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2015. 7. 1. 09:26

 

 

만약 여러분이 최저임금의 시급을 받는 사람이라면 점심때 식당에 갈 수 있을까요? 지역별, 식당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갈 수 없습니다. 잡코리아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회사 근처 식당의 점심 한 끼의 음식값을 조사해봤습니다.[각주:1] 서울은 평균 6,706원, 인천과경기는 6,327원, 지방은 6,506원이었습니다.

 

2015년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5,580원입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이 6,566원이니 986원을 더 줘야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시급에서 돈을 더 줘야 하니, 결국 최저임금의 시급을 받는 노동자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컵라면이나 편의점 도시락, 삼각김밥 등을 먹기도 합니다.

 

'물가를 따르지 못하는 최저임금 인상률'

 

잡코리아에서 최근 점심값이 얼마나 올랐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 중 56.9%가 '많이 올랐다'고 답했습니다. '조금 올랐다'는 응답도 32.1%였습니다.[각주:2]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최저임금의 시간급을 보면 평균 275원이 인상됐습니다.[각주:3] 수치상으로 보면 2009년보다 1천373원이 오른 점심값보다 최저임금 시급이 207원 더 인상됐습니다. 그러나 2009년 평균 점심값이 5천193원이었으니 점심값은 늘 최저임금 시급보다 높았습니다.

 

매년 최저임금은 소비자 물가 증가 수준보다 낮게 인상됐습니다.[각주:4]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물가 증가율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임금을 받았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와 최저임금인상률 ⓒ슬로우뉴스

 

점심값의 차이,소비자 물가의 증가 폭과 비교하면 최저임금은 평균적인 사회생활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이나 그 이하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만 200만 명이 넘는 나라가 한국입니다.[각주:5] 최저임금에 따라 수백 만 명 국민의 삶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최저임금으로도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 최저임금으로는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겨우겨우 연명할 수밖에 없는 국가입니다.

 

'근로기준법을 외면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등 근로자와 재계 대표, 공익 대표 등 총 27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각주:6]

 

▲사용자 위원이 전원 불참한 최저임금위원회 ⓒ연합뉴스

 

지난 6월 29일 '최저임금위원회'는최저임금 협상을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위원 9명이 전원 불참해 협상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법정시한을 또다시 넘긴 것입니다.[각주:7]

 

사용자위원이 전원 불참한 이유는 최저임금 시급.월급을 함께 표시하는 문제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주 15시간 일하고 약속한 근무일을 지키면 1주일에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부여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으로 하면 쉬는 날에도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은 유급휴일수당까지 계산한 월급을 표시하라는 근로자.공익위원들의 주장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사용자위원들은 '탁상공론이며 결과적으로 임금이 올라가 영세 자영업자들이 파산하거나 아르바이트 근로자를 해고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를 알려주는 일이 왜 문제가 될까요? 아예 근로기준법을 바꿔야 사용자위원들은 정당하다고 느낄까요?

 

'경제를 외친 보수정권, 최저임금 인상률은 제일 낮았다'

 

최저임금은 노동자 임금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기준입니다. 지난 2010년도 최저임금은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10%대에 가깝거나 넘었던 최저임금 인상률은 MB정권 들어서 내림세를 보이더니 2010년 2.75% 인상에 그쳤습니다. 당시 사용자위원들과 재계는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5.8%가 내린 3,770원이라는 삭감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각주:8]

 

경제를 살리겠다며 당선된 MB정권이지만, 경제는 늘 어려웠고, 모든 피해와 손실은 노동자가 부담해야 했습니다. 경제가 회복됐을 때는 그만큼의 보상을 해줬을까요? 아닙니다.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면 MB정권이나 박근혜 정부 모두 참여정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치는 보수정권들이 왜 최저임금은 항상 낮을까요?

 

▲'새누리당-전경련 정책간담회'ⓒ아시아경제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 등장하는 사람들이 전경련 등 사용자 단체입니다. 이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만 합니다. 최저임금을 인상해 노동자들이 오른 인금만큼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대책은 별로 없습니다.

 

2015년 최저임금 협상이 결렬된 가장 큰 이유도 사용자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입장을 모두 수용해야 하지만 보수정권은 항상 사용자의 편에서 정책을 만듭니다. 최저임금 협상 시기가 되면, 보수언론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자영업자가 모두 죽는다는 얘기를 기사로 쏟아냅니다.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경제가 살고 임금이 오른다는 얘기는 MB정권 이후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것은 노동의 대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에 불과합니다. 노동자에게 모든 피해를 감수하라는 나라가 과연 잘 사는 나라일까요?

