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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안마시술소 간 '연예병사'보다 더 기막힌 해명



연예병사들이 군 위문공연을 끝내고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무단으로 외출하여 안마시술소까지 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SBS 시사프로그램 '현장21'은 6월 25일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편에서 두달 동안 취재한 연예병사들의 실태를 폭로하였습니다.


지난 6월 21일 강원도 춘천시 수변공원에는 국군홍보원 홍보지원대원 일명 '연예병사'들이 출연한 2군단 '위문공연'이 열렸습니다. 위문공연이 끝난 후 연예병사들은 군부대가 아닌 시내 모텔에 투숙했습니다.


모텔에 들어갔던 연예병사들은 10시경 사복을 입고 나와 공연팀 PD와 함께 음식점으로 이동해 11시가 넘도록 맥주와 소주를 마셨습니다.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나온 연예병사는 모텔로 다시 들어갔지만 이후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았습니다.

모텔에 투숙했던 연예병사 2명은 11시가 넘은 시간 다시 사복차림으로 모텔을 나와 무단으로 외출했고, 그 뒤를 이어 다른 연예 병사 두 명도 모텔을 빠져나왔습니다.

▲안마시술소를 갔던 연예병사의 이름을 공개한 이유는 이들이 취재진의 카메라를 파손하고, 취재진을 폭행했기 때문입니다. 즉, 안마시술소 출입보다 더욱 심한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연예병사 최동욱(세븐),이상철(상추) 두 명은 춘천 시내 안마시술소에 한 차례 갔다가 10분 만에 나옵니다. 안마시술소를 나온 두 연예병사는 이후 택시를 타고 다시 춘천 시내 다른 안마시술소를 찾아 갑니다. 두 연예병사는 '여성 서비스'를 받으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물을 마시며 서성이다, 현금으로 냈던 17만원을 환불받아 나옵니다.


SBS '현장21'이 방송되자, 많은 시민들은 충격적인 사실에 연예병사들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명을 공개하라는 주장부터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하라는 청원까지 이어진 시민들의 분노는 6.25전쟁 63주년을 맞아 더욱 높아만 갔습니다.

연예병사의 문제점과 이것이 꼭 그들만의 문제인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국방부의 어처구니 없는 변명과 은폐 시도'

이번 사건의 핵심은 연예병사들이 군인 복무규정을 어겼다는 점에 있습니다. 홍보지원대원이라고 하지만 이들은 엄연히 현역군인입니다.(연예병사는 국방부 근무지원단 근무지원대대 소속) 현역군인은 근무나 훈련 이외 특별한 임무가 없는 한 10시 이후에는 취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버젓이 10시가 넘어서까지 술을 마셨고, 11시가 넘은 시간 무단으로 외출했습니다.

무단으로 외출한 상황에서 안마시술소까지 갔던 연예병사의 문제를 SBS 기자가 취재하자, 국방홍보원측은 이런 사실을 변명과 은폐로 일관하기도 했습니다.


안마시술소를 왜 연예병사가 찾아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현회 국방홍보원 라디오부장은 '우리는 연예병사가 무릎이 안 좋고, 어깨도 안 좋아, 아파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현역 육군 규정을 연예병사에게 적용하지 않은 답변입니다. 현역 육군 규정을 보면 사병은 군대 내 병원에서 우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육군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거나 전문의가 없을 경우에만 진료 의뢰서를 첨부하여 민간인 병원에 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안마시술소에서 제공하는 '여성 서비스'가 무엇인지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저런 변명을 한다는 자체가 연예병사를 감싸는 국방부의 행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군홍보원은 SBS '현장21'의 방송이 시작된 직후, 국군홍보원 홈페이지에 있던 6월 21일 육군 2군단 위문열차 출연진 명단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습니다.

국군홍보원은 국방부, 즉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자신들의 문제점이 보도되자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는 것은, 이 사건을 아예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오히려 은폐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엄청난 특혜를 받는 연예병사'

현재 연예병사로 부르는 국방홍보지원대원은 모두 16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입대 전에 연예인으로 활동했으며, 나름 국방홍보지원대원이 되기 위해 3.4대 1의 오디션을 보고 통과한 병사들입니다.

<연예병사가 근무하는 홍보지원대는 총원 20명 이내이며, 가수,개그맨,연기 등의 보직별로 나눠 심사를 한다>


▲6월21일 춘천공연에 갔던 연예병사들은 모두 육군복무규정을 어기고 사복 차림과 입수보행,음주를 했다.


문제가 됐던 6월 21일 '위문열차' 공연에 참석했던 연예병사는 최동욱(세븐),이상철(상추),이지훈(견우),김경현(더크로스),강창모(KCM),정지훈 (비) 등입니다.


이들은 입대 전에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연예인들이었고, 군대 내에서도 각종 홍보 행사와 공연에 빠짐없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군대 홈페이지,블로그,페이스북에는 이들의 사진과 활동이 매일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방홍보지원대대에 근무하는 연예병사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연예병사들의 문제점은 계속 제기됐었습니다.


