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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나라당 7.4 전당대회,돈내고 표먹기 30억 배팅?



한나라당 7.4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합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7.4 전당대회를 실시하면서 수십억 원의 선거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일반인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나 총선도 아닌 정당 내에서 치르는 선거에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소요되는 비용을 보면서,도대체 대한민국 정당 정치가 가진 문제점과 정치인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소요되는 비용은 작년 대비 수십 배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 이유는 선거인단이 기존 1만 명에서 21만 명으로 수십배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은 전체 유권자의 0.52%에 해당하는 선거인단 20만 명과 청년 선거인단 만 명을 합쳐 21만명으로 선정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해서 후보자에게 선거 기탁금을 받습니다. 작년에는 8천만 원이었던 기탁금이, 올해는 1억 2천만 원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후보자가 줄어들면, 기탁금은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대략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 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에 소요되는 선거비용을 산정해보겠습니다.

지난 7.14 전당대회를 기준으로 필자 자체 산정하여 낸 비용


전당대회에 나온 후보들은 기본적으로 선거 기탁금을 내야 합니다. 이 돈은 중앙당에 내는 것이고,중앙당은 이 돈을 모아,선거 관리비용으로 사용합니다. 중앙당에서 홍보 책자를 만들어 준다고 해도,명함 및 후보자별 개인 인쇄물은 후보자가 지불해야 합니다.

특히,요새는 문자 발송을 통해 선거 운동을 하는데,중앙당에서 보내는 문자 말고 후보자가 선거인단에게 문자로 지지를 호소할 경우, 최소 5회만 잡아도 5천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지역별 선거운동은 16개 시도에 있는 한나라당 조직에 보내는 선거운동 비용인데, 1천만 원씩만 지급해도 1억 6천만 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식대나 격려금으로 그 수십 배를 지급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필자가 작성한 이 도표는 아주 최소한의 비용과 일반적인 지출 항목으로 계산했습니다. 이 외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정치판에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실례로 지난 7.14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후보자들 대부분이 최소 10억 원 이상 선거비용을 지출했습니다.

한나라당 중앙에서 소요되는 선거관리 비용은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비용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해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지출하는 비용을 합산하면 최소 1백억 원은 넘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대한민국 정당 정치를 초등학교도 아닌 유치원 수준으로 보는 사람입니다. 그 이유는 정책이나 정치인 소신보다는 계파와 돈과 인맥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나라당 7.4 전당대회를 봐도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 계파 간의 소리 없는 전쟁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자는 6-7명 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후보자들이 개인적인 정책과 자질만 믿고 당선이 될 수 있을까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계파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는가를 주목해야 합니다.


친이계,친박계,소장파라는 세 계파가 모여 있는 한나라당에서 계파가 누굴 지지하는가에 따라 선거의 양상은 매우 달라집니다. 지난 황우여 원내대표를 소장파와 친박계가 지지해서 선출한 사례에서 보듯이 계파 간에 누가 나오고,어떤 계파와 어떤 계파가 연대하고 지지하는가에 따라 선거는 변합니다.

친이계 중에서 이재오의 불출마 선언도 실제로 친박계와 소장파의 파워에서 밀렸기 때문에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보입니다.

이처럼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계파간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되었고, 계파 소속의원이 아닌 경우 절대로 당 고위직에 올라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속칭 한마디로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입니다.

○ 30억 원은 배팅해야 당선 가능성이 크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후보자들은 최소 10억 원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0억 원을 선거비용으로 쓴 후보자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30억 원 정도는 써야 돈으로 밀리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선관위에서는 선거비용 상한선을 2억 원(선거기탁금 1억 2천만 원 포함)으로 규정하고 있지만,실제 이런 규정을 지키는 후보자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당의 전당대회 선거비용은 유권자를 돈으로 매수하지 않는 이상,선거 비용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파 간의 싸움이라고 해도 실제 자신을 알리기 위한 목소리를 내려면 각 시도 조직을 방문하고 선거운동을 해야 합니다.지난 7.14 전당대회 당시에, 순수 선거운동에만 최소 3억 원 이상 소요되었다는 후보자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격려금과 지속적인 후원과 밥값을 더하면 금액은 20억 원이 넘습니다.

