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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정일 사망' 최대 수혜주는 '이명박 대통령'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대한민국에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지배한 리더가 죽었다는 사실은 한국의 사회,정치에 많은 변화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김정일 사망은 정치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고, 그 영향으로 재편되거나 새롭게 부상하거나 사라질 이슈들이 너무 많습니다. 오늘은 김정일 사망이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그의 사망으로 가장 혜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알아보겠습니다.


■ 사라져 버린 각종 의혹과 사건들

김정일 사망이 있기 전에 정치권을 강타한 사건은 10.26 재보궐 선거 당일에 이루어진 디도스 공격(이라고 쓰고 10.26 부정선거라고 읽으시길) 입니다. 특히 청와대 박모 행정관이 디도스 공격 하루 전날에 '선후회' 모임을 통해 디도스 공범들과 만났다는 사실은 정치권의 가장 큰 핵심 의혹이었습니다.

여기에 청와대가 경찰의 디도스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청와대는 경찰의 수사발표를 미루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남) '청와대 개입설'이 힘을 싣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사망으로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형님으로 군림하며 모든 권력비리에 중심에 섰던 이상득 의원의 보조관 박배수씨의 불법자금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이상득 의원의 여비서 계좌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 8억 원이 입금되었던 사실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언론과 국민의 눈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BBK 의혹'과 관련한 김경준씨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와 신경화씨를 고소한 사건도 이제 힘을 잃고 그냥 한때의 고소 사건으로 끝날 전망입니다.


알다시피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상득 의원 비서관 구속','BBK 의혹'의 공통분모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대통령 형님이 비리 의혹에 연루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심각하건만 현재 드러나는 정황은 이상득 의원이 저축은행 로비는 물론이고 막대한 정치 자금을 받은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10.26 부정선거'를 은폐 또는 사건 축소를 했다면 이것은 완전 대통령 탄핵감입니다. 그리고 알다시피 BBK와 이명박 대통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공통분모에 들어가는 이명박 대통령은 김정일 사망으로 세 가지 의혹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김정일 사망은 레임덕은 물론이고, 더 빨리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살려줄 동아줄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미 FTA 비준 반대 촛불집회 ⓒ 민중의 소리


■ 묻혀버린 한미 FTA

한미 FTA 비준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선택한 이명박 외교의 선택이자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최대 아픔인 사건입니다.

김정일 사망 사건이 나기 전부터 한미 FTA 비준 반대 촛불집회는 연일 계속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언론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기사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촛불집회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계속 열리고 있지만 그들의 모습과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제 앞으로 한미 FTA는 국민의 눈과 귀가 '김정일 사망'에 쏠린 틈을 타서 흐지부지 발효가 될 것이고, 이는 다시 번복하기 어렵게 현실화된 법으로 우리 국민을 옥죌 것입니다.

'안풍'으로 새로운 정치 주요 인물로 떠오른 안철수 교수 ⓒ 구글이미지



■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안철수 색깔론'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갑자기,불현듯, 뜬금없이 '안철수 색깔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런 난국에서 안철수 같은 사람이 대권에 도전한다면 (누가 한다고나 했나??) 대한민국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보수우익 신문들은 '김정일 조문'을 놓고 진보단체들을 향해 다시금 색깔론을 넘어 '빨갱이'라고 외쳐대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허락한 이희호 여사에 대한 방북조문을 놓고, '대북정책 실패자의 마누라', '역시나 전라도'라는 험한 말까지 쓰면서 인간적인 조문까지도 색깔론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색깔론은 죽음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아주 무서운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이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정국이 공안정국으로 꼬투리만 잡으면 바로 국가보안법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정부의 정책은 외교, 안보,국방으로 치우칠 것이고,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파워는 점점 거세질 것입니다. '김정일 사망'은 색깔론의 힘을 입은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아줄 거대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 북한 때문에 대통령이 된 이명박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까지의 지지율 변화 ⓒ 한겨레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 때문에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근혜와 별 차이가 없던 지지율이 2006년 북한 핵실험 이후로 급격하게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지지율의 격차는 결국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을 당선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결과를 놓고 보면 북한 핵실험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1등 공신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안보회의를 주재하는 이명박 대통령 ⓒ 청와대


'김정일 사망'은 한반도 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변수를 가져올 사건입니다. 그의 죽음을 통해서 많은 것을 새롭게 바꾸고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대중 외교의 잘못과 대북정책의 오류,대북 정보망의 부실 등 현행 이명박 정권의 문제점을 고치는 것은 제쳐놓고, 그동안도 지지부진했던 이명박 대통령 연루 비리들이 묻히고 있습니다.

독재자이건, 범죄자인건 누군가의 죽음은 그 죽음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정일 사망'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감쳐질 생각을 하니, 정말 끝까지 도움이 안 되는 '김정일'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일 사망'으로 묻힐 각종 비리와 의혹을 우리는 절대로 잊으면 안 됩니다. 지난 수십 년의 세월 동안 그토록 북풍 공작에 당해 무뇌아처럼 살아가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아무리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정일의 죽음이 호재가 될 수 있어도, 결국 역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과오를 냉정히 평가하고 심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