연예병사들의 가장 큰 특혜는 현역군인들은 힘들게 나오는 외박이나 휴가를 아주 쉽게 나온다는 점입니다. 2011년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연예병사 붐(이민호)의 경우는 무려 150일간의 휴가를 간 것으로 드러나 특혜 시비가 일기도 했습니다.

연예병사들의 휴가 일수를 보면 일반 현역군인과 비슷한 경우도 있지만, 외박의 경우는 특히 많았습니다. 일부 연예병사는 일병이었지만 무려 52번의 외박을 했는데, 그중에 33번은 서울에서 외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군홍보지원대대는 용산 국방부에 있기 때문에 서울 시내에서 행사를 했다면, 충분히 부대에 복귀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던 점은 분명 특혜입니다.


연예병사들의 특혜 가운데 하나는 그들의 복장과 핸드폰 소지입니다. 군대 내에서는 핸드폰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지만 연예병사들은 대부분 핸드폰을 소지하고 다닙니다. 특히 국군홍보 지원대대가 용산 국방부에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핸드폰이 해킹당하면 국방부 내 보안이 뚫릴 수 있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여기에 군인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군복은 오히려 공연 의상일뿐이고 사복차림은 낮이나 밤이나 여전한 그들의 기본 복장입니다. 군복을 공연의상으로 여기는 이들을 보노라면 그들이 군인인지, 연예인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연예병사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한민국 군대'

연예병사들의 일탈과 규정 위반이 적발되면 모든 사람은 해당 연예병사들을 비난합니다. 맞습니다. 그들도 분명 잘못한 일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느냐입니다.

<연예병사들이 국방홍보원이 아닌 국방부에 거주하는 이유는 국방부 내에서 병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국방부는 밝히고 있다.>


▲연예병사 특별관리 지침. 출처:국방부 근무지원단


국방부 근무지원단은 연예병사들의 문제점이 계속 불거지자,  올해초 연예병사들을 '특별관리'하겠다며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국방부의 연예병사 '특별관리 지침'에는 일과시간 준수를 통해 저녁 10시 이전 복귀를 원칙으로 하며, 간부 인솔하에 병사의 개인 출타를 금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났듯이 간부는 있지도 않았고, 연예병사들은 자신들끼리 모텔에 있었습니다. 일부 병사들은 제멋대로 밤에 거리를 활보했습니다.

또한, 군 주관행사 지원시 가능한 부대내 시설 또는 복지시설에 숙박하겠다고 했지만, 연예병사들은 모텔에서 숙박했습니다. 춘천은 군부대가 많고, 특히 102보충대는 언제나 많은 인원을 수용할 만큼의 숙박 시설이 되어 있었지만,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군인 기본자세를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했지만, 핸드폰 소지, 입수보행, 사복 착용이 버젓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냥 모텔에서 잠만 잤으면 덜했겠지만, 이들은 휴가를 나온 것도 아닌데 제멋대로 안마시술소를 두 번이나 찾아 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국방부가 내보냈던 '연예병사 특별관리 지침'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국방부가 언제나 말뿐인 대책과 홍보성 보도자료, 언론 틀어막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방부는 SBS 기자에게 실명을 밝히지 말라고 했지만, '아이엠피터'는 취재 방해와 폭행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실명을 밝혔습니다. 그것은 현역 군인이 어떤 일을 행동함에 있어서 선을 넘어서는 안될 일이 있는데, 이들은 그 선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연예병사들이 그 선을 넘을 수 있게 방조한 가장 큰 책임은 국방부에 있습니다. 만약 국방부가 최소한 한 명의 간부라도 남겨두었다면 과연 그들이 그런 짓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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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관련 글을 여러 번 썼습니다. 그런데 관련 글을 써도 똑같은 일은 매번 반복됩니다. 군대 내 성추행은 여전했고, 사병들의 의료 문제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군대 내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국방부와 장성들이 미래의 자주 국방을 위한 전문성 있는 군대를 만들기보다 오로지 진급과 자리 보전에 급급하기 때문입니다.

군대에서 연예병사는 갑입니다. 그들을 잘 이용하면 홍보 효과도 좋거니와 실적과 진급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방부와 대한민국 군대에서는 연예병사를 현역군인이 아닌 연예인으로 취급해서 섭외하고 그들을 모시고 사는 것입니다.

일반 현역사병은 암에 걸리고 급성백혈병 증상이 나타나도, 해열제 하나 주고 참으라고 합니다. 연예병사는 무릎이 아파서 안마시술소에 갔다고 합니다. 연예병사들이 저렇게 비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한민국 군대에서 일반사병은 있어도 그만인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연예병사들은 연예인처럼 떠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예병사를 향한 지적과 동시에 저런 썩어빠진 정신으로 대한민국 군대를 지휘하고 있는 지휘관들을 문책하고 그들을 처벌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