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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조중동의 '네이버 때리기' 결국 돈이었던가


 

요새 조중동을 중심으로 언론들이 네이버 때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1면에 연속해서 네이버 관련 기사를 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문제점,기업운영 행태, 네이버 관련 규제안 등 여러 가지 네이버 관련 비판 기사를 내보내고 있지만, 별로 감흥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조중동의 네이버 때리기에 감흥이 없는 이유는 네이버가 잘해서가 아닙니다. 아이엠피터는 무엇보다 네이버를 싫어합니다. 우리 집에서만큼은 네이버를 검색사이트로 사용하지 말라고 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전에도 아이엠피터는 꾸준히 네이버 관련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소셜컬쳐/Web 2.0] - '박근혜 콘돔'은 가능해도 '박00 성폭행'은 안된다.
[언론] - 매일 보는 '뉴스'가 당신을 속이고 있다면
[소셜컬쳐/Web 2.0] - '다음 VS 네이버'전혀 다른 '대선 특집페이지'
[소셜컬쳐/Web 2.0] - 네이버 검색조작,블로거들이 뿔났다
[정치] - 전하진 '스마트 협박금'과 네이버와의 관계
[시사] - MB멘토의 '네이버 길들이기' 진짜 목적은?
[시사] - 김여진 체포와 네이버 조작,그녀를 투사로 만드는 나라
[시사] - 이상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이명박 탄핵'
[시사] - 검색조작 네이버가 바뀐다고? 절대 못 믿어.
[정치] - 청와대가 네이버도? 여론조작의 실체 폭로.

아이엠피터는 이렇게 수많은 글을 통해 네이버를 비판해놓고 왜 이제 와서 조중동의 네이버 때리기에 편승하지 않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조중동의 네이버 때리기는 올바른 대한민국 포털 사이트 미래와 인터넷 환경을 생각한 언론의 건전한 비판 기능을 가동한 움직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는 조중동의 작품

네이버 뉴스는 선정적인 제목으로 많은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네이버 뉴스 때문에 '낚시 기사'에 낚였다는 말이 생길 정도입니다.


네이버 뉴스는 이런 지적에 '뉴스 스탠드'라는 새로운 형태의 뉴스를 만들었습니다. 제목이 사라지고 오로지 언론사의 아이콘을 나열해놓고, 독자들이 자신들 마음에 드는 언론사로 들어가서 기사를 보도록 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네이버의 뉴스 형태가 바뀌자 난리가 난 것은 언론사들이었습니다.


평소에 네이버를 통해 들어오던 유입률이 반 토막난 언론사들이 속출했고, 대부분 10~30%까지 유입률이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언론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뉴스스탠드가 왜 생겨났을까요?

네이버는 낚시성 기사 비판 때문에 뉴스스탠드를 시행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조중동의 작품이라는 것이 업계의 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조중동은 네이버의 뉴스 형태를 뉴스스탠드로 바꾸었을까요?

착각과 자만이었습니다. 조중동은 일반 인터넷 언론사들과 자기들은 무엇인가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뉴스스탠드를 만들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직접 올 것이며, 이는 나중에 자신들이 만들 시스템(유료화)에 효과적이리라 봤습니다.

▲언론사들은 자신들을 MY뉴스 로 설정해달라는 배너 광고를 계속 하고 있다. 출처:조선일보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중소규모 인터넷 언론사보다 더 적극적으로 'MY뉴스 설정'을 해달라고 애원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론사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뉴스스탠드 상단에 위치한 연합뉴스 기사를 클릭하기 시작했습니다.

○ 연합뉴스를 공격하는 조중동의 노림수

우리가 보는 언론사의 기사들 중 국내뉴스 속보는 30%, 외신은 많게는 90%가 연합뉴스의 기사를 인용합니다. 그런데 외신의 경우 연합뉴스는 AP,로이터 등 외신을 또 베낍니다. 그러고도 이들은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천억 원이 넘는 국민 세금을 지원받습니다. (10년간 2,934억원, 2013년 354억원)

조선일보는 이런 점을 내세워 연합뉴스를 비판하며, 연합뉴스와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뉴스스탠드가 시작되면 자신들이 훨씬 유리하리라 생각했는데 독자들이 연합뉴스만 찾으니 조선일보는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아예 연합뉴스와의 계약을 해지해버린 것입니다. 조선뿐만 아니라 중앙,동아일보도 연합뉴스와의 전재 계약을 중단했습니다.

단순히 조선일보는 연합뉴스가 자신들보다 더 많은 유입이 생겨서 계약을 해지했을까요? 아닙니다. 조선일보의 노림수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조중동이 힘을 합쳐 통신사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조중동이 새롭게 통신사를 만들어 국민 세금으로 통신사를 운영하겠다는 속내입니다.