 

  1. 2015년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점심값 잡코리아. http://www.newswire.co.kr/newsRead.php?no=795879&ected= [본문으로]
  2. 2015년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점심값 잡코리아. http://www.newswire.co.kr/newsRead.php?no=795879&ected= [본문으로]
  3. 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액현황. http://www.minimumwage.go.kr/stat/statMiniStat.jsp [본문으로]
  4. 최저임금, 이렇게 바꾸자. 2015년 1월 5일. http://slownews.kr/35793 [본문으로]
  5. 물가상승과 최저임금 노동자유연구소 [본문으로]
  6. 이외에도 고용노동부 특별 위원 등이 포함돼 최저임금 협상을 조정한다. [본문으로]
  7. 또 법정시한 넘긴 최저임금 협상. 연합뉴스 2015년 6월 30일.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6/30/0200000000AKR20150630121500022.HTML [본문으로]
  8. 2010년 최저임금 시간당 4110원. 한겨레 2009년 6월 30일.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363182.html [본문으로]
Posted by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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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노시스파

    국회의원의 월급은 하늘끝까지 올라가는데 최소임금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니 답이 안나옵니다.

    2015.07.01 17:39 [ ADDR : EDIT/ DEL : REPLY ]
  2. 오꼬노미야끼

    최저임금 은 일을 적게 하고 거기에 맞는 임금인데.. 그걸 거꾸로 이해하시는 분들 이 상당히 많습니다.

    2015.07.02 06:10 [ ADDR : EDIT/ DEL : REPLY ]
  3. 한국은 인구밀도 2위를 달리는 나라라서 그런지 인건비가 너무 저렴합니다.
    국토는 작은데 인구가;; 거기다 3D 기피현상도 심각하고...

    2015.07.02 15: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까밀

    경제를 살린다는 의미가 그들에게는 국가의 성장지표의 숫자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반면 대다수의 국민은 경제를 살린다를 가계경제를 살려준다는 의미로 듣는 것이고요. 머 의도한 착각유도일수도 있지만, 보수정권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그 구분을 안하고 있을 듯 합니다.

    2015.07.02 21:19 [ ADDR : EDIT/ DEL : REPLY ]
  5. 오꼬노미야끼야 최저임금이 적당? 네가 한번 해봐라
    미친....국개의원 월급은 어떻게 설명할래???

    2015.07.03 06:35 [ ADDR : EDIT/ DEL : REPLY ]
  6. 오꼬노미야끼야 최저임금이 적당? 네가 한번 해봐라
    미친....국개의원 월급은 어떻게 설명할래???

    2015.07.03 06:35 [ ADDR : EDIT/ DEL : REPLY ]
  7. 귀족노조 임금은 선진국 수준 아닌가요
    귀족노조임금 묶고 청년실업해소하자는데 새정연은 왜 반대할까 그렇게하면 기업들도 고용을 늘리겠다고 하던데...
    주머니가 텅텅 빈 청년실업자들이 취직해서 돈을 벌어야 소비가 늘고 경제가 살지요
    귀족노조 돈 많이 버니까 해외여행으로 외국경제만 살리는 짓 하고았지 않나요
    청년실업자들이 취직하면 해외여행다닐까요... 국내에서 소비하지... 1억을 받는것도 아닌데
    그러고도 새정연은 정부가 무능하다... 경제를 살려내라고 말할자격이 있나요
    정부 새누리당 새정연이 삼위일체가 되서 노동개혁을 해야 쇠파이프 죽창 휘두르는 귀족노조를 잡을수 있는거요
    노동구조 개혁안하고 경제를 살리라고 하는건 우물에서 숭늉찾는 격이요
    새정연...귀족노조 편들지마시라
    국민들이 욕합니다


    2015.07.03 15:43 [ ADDR : EDIT/ DEL : REPLY ]
  8. 오메나

    판교 평균 점심값은 7,000입니다.
    그 후 커피까지 합치면, 약 10,000원 수준이죠.

    되게 좋은 곳인듯....

    2015.07.06 14:01 [ ADDR : EDIT/ DEL : REPLY ]
  9. 제목 보고 다른 생각을 하며 들어와어요. 최저시급 이하 받는 곳은 사내식당도 없어 더 비싼밥 먹어야 할 확률이 높고 심지어는 시간만 떼어먹고 밥먹으러 안 보내주기도 하죠...^^

    아래 댓글달린 어느분말마따나, 최저시급은 시간당 최소한의 노동력에 대한 돈을 생각하고 만든 개념일 텐데 막상 그 돈 주면서는 훨씬 많이(즉, 돈이 적어서 기분나쁜 게 아니라 일만 놓고 봐도 힘들다 할 만큼) 부려먹어요. 사실 최저시급 얘기마냥 "시간동안 가만히 거기만 붙어있는" 독서실총무 시간당 임금을 산출해보면 어떨까요. 그것만 해서는 독서실 밖에 나와 생활하기 어렵죠.
    이게...신체적으로는 가뜩이나 체력약하니 제쳐두고, 일반사무직군들도 한국인들을 꽤 쥐어짜면서도 월 백만원대 초반 주는 곳도 많은데 애들 그만큼 돈 주니까 내수시장 좋아지나요? 안좋아지죠? 이건 줘도 소용없어서가 아니라 당장 택도없이 부족한 거예요. 집이 있고 결혼을 하는 등을 허례허식 운운하는데 그런류 마케팅 안먹히면 장사 큰일날 분들이 월급줄땐 딴소리하는 게 문제.

    2015.07.06 23:1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