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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시민방송RTV’에 뉴스타파가 나오길 두려워하는 사람들



'뉴스타파'라는 해직언론인들이 만든 방송이 있습니다. 방송이라고 하면 언뜻 TV로 시청하는 시스템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뉴스타파는 인터넷 동영상으로만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한계가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TV로도 시청할 수 있기를 원했지만, 뉴스타파의 방송을 공중파 방송에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뉴스타파가 매번 특종을 해도 신문과 언론에서조차 보도하지 않는 한국의 언론 시스템에서 뉴스타파는 시청자 확보가 어려웠고, 특정 계층에서만 시청하는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이런 뉴스타파가 비록 케이블 방송이지만 TV로 시청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케이블방송 중의 하나인 '시민방송 RTV'에서 지난 3월 18일부터 '뉴스타파N'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방송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뉴스타파의 케이블채널 방송은 인터넷과 특정 계층 시청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방향 모색이라는 점에서 아주 좋은 노력이었습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RTV에 방송되고 난 뒤에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방송통신심의원회가 뉴스타파를 심의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뉴스타파 방송을 심의하겠다는 의미는 RTV로 방송되는 뉴스타파가 방송 금지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민방송 RTV가 밝힌 고발뉴스 민원 접수 내용. 출처:시민방송 RTV 페이스북


뉴스타파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그동안 MBC 기자 출신 이상호씨가 운영하는 고발뉴스까지도 방송이 금지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RTV 사무국장에 따르면 고발뉴스에 대해 민원이 접수됐다고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산업정책과에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민원 제기 내용은 '고발뉴스'가 보도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내용이었습니다. 보도전문채널이 아닌 RTV가 보도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민원인데, 이것은 뉴스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추적60분의 KBS분류표.출처:KBS 홈페이지


쉽게 설명해서 추적60분과 RTV의 뉴스타파는 유사한 성격의 프로그램입니다. 그렇다면 추적60분은 어디에 속한 프로그램일까요? KBS는 추적60분을 뉴스가 아닌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뉴스는 말 그대로 뉴스입니다. 있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그대로 보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하나의 사건을 여러 가지 시선과 각도로 다양하게 분석 내지는 표현하는 방송입니다. 그래서 원래 추적60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는 보도국이 아닌 제작국에 속했었습니다. 그러나 MB정권에서 추적60분 PD들을 보도국으로 보내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이것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면, 보도국 기자가 말하는 뉴스는 있는 사실을 그냥 담담히 보도해야 하지만 (사실 지금 대한민국 지상파 뉴스가 그러고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PD들은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를 분석하면서 그것이 시청자와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다각도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처럼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한 생각에서 민원을 제기했다면 모르겠지만, 특정 의도를 가지고 뉴스타파와 고발뉴스의 심의를 한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각주:1]

' 왜 시민방송 RTV의 뉴스타파만 문제 삼는가?'  

RTV가 방송하는 뉴스타파와 고발뉴스는 뉴스가 아닙니다.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자료를 보여주면서 한편으로는 대담 프로그램 내지는 인터뷰에 가깝기도 합니다.

만약 뉴스타파와 고발뉴스가 보도 프로그램이자 뉴스이기 때문에 심의와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자꾸 주장한다면 여타의 케이블 TV 프로그램도 심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지역케이블 우수 프로그램 수상작. 출처:인사이드케이블


티브로드 서해방송은 민간사업자와 인천,영종대교가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 불공정 협약 논란에 대해 방송을 했습니다. 티브로드 강서방송은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의 문제점 내용을 CJ헬로비전영동방송은 가스공사 LNG생산기지 공사등의 국책사업 진행에 따른 주민 피해와 갈등을 방송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2012년 지역채널 우수프로그램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들 케이블 지역채널이나 시민방송 RTV와 차이가 무엇이길래 누구는 심의 대상이 되고, 누구는 상까지 받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시민방송과 유사한 KBS열린채널. 출처:KBS 홈페이지


뉴스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종합편성채널이나 보도채널에서는 실시간 뉴스와 같은 종합뉴스를 다루지만, 지역 채널에서는 정치적 이슈보다는 그 지역의 소식을 전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뉴스라는 법의 잣대로 놓고 보는 것 자체가 웃깁니다.

KBS의 열린채널이라는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스스로 만드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는 '아동학대','한겨울에 방 빼''우리가 장애를 만났을 때'와 같은 내용이 방송됐습니다. 이런 내용이 뉴스가 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뉴스이기보다는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같은 형식이지 결코 뉴스는 아닙니다.

보도 프로그램이 심의를 받는 이유는 공정한 방송을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그 잣대가 모든 영역에서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지금 시대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이자, 그 잣대가 왜 편향적으로 되고 있는지 그들은 답해야 할 것입니다.

