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제주도와 애경그룹은 지역항공사 설립 협약을 체결합니다. 당시 제주도는 애경그룹의 항공운송사업 면허와 운항증명 취득, 항공노선 및 공항시설 이용권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행정지원을 합니다. 2006년에는 제주도민들이 제주항공 도민주 공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제주 언론사들은 제주항공 홍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제주항공은 제주도의 지원과 '제주'라는 브랜드명을 통해 연 매출 5천억 원 돌파와 국내 저비용항공사 (LCC) 중 1위라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제주에서 얻은 유무형의 이익을 제주도민에게 환원하기는커녕 제주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이면서 '제주지역 본부'를 없애거나 '제주항공'이라는 상호를 'AK제주항공'으로 변경하려는 등 '제주항공'에 쏟은 제주도민들의 애정과 열정을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과연 제주항공의 진짜 모습이 어떤지 조사해봤습니다.
'제주도민 할인으로 생색내는 제주항공, 남들도 그만큼은 한다'
제주항공은 항상 제주도민 할인을 통해 제주도민을 위한다고 강조합니다. 일부 제주도민도 제주항공의 도민 할인율이 제일 높은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해주는 도민 할인 15%는 다른 저가항공사도 해주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제주도민과 재외제주도민에게 15%의 할인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재외제주도민을 포함한 제주도민에게 15% 할인을 해주고 있습니다. 별 차이가 없습니다. 진에어,에어부산은 물론이고 아시아나 항공도 제주도민에게 10%는 할인해줍니다.
제주항공만 유별나게 제주도민에게 할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육지에서 제주로 오는 관광객이나 제주도민들은 '제주항공'이라는 브랜드명을 믿고 제주항공을 이용해왔습니다. 제주도가 운영하는 공기업과 같은 이미지를 통해 신뢰는 얻고 제주도민에게는 남들과 똑같은 할인만 해준 셈입니다.
제주항공은 도민주 공모와 제주도의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사회 공헌에는 오히려 소극적이었습니다. 티웨이항공에는 있는 경로우대 할인이 제주항공은 없습니다. 장애인 할인도 티웨이항공보다 10%가 적습니다.
국가유공상이자나 독립유공자에 대한 할인도 티웨이항공은 50%였지만, 제주항공은 40%에 불과합니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에 대한 할인도 없습니다. 이스타 항공에 있는 고엽제후유증 환자의 공항이용료 할인이나 기능경기 대회 입상자 등의 할인도 없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받았음에도 돌려주지 않는 기업이 '제주항공'입니다.
'제주항공이지만, 제주 출발 국제선은 단 한 편도 없어'
제주국제공항이 있지만, 제주항공으로 국제선을 이용하려는 제주도민들은 부산이나 인천,김포로 가야 합니다. 제주항공에서 운항하는 국제선이 단 한 편도 없기 때문입니다.
▲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 노선. ⓒ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처
'에어부산'의 경우 대부분의 국제선이 부산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제주라는 명칭이 앞에 있지만, 제주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이 한 편도 없습니다. 오히려 부산에서 일본,중국,대만,태국,괌으로 운항하는 노선이 있습니다.
제주항공도 2011년에는 제주-오사카 노선을 주3회 운항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을 기대했던 제주 도내 여행사들은 반발했지만, 제주항공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주1회 운항이라도 국제선을 만들어달라고 제주도민들이 요청했지만, 제주항공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제주 출발 국제선을 운항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이라고 불러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제주라는 말을 빼야'
제주항공은 주식상장을 앞두고 'AK제주항공'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원래 항공사 설립 때부터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제주도와 사전 협의를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의 소리'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제주도에 달랑 공문 한 장만 보냈습니다.
▲ 제주항공이 'AK제주항공'으로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제주도에 보낸 협의 요청 공문. ⓒ제주의소리
제주항공의 일방적인 상호 변경에 제주도 의회나 제주도민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는 이번 기회에 제주라는 말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냥 'AK항공'이라고 부르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브랜드나 상호가 주는 경제적 이익이나 이미지의 가치는 큽니다. 오히려 '제주'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제주항공이 손해입니다. 브랜드를 새로 바꾸면서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제주항공은 교묘하게 'AK'라는 애경그룹의 상호와 '제주'라는 단어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합니다. 항공기 도색 비용이나 각종 로고는 기존의 '제주항공'을 사용하면서 'AK'라는 상호를 홍보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당장은 돈과 시간 때문에 'AK제주항공'을 쓰겠지만, 나중에는 'AK항공'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AK항공'으로 사용하게 하고, 그동안 제주라는 상호를 사용함으로 받았던 다양한 혜택 등을 제한하는 편이 낫습니다.
'저렴한 항공요금을 통해 제주도민과 관광객 편익증진을 도모하고 제주지역 경제 및 제주항공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면서 각종 행정 지원과 제주도민의 애정으로 설립된 제주항공, 과연 제주항공이 그렇게 기업을 운영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제주도의 안일한 행정과 관리 또한 제주항공이 막무가내로 나갈 수 있게 된 배경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제 와서 제주도가 난리를 쳐봤자 제주항공은 받을 만큼 받았기 때문에 제주도를 위할 필요도 마음도 없습니다.
소비자가 기업의 불공정한 행위에 대해 유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무기는 '불매운동'입니다. 제주항공이 그동안 받은 혜택을 저버리고 돈을 벌겠다고 나선다면 제주도민들은 '제주항공' 불매운동으로 대응하면 그뿐입니다.
제주도민과 제주도를 외면하는 제주항공의 모습을 통해 제주도와 제주도민은 왜 이용당할 수밖에 없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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