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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죽음의 포르노'로 장사하는 언론, 비판조차 없는 나라

 

 

 

 

 

 

 

 

8월 26일 새벽 6시 45분 (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WDBJ 방송의 기자와 카메라는 거리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습니다. 방송 도중 여기자와 카메라맨은 총격으로 사망합니다. 총성과 카메라가 쓰러지는 모습에 방송국에 있던 앵커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범인은 방송사에서 해고된 전직 기자로 총을 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1면에 범인이 올린 동영상 스틸 사진 3장을 올렸습니다. 범인이 권총을 겨누는 모습과 발사 장면, 앨리슨 파커 기자가 놀라는 모습은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게재됐습니다.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를(#boycottnydailynews) 이용해 데일리뉴스를 거부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세계 언론인들과 지성인들은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보도 행태를 'Death porn'라 말하며 살인자의 시각에서 희생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언론을 비판했습니다.

 

'MBC 뉴스투데이'는 총격 사건을 보도하면서 첫 화면부터 범인이 기자를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이 노출됐습니다. MBC뉴스 유튜브 계정에는 범인이 촬영한 총격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올라와 있습니다. TV조선은 첫 화면부터 권총 발사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MBN도 태연하게 기자를 향하고 있는 권총 장면을 보도했습니다. 채널A도 생방송을 진행하는 기자를 향해 권총을 겨누고 있는 범인의 영상을 여과 없이 보도했습니다.

 

한국 언론계는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의 잘못을 반성하겠다며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해 선포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죽고, 긴급한 상황에서 방송사와 언론은 저널리즘보다는 시청률과 클릭을 어떻게 늘릴 수 있는가만 생각했습니다.

 

범인이 권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아무 죄책감 없이 내보내는 방송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아무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