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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힘든 서민 생각에 잠 못잔 MB, 무슨 짓을?


이명박 대통령이 힘든 서민만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새해 연하장에서 서민 생활이 더더욱 힘들었고, 원하는 일자리를 청년들이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이런 모든 일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고,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어서 더욱 가슴 아프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의 말이 별로 가슴에 와 닿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대통령이 정말 서민을 생각했다면 그전부터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라는 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을 생각하면서 잠이 오지 않는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닌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 창립자이자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의 저서 '가난없는 세상을 위하여'

 


■ 미소금융이 'MB 정부 친서민 정책의 결정판'이라고?

'마이크로 크레딧'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무담보 소액대출을 통해 가난한 자에게 아무 조건 없이 대출을 해주고, 이들이 그 자금으로 자활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제도입니다. 1976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을 시초로 보고 있는데, '그라민 은행'은 150달러 미만의 돈을 담보와 신원보증 없이, 하위 25%의 사람에게만 대출 가능하도록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라민 은행은 저소득자에게 돈을 빌려주었지만, 설립 이후 상환율은 무려 90% 이상이었습니다.

이런 형태의 제도를 세계 각국은 주목했고, 이 제도의 장점을 본받아 각국에서는 '마이크로 크레딧'을 응용한 여러 형태의 저소득층 전용 은행을 만들었고, 그 성과는 주목할 만했습니다. (문제는 상환율은 높지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자본금이 부족한 현실)

미소금융사업 소개 ⓒ 미소금융중앙재단


대한민국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을 성공에 힘입어, 2009년 '미소금융'이라는 소액 대출 사업을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시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미소금융'이 'MB 정부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의 결정판'이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미소금융에 가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을까요? 쉽지가 않습니다. 우선 신용불량자나 연체자는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합니다. 원래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은 고리대금업자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가난한 자를 위해 아무 조건없이 빌려주는 형태인데, 이 제도가 한국에 오니 은행처럼 신용등급을 따지고, 금융기관의 연체정보를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미소금융에 대출을 신청할 때 필요한 서류 목록 ⓒ 미소금융중앙재단


위의 대출신청서류를 보시면 '미소금융'이 오히려 사금융이나 저축은행, 캐피탈보다 더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요구하는 것이 많으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미소금융을 통해 전국 서민들에게 2조원 가량을 골고루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골고루는커녕 미소금융이 일본계 사금융보다 더 복잡한데 누가 신청을 할 수 있고, 누가 저런 혜택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서민에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해놓고는 다른 사금융과 다르지 않은 저들의 모습을 보고, 이것을 '친서민 정책의 결정판'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정부의 뻔뻔함이 놀랍기만 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 뉴라이트전국연합



■ 이명박 대통령, 자신을 도와준 뉴라이트에게 은혜를 갚다.

이명박 대통령이 친일파 뉴라이트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뉴라이트가 얼마나 대한민국을 좀먹는 단체인지 계속 글을 썼습니다. 여기에 뉴라이트를 통해 청와대에 입성한 그가 얼마나 많은 뉴라이트 인사들을 정치권과 정부 요직에 보은 인사를 했는지 밝혔습니다.


[현대사] - 뉴라이트민국,민주평통까지 장악하다
[현대사] - 뉴라이트 대통령이 만들어 낸 친일민국의 실상
[현대사] - 친일 뉴라이트 연합,한국을 접수하다.
[현대사] - 친일 뉴라이트연합,국가인권위원회 점령.
[현대사] - '김진홍목사' 뉴라이트에서 떠나야 할 이유
[현대사] - 日극우재단 자금 받는 뉴라이트와 한국교수

이런 뉴라이트 인사에 대한 은혜 갚기는 정치권이 아니라 이 미소금융에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미소금융재단이 소액금융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로 선정한 명단에서 '민생포럼'과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이 두 곳을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이 두 곳이 어떤 곳일까요?

▶ 민생경제 정책연구소:'사단법인 뉴라이트'에서 이름을 바꾼 단체로 김진홍 전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두레교회 목사)이 이사장.(뉴라이트 전국연합은 이명박 대통령과 아주 긴밀한 관계)
▶ 민생포럼: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출신의 김오연씨와 문융식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대표를 지낸 친정부 성향의 단체. 지난 2007년 8월 열린 민생포럼 창립대회에 당시 대선 후보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

민생경제 정책연구소 (민생연)과 민생포럼 두 곳 모두가 이명박 대통령과 밀접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이들이 미소금융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 자체가 너무 웃깁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동창이자 절친인 김승유입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매년 사업자 선정위원회를 통해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자를 선정합니다. 그런데 2000년부터 민간인들의 자본금 출자로 시작한 (사)신나는 조합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 한국지부),사회연대 은행은 지원금이 삭감되거나 탈락시켜 버립니다.

하지만 민생포럼처럼 법인이 미등기 된 단체에는 60억 원의 돈을 지원하면서 사업자로 선정해버립니다. 또한, 민생연도 30억 원이라는 다른 단체와 비교하면 엄청난 지원금을 지급해주면서 경험이 전무한 그들 단체를 사업자로 선정합니다.

서민을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은 그 사업에 대한 경험이나 전문가들이 일하는 단체에 지원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실제로 평가항목에 보면 전문성, 경력,사업 계획서 등이 중요한 배점으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생포럼은 서울시의 취업 담당 부서가 추천서를 써주었고, 이 추천서 한 장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결국, 정말 서민을 위한 대책이 되어야 할 정책이 미소금융의 이사장부터 민생포럼, 민생연 등 이명박 대통령의 보은 인사와 친구로 서로 짜고 치는 정치 고스톱판이 됐습니다.

출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지 일터



■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다.'민생포럼 대표 구속'

서울중앙지검은 민생포럼 대표를 구속 기소했습니다. 그는 2010년부터 미소금융 사업자금으로 지원받은 돈 2천30만원을 비롯해 지난 2009년 미소금융 사업자로 선정된 후 총 23억3367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김씨가 미소금융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금을 배정한 미소금융중앙재단 간부 양모씨도 함께 구속했습니다. 양씨는 민생포럼 김씨에게서 2천만원대 술 접대와 골프접대 등 총 2억1653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밝혀진 사실이 요정도입니다.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면서 얼마나 많은 비리가 밝혀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제대로 밝혀질 수는 있을까요?)

미소금융 지점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2조원을 투자해 서민을 돕겠다는'미소금융'의 돈이 어떻게,누구에게 나갔는지 이제 알 수 있습니까? 자신의 친구를 이사장으로 앉혀놓고,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친위부대 출신에게 돈을 배정하고 그 돈으로 흥청망청 술 마시고 집사고 골프치며 그들의 주머니에 수십억 원의 돈을 챙겨 주었습니다. 

대통령이 과연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할 수 있게 만들까요? 알다시피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사람 이외에는 절대 뽑지 않거나 자신을 도와준 사람만 채용하는 '보은 인사'와 비리가 있어도 그 사람을 다른 곳에 임명하는 '회전문 인사'가 주특기입니다.

힘든 서민을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고, 더욱 가슴이 아프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과연 진심일까요? 당장 해결할 수 없다는 그의 말이 거짓인 것이, 이명박 정권 태생 자체가 서민을 위해 존재한 정부가 아니라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사람을 위한 정권이었기 때문에 해결이 안 됩니다.

2012년 새해가 밝아 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이런 비리와 거짓말을 국민이 알고 그를 심판할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