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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제 때문에 '재벌 특별사면' 오히려 경제성장률 하락

 

 

지난 8월 14일 박근혜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8.15 특별사면'을 했습니다. '광복절 특사'라는 영화가 있듯이 매년 광복절 특별사면은 진행돼왔습니다. 문제는 광복절 특별사면이 재벌 사면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8.15 특별사면'에도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경제인 14명이 사면됐습니다.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직접적인 경제인을 언급하지 않고 '중소,영세 상공인을 포함한 경제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재벌은 별로 없고, 중소,영세 상공인이 더 많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재벌 사면은 '경제 활성화'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몇 명 되지 않는 재벌이지만, 이들이 경제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특별 사면을 했다는 데, 뭔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벌에게 특별사면을 해줬다고 하는데, 과연 경제는 나아졌을까요?

 

' 수십조 투자? 연일 쏟아지는 SK 최태원 회장 소식'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사면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문과 방송에서는 SK 최태원 회장의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성장 주역 어려운 노인에 1000억 지원” 최태원 ‘통큰 결정’ (국민일보)

최태원 회장, 하이닉스 방문...연일 경제활성화 독려 (YTN)

최태원 SK 회장, 출소하자마자 연일 출근 (한겨레)

최태원 회장, 이천 하이닉스 공장 방문 (인천일보)

최태원 회장 연이은 강행군…대덕연구소·하이닉스 방문 (데일리안)

 

모든 신문에서 최태원 회장의 행보를 앞다퉈 보도합니다. 시간대별로 그의 모습을 보도하는 언론을 보면, 거의 스타급입니다. '투자','기부','기여','대한민국 성장','연일 경제 활성화' 등이라는 표현을 보다 보면, 마치 북한 김정은의 경제 시찰을 보도하는 북한TV와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최태원이라는 SK그룹 회장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재벌 사면 후, 경제 나아지셨습니까?'

 

재벌을 사면하면 경제가 나아질 수 있다고 재계는 주장합니다. 정부도 재벌 사면이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펼칩니다. 과연 그럴까요?

 

 

2008년 MB정부는 경제를 살리겠다며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 등의 재벌 특별사면을 했습니다. 2008년 경제성장률은 2.3%로 참여정부 5%대 경제성장률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난 상황이었습니다. 모든 국민은 재벌을 풀어줬으니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 믿었습니다.

 

8.15 특별사면 다음 해인 2009년,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은 0.3%였습니다.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지만 고용은커녕 청년 실업 등이 더 심각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재벌 몇 명이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재벌을 풀어줘 봤자 경제를 살리지도 못할 텐데 왜 재벌을 사면해줘야 하나요?

 

정부는 말로만 재벌을 사면해줬을 때 경제가 살아난다고 하지 말고, 얼마나 경제가 살아났는지 정확한 통계와 수치로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옥중에서 재산이 늘어난 최태원 SK그룹 회장'

 

재벌을 풀어줘도 경제는 나아진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재벌 총수는 오히려 옥중에 있을 때 자산이 더 늘어난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에 '8.15 특별사면'을 받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입니다.

 

 

2014년 1월 29일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C&C등의 지분 평가액은 2조 3783억 원이었습니다. 그가 출소하기 전인 2015년 7월 30일 기준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5조 412억 원이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에 따르면 2013년 10만원이었던 SK 주식은 31만 원대까지 올랐습니다. 그가 감옥에 있는 동안 SK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나갔습니다. 그러나 SK는 그룹 총수가 없어 회사가 무너질 수 있다고 죽는소리를 했습니다. 곧 무너질 회사의 주식이 두 배, 세배 오를 수 있을까요?

 

재벌이 풀려나 경제가 살아났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재벌 총수가 감옥에 있어도 회사가 잘 돌아가고 주식도 오른 것은 확실한 셈입니다.

 

'재범의 우려를 경고한 재판부, 무시한 박근혜 정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특별사면만 두 번을 받았습니다. 2008년 8월 15일에도 특별사면을 받아 새누리당 정권에서만 '8.15 특별사면'을 두 번이나 받은 '행운의 재벌'이 됐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2008년 5월 1조5천억 원의 분식 회계 및 부당거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만에 '8.15 특별사면'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두 달만인 2008년 10월 회삿돈 450억 원을 횡령해 개인 투자를 한 명목으로 다시 재판을 받아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2013년 1월 재판부는 징역 4년을 구형하면서 최태원 회장을 가리켜 '재범의 우려가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재판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8월 최태원 SK회장을 특별사면했습니다.

 

 

SK 회태원 회장은 '8.15 특별사면' 후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온 선배 세대와 국가유공자,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SK가 기여해야 하는 것이 광복 70년의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뉴스는 연일 그의 행보를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을 특별사면 해준 만큼 충성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일부 재벌 총수의 역할에 따라 무너지기도 성장한다는 정부의 논리 자체가 너무 웃깁니다. 또 그것을 믿고 있는 국민의 태도 또한 답답합니다. 진짜 대한민국 경제가 재벌 총수 때문에 움직인다면 그런 경제 상황을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지만 정부는 그저 재벌 키우기에 급급합니다.

 

SK최태원 회장의 '8.15 특별사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절제된 사면'이자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의 계기'가 됐는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재벌을 풀어줬다고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기에 그다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재판부가 경고한 '재범의 우려'가 맞을지 박근혜 정부가 주장한 '경제 활성화'가 맞을지 두고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