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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노무현에게는 박박 대들었던 기자들. 박근혜에게는?

 

 

'질문 없는 기자, 행사 참석을 위해?'

-2015년 8월 6일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운영 대국민담화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습니다. 춘추관은 정부의 브리핑룸으로 원래 기자가 앉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날 참석자들의 모습을 보면 그다지 기자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기자들이 취재 때 갖고 다녀야 할 노트북이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대국민담화문 발표 이후 기자들이 나서야 할 질문 시간도 없었습니다.

 

이날 대국민담화문 발표는 '국정원 해킹 의혹'이나 '메르스 사태','롯데 기업 내분','동생 박근령 망언' 등의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그저 박근혜 대통령 혼자서 자기 할 말만 하고 끝이 났습니다.

 

 

'제기되고 있는 의혹, 보다 분명하게 밝혀주세요'

-2003년 6월 2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장인 청와대 춘추관, 동아일보 김정훈 기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이기명씨 관련 용인 땅 매매 의혹을 제기하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더 분명한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을 했습니다.

 

춘추관에 있는 기자들은 노트북을 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취재했고, 대통령을 향한 낯간지러운 국정운영 소감이나 퇴근 후 뭐하냐 등의 질문은 아예 없었습니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8개 언론사로부터 날 선 질문을 받았습니다. 

 

기자들은 떠도는 '의혹'을 질문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대통령의 화법이나 어법이 국정혼란의 원인이 된다며 대통령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들이 제기한 의혹은 물론이고 자신을 향한 악의적인 공격에도 충분히 시간을 할애해서 답변했습니다.

 

 

'청와대 항의 방문한 기자들'

-2007년 5월 31일, 2007년 9월 11일

 

2007년 5월 31일 박상범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 지회장 등 5개 언론사 지회장들은 청와대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보내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항의 성명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했습니다.

 

2007년 9월 11일 한국기자협회장 회장단은 청와대를 방문해 취재지원선진화 방안 백지화와 노무현 대통령 기자 비하 발언 공개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취재 선진화 방안'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와 기자들은 벌떼같이 일어나 참여정부가 '언론 탄압'을 한다고 주장했으며, '언론개혁과 언론인의 자정은 언론과 국민의 몫이지 정부가 개입할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그냥 차나 한 잔 마시죠'

-2015년 8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 재도약'을 주장하며 경호실장과 수석비서관만 배석한 대국민담화문을 약 25분 동안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춘추관 기자실을 방문해 1시간 10분 동안 기자들과 담소를 나눴습니다.

 

기자들과 박근혜 대통령은 1시간 10분 동안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요? 아이엠피터는 그때 기자들이 들었던 얘기가 있었다면 기사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도대체 기자들은 1시간 10분 동안 박근혜 대통령에게 질문 하나 하지 않고 뭘 했을까요?'

 

비보도 요청을 했던 민경욱 대변인의 '계란라면'을 보도했던 오마이뉴스가 '청와대 기자실 출입정지 63일(9주)'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들은 얘기가 있지만, 무서워서 말을 못하고 있나요?

 

박근혜 정권은 그 누구보다 '자유 민주주의'를 외치는 대통령입니다. 기자들이 왜 말을 못하고 질문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청와대 출입기자 여러분, 노무현 대통령에게 했던 만큼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