' 시민방송만 못살게 구는 사람들'

시민방송은 다른 방송보다 오히려 더 많은 일을 하는 방송입니다. 그것은 시민방송이 시민이 자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우선 편성 대상으로 다른 채널보다 돈은 많이 들면서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여타의 채널들은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 즉 재방송이 주를 이루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시민방송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콘텐츠를 접수받아 방송하고 있습니다.

▲시민방송 RTV 편성표. 출처:RTV 홈페이지


RTV의 편성원칙은 퍼블릭액세스 방송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참여와 접근, 스스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성별,나이,국적,인종,문화,지역,종교,성저체성,정치,사상,사회 경제적 지위 등의 이유에 따라 어떠한 차별과 제한을 받지 않고 누구나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시청차 참여  프로그램 전문 방송국'입니다.  


지금 수많은 방송과 언론이 있지만, 시민들의 억울한 사연이나 소식을 방송해주거나 그들의 얘기를 말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돈을 주거나 어떤 인맥을 통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민방송은 방송이 가능한 콘텐츠라면 누구나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국내 유일의 시민방송을 오히려 MB정권에서는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습니다.

▲2008년 한선교 의원이 뿌린 RTV 색깔론 자료. 출처:한겨레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시민방송이 참여정부 시절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여기에 색깔론까지 펼쳤습니다. 이런 색깔론 공세에 RTV는 한 해 20억 정도의 방송발전기금 지원이 끊겼고, 지금은 채널을 유지하기에도 벅찬 상황입니다.

방송 송출을 할 수 있는 비용을 지금은 겨우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RTV와 다르게 여타의 방송들은 수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받아다가 엉뚱한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MB정권 시절 '공공분야 제작 지원'이라는 사업 분야를 만들어 MB정권의 4대강 사업 등 정부 홍보를 위주로 제작된 방송 프로그램에만 14억28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MB의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관련 내용에는 방송발전기금을 지원해주면서 시민방송 RTV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80%가 넘지만, 방송발전기금 지원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던 시민방송 RTV. 출처:선관위


지난 2002년 시민방송 RTV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어떤 특정 정치인을 홍보한 것이 아니라, 그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시민이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당연하건만, 그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열었다는 이유만으로 '경고'를 받은 것입니다. 오히려 KBS는 선거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여론조사를 엉터리로 보도했지만, 그저 경고에 불과했습니다.

시민방송의 콘텐츠가 문제가 아니라 MB정권에서는 시민방송 자체가 국민에게 노출되는 것 자체를 싫어했습니다. 그것은 다양한 시민들의 생각과 주장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파되는 것을 막는 언론 탄압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안방송이 살아남는 방법' 
 
대선이 끝나고 대안방송에 대한 필요성과 논의, 그리고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민TV는 벌써 조합을 설립했고, 라디오를 통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안방송의 가장 큰 문제점은 TV채널 확보가 우선입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한 방송은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TV 방송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있는 시민방송 RTV에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방송으로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뉴스타파,고발뉴스,한겨레TV,오마이TV,국민TV는 대부분 인터넷으로만 시청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런 콘텐츠를 RTV에 제공한다면 더 많은 국민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

가입 가구 420만 세대를 놓고 보면 실제로 케이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시청자는 2천만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엄청난 가시청 인구에게 뉴스타파,고발뉴스,한겨레TV,오마이TV,국민TV의 콘텐츠가 제공된다면, 시민들은 다양한 시선으로 여러 가지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게 됩니다.

각자가 가진 시청자의 한계를 다양한 매체가 합쳐 RTV와 연계된다면 충분히 종편과 대적할 수 있는 TV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든 하나의 매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상생하는 방안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콘텐츠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면 충분합니다.

▲ 제작이 중단된 RTV 방송편집실. 출처:박대용기자 블로그.


대한민국 언론은 이미 MB정권에서 언론탄압을 겪었고,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언론이 망가지면 국민의 알권리와 우리의 목소리를 낼 통로가 사라지게 됩니다.

시민방송 RTV의 한글 '알'은 알차다, 알짜배기,씨알,알권리,알릴권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권력자들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도, 그 소리가 민심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항상 시민의 방송을 어떻게 하든 막으려고 합니다. 그들의 횡포에 우리는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도 소리 낼 힘이 없어 늘 절망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소리를 들어줄 작은 촛불이 거센 바람 앞에 흔들립니다. 이처럼 우리의 알권리를 보장해주는 작은 촛불이라도 지켜주는 힘이 필요합니다.

  1. 보도프로그램의 범주와 규제를 어떻게 정하느냐는 현재 방통위와 미창부의 이상한 잣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글이므로, 단어 뜻풀이에 대한 쟁점은 제외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