둘째는 조선일보의 유료화에 걸림돌이 되는 연합뉴스를 따돌리겠다는 의도입니다. 조선일보는 앞으로 유료화 계획을 갖고 있는데, 비슷한 기사가 수백 개씩 나오고 복사가 가능한 온라인 세상에서, 돈을 주고 조선일보를 볼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 위기의 조중동, 저널리즘보다 정치를 택하다.

세계는 지금 언론의 위기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는 종이 신문을 읽지 않고 있으며, 쟁쟁하던 세계 언론사들도 매각되고 있습니다.


일간신문의 발행부수 1위는 조선일보였으며, 2위 중앙일보,3위가 동아일보였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발행부수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단순히 발행,유가부수 1위는 그리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온라인으로 신문을 보는 구독자를 잡아야 하는데, 온라인으로 수익을 내려면 광고와 유료화 이외는 대안이 없습니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광고판 신문을 구독자들은 싫어하기 때문에 유료화만이 살 길입니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돈을 주고 읽으려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만큼 언론의 유료화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선일보가 택한 방식은 다시 네이버 때리기입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들이 네이버 경영진을 비롯한 네이버의 문제를 비판하자, 새누리당은 네이버규제법을 9월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네이버는 9월부터 신문사들의 유료화 시스템을 위한 결제 모듈을 개발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 이제 조중동이 원하는 유료화 시스템은 갖춰졌습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방법일까요? 아니면 언론권력이라는 무기를 통한 정치적인 방법일까요?

'문제는 바로 너야'

아이엠피터는 주위에서 언론사를 만들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어떤 시스템이나 수익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콘텐츠입니다.

지금은 후원금으로 살아가지만, 정식 언론사가 된다면 유료화를 통한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단돈 백원이라도 과연 돈을 내고 읽을 수 있는 콘텐츠인가를 스스로 반문해보면 자신이 없습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다양성이 있어야 독자들은 돈을 내고 글을 읽습니다. 다른 곳에는 없는 글이고 내용이어야, 기꺼이 돈을 지불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정환닷컴을 운영하는 이정환 기자의 분석을 따르면 삼성경제연구소의 보도자료가 나오면 인용기사가 무려 251건이 나온다고 합니다. 각자 서로 다른 분석 기사일까요? 아닙니다. 비슷비슷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어떤 기사는 그냥 보도자료를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베낀 경우도 허다합니다.

언론이 언론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만의 콘텐츠가 없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유료화를 한다고 하지만 단순한 칼럼 정도는 부족합니다.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들 능력도 없으면서 유료화를 한다고 나서는 것은, 그냥 강매로 뭔가를 해보겠다는 심사에 불과합니다.



지금 네이버를 비판하는 조중동과 같은 언론이나 네이버를 옹호하는 인터넷 OO 단체나 협회를 보면 우습기 짝이 없습니다. 과거 블로거를 비롯한 전문 기자, 학자,전문가들이 그렇게 네이버의 문제를 지적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자신들의 생존이 걸리니 막무가내로 네이버를 비난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네이버를 규제하면 국내 인터넷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옹호론조차 웃깁니다. 네이버는 이미 국내 인터넷 생태계를 파괴한 주범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네이버와 연관된 사업을 전개하는 무슨 협회와 단체가 힘을 합쳐 네이버의 흑기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무슨 벤처기업 상생 어쩌고 하면서 네이버가 이제 바뀐다고 기자들 잔뜩 모아놓고 보도자료를 뿌립니다. 사회적 활동을 하겠다며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바짝 엎드려 있습니다.

네이버는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운영하면 됩니다. 자사의 이익을 위해, 네이버만 살겠다고 검색을 규제하고 검색어를 조작하고, 광고판만 안 만들어도 충분합니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과 권력이 소통하는 역할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 안에는 어떤 정치력보다 기사의 질과 제대로 된 저널리즘의 품성을 지녀야 합니다.

권력을 좇아가고, 정치를 통해 언론의 살길을 모색하는 행위는 언론사가 아니라 정치권력 집단에 불과합니다. 언론사가 돈과 결합하는 순간, 그것은 언론사라고 부를 수 없고 그냥 '기업'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미 대한민국 언론은 언론권력이 되었지만,,,)

많은 대안 언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이 살 길은 좋은 콘텐츠와 저널리즘에 입각한 제대로 된 기사뿐입니다. 단순히 후원만을 통해 살고자 한다면 그들의 미래또한 그리 밝지 않습니다.

기자라면, 언론사라면, 언론이 가진 무게감에 늘 고민하고 책임의식을 느껴야 합니다. 아이엠피터 또한 그런 중압감에 늘 시달리며, 과연 내가 1인 미디어로 불릴 자격이 있는가? 늘 되새기며 살아갑니다.

언론의 무서움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기사를 읽는 여러분도 느껴야 하며, 언론 개혁은 그런 상식 있는 독자들이 많아질 때 가능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