나 그들 입맛에 맞는 기사만 내는 이유는 돈입니다. 언론사도 기업인지라 그들의 수입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공익적인 성격이 강한 언론사가 돈에 이끌려 자신들 본연의 기자정신을 망각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는 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블로거와 시민기자들은 그런 면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대로 쓸 수 있으며, 그것을 통해 어떤 수익보다는 우리 대한민국과 지역이 조금 더 발전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 시민기자의 기사는 우리 자신의 목소리'

오마이뉴스 워크숍에 가서 좋았던 것이 오마이뉴스 사장(대표기자)이나 상근직원 모두'시민기자'를 꼭 '기자님'이라 호칭하며 그들의 노력과 기사를 존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 13주년 기념식및 2012 시민기자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오연호 대표기자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직원들이 시민기자를 존중하는 이유는 그들이 창간 초기부터 내세운 '모든 시민이 기자다'라는 신념을 창간 13년이 지난 지금에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엠피터 또한 오마이뉴스가 내세운 '모든 시민이 기자다'라는 말을 아주 좋아합니다. 기자는 세상의 모든 일을 사람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에 대한 기록자의 임무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기자들이 대한민국의 모든 일을 객관적으로 알려주거나 충실히 기록하고 있을까요?

현재 대한민국 언론들을 보면 '왜곡','편파','은폐'를 자신들의 임무인양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합니다. 이것을 막기 위한 대안 언론도 생겨나고 있지만, 사실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직접 시민이 보고 느낀 것을 보도하고 기록하는 역할입니다.

▲오마이뉴스 섹션의 '사는이야기'와 '지역'


시민의 보도와 기록이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우리가 평소에 살아가는 이야기와 우리 마을의 소식을 글로 써도 무방합니다. 어쩌면 이런 소소한 얘기들이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주류 언론은 결코 이런 얘기를 다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취임식' 얘기보다 '인생처럼 꼬였던 나의 맹장 수술 추억'이 오히려 사람들이 더 궁금하고 관심 있고 진짜 삶과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저 우리 동네를 걸어가다 깨진 보도블럭에 넘어져 다친 얘기를 통해 정치가 왜 바뀌어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블로그는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매체입니다. 이에 반해 신문은 대중적인 언론매체입니다. 이 둘의 조합이 사실 늘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언론판도가 지상파와 신문,통신사의 독점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을 통해 우리는 이제 언론과 시민의 만남을 적극 활용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이엠피터는 굉장히 성공한 블로거가 되고 싶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주류언론에서도 인정한 블로거가 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엠피터처럼 전문분야도 아닌 '정치' 얘기를 평범한 두 아이의 아빠이자 40대 가장의 눈으로 보고 말하는 것이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하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정치,사회,문화,교육,복지,국방,취업이라는 분야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학교에 보내면 그 아이가 다시 군대에 갔다가 취업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을 주류언론들이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정말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불합리와 비상적인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외치는 목소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아이엠피터'에게 '10년차 기자보다 더 빠른'이라는 문구를 넣어줬습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정치부장'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그런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노력하고 공부해야 하겠죠. 

이제 언론에 따라 조작되는 여론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올바른 여론이 형성되는 진짜 자유롭고 상식적인 대한민국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