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는 '박근혜 정권규탄 비상시국대회'가 열렸습니다. 서울 곳곳에서 집회를 벌이던 시민사회단체들이 저녁 무렵 서울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를 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쌍용차대책위,KTX민영화저지범대위,밀양대책위 등 300여 개 시민사회에서 경찰 측 추산 1만1천 명,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과 단체들은 현재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국정원,사이버사령부 등의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규명과 박근혜 정권 실정을 규탄하였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를 향한 시민들에게 경찰은 물대포로 쐈고, 한겨울 추운 날씨 속에서 시민들은 차가운 물대포를 고스란히 맞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물대포를 맞은 시민을 더 가슴 아프게 만든 것은 바로 언론의 외면과 왜곡이었습니다.
'백화점 세일보다 천대받은 물대포 사건'
MBC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물대포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백화점 마지막 세일. '패딩 옷'불티, 한숨 돌렸다>는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백화점의 정기세일이 부진했는데 마지막 세일에 손님이 몰리면서 한숨을 돌렸다는 내용입니다.
일개 사기업인 백화점의 매출은 1분 26초나 보도하며 걱정해주는 친절한 MBC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 거리에 나선 시민의 모습은 단 28초 단신으로 처리했습니다.
KBS는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조 추첨은 무려 4꼭지나 헤드라인에 보도했지만, 비상 시국대회나 경찰의 물대포 관련 소식은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KBS와 MBC와 비교하면, SBS는 <도심 대규모 시위..물대포 동원 해산>이라는 시국대회 소식을 1분 39초 동안 보도했습니다. JTBC는 7일 시위 현장의 취재 기자를 연결해 소식을 전한 이후, 8일 뉴스에서는 경찰 물대포 대응 또한 보도했습니다.
지금 세상은 언론이 꼭 보도하지 않아도 소식 대부분을 SNS를 통해 알 수 있는 세상입니다. 제주에 있는 아이엠피터또한 인터넷으로 서울광장 소식을 생중계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시민 수만 명이 참가한 시국대회를 경찰이 물대포로 쐈다는 소식은 분명 정치 뉴스에서 중요한 뉴스였습니다. 그러나 MBC, KBS는 외면했습니다.
'시국대회를 헐뜯는 언론의 왜곡'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많이 보는 네이버의 뉴스 섹션에서는 '비상 시국대회' 때문에 '교통체증'이 예상된다는 기사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시위가 벌어지면 분명 교통체증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언론사들이 한겨울에 거리에 나선 시민들이 왜 물대포를 맞았는지에 대한 기사보다 주말 오후 고속도로도 아닌 도심의 '교통체증'만 걱정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비상 시국대회를 잘 모르는 시민들에게 박근혜 정권 규탄 시위를 교통체증이나 발생하는 불필요한 행위로 만들기 위한 언론의 왜곡입니다.
비상 시국대회를 보도한 JTBC와 다르게 중앙일보는 12월 9일자 조간신문에서 왜곡의 진수를 보여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가장 먼저 제목을 <주말 불법시위로 도심 마비>라고 했습니다. 누가 보면 폭력시위가 일어나서 서울 시내가 마비됐는지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주최 측 추산과 경찰 측 추산 참석자의 규모를 병행하여 표기합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단순히 경찰 추산 1만1천 명의 참석자 숫자만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시위대가 청와대를 향하려다가 경찰과 충동한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의 처벌만 강조하거나, 시민이 불편했다는 인터뷰만 중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앞으로 시국대회에 참여하려는 시민에게 공포심을 조장해, 시위 참여를 막기 위한 언론의 지능적인 왜곡과 물타기입니다.
한겨울 차가운 도로에 시민들이 왜 나갔습니까?
그들이 왜 청와대로 가려고 했습니까?
시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국가기관이 저질렀던 엄청난 부정 선거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대선 기간 벌어졌습니다.
국민은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외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상황인데도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면 부조건 '종북'으로 몰아 공안정국을 만들고 있습니다.
물대포는 단순히 물을 맞는 것이 아닙니다. 고압 물대포를 맞는 순간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낍니다. 저들이 그 고통을 버틸 수 있는 힘은 언론조차 외면한 상황에서의 영웅심이 아닙니다.
부끄럽지 않은 민주주의를 지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입니다.
한겨울 차가운 물대포를 온몸으로 막아선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이 있어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진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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