중앙당 처지에서는 최소한의 선거관리비용을 기탁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후보자가 알아서 하는 상황입니다. 돈이 없으면 절대 전당대회에 나가도 이길 수 없는 구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안상수 전 대표는 지난 7.14 경선 비용의 약 77%인 1억1,500만 원을 자신의 돈으로 썼다고 선관위에 신고했습니다. 경선 기탁금 8,000만 원을 본인이 충당했으며, 이 외에도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3,500만 원을 사용했는데 이 돈도 자신의 돈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최소의 경선비용은 수억 원이 훌쩍 넘습니다. 그런데 경선기탁금을 포함하여 2억 원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는 점은 거의 믿을 수 없는 형식상의 신고입니다.

그렇다면 선거 비용은 어떻게 충당을 할까요?

원칙대로 하면 선거비용은 후원회를 통해 1억 5천만 원까지 모금할 수 있고, 현직 국회의원은 별도로 3억 원을 더 모금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들 대부분이 모금액을 채우지 못했다고 신고했습니다.

들어간 선거비용은 수십억 원이 넘는데,실제 돈은 자신의 돈과 모금액을 합쳐도 부족합니다. 분명히 저들은 돈이 필요했고 지출했습니다. 그렇다면 돈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바로 그들이 신고하지 않는 검은돈이 속속 들어왔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남에게 내세울 수 없는 돈을 주고받았다면 무엇을 해줘야 합니까? 바로 권력자와 돈을 준 자들 간의 불법 혜택이나 부정이 반드시 생깁니다. 대한민국 정치인의 문제는 바로 전당대회나 공천부터 은밀한 거래가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 그들만의 리그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일반 선거인단 20만 명과 1만 명의 20-30대 선거인단을 별도로 구성했습니다. 20-30대의 투표율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젊은 유권자를 중심으로 선거인단을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6월11일까지 모집된 청년선거인단은 겨우 3천 명이었습니다. 6월15일 오늘이 마감인데 과연 얼마나 모집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어떻게든 인원은 채울 것으로 짐작합니다.

20만 명의 선거인단도 마찬가지겠지만,실제 유권자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그들의 야심찬 목표는 그리 전망이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자체가 정책을 기준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입니다.

2003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선거인단은 23만 명이었습니다. 그 당시 최병렬 후보와 서청원 후보의 당 대표 경선은 어느 계파가 조직적으로 움직여 표를 많이 가져오는가 싸움이었습니다. 즉 후보자보다는 조직력이고,실제 후보자 인물 자체보다 우르르 몰리는 아줌마 부대도 많았습니다.

대한민국 정당정치에서 일반 당원이라는 뿌리는 굉장히 얕습니다. 지역구 조직이라고 불리는 지역 유지가 당을 바꾸어가면 그냥 지역 주민은 인맥과 친분으로 따라가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렇듯 어떤 정책과 인물론이 아닌 돈과 조직,계파가 중심이 된 정당정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정치가 여왕벌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고 봅니다. 꿀벌들이 혼자서는 살지 못하고 늘 무리지어 사는 모습처럼,학연,지연,혈연 등으로 떼를 지어 살아갑니다. 문제는 이런 떼거리 벌들이 열심히 꿀을 모아 잘 살면 되지만 여왕벌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목숨 걸고 따라다닙니다.

대한민국은 동네 계모임을 시작으로 향우회,봉사단체,클럽,친목회,종친회 등 수없이 많은 조직이 있습니다. 이런 조직을 잘 운영하는 사람이 조금 큰 지역구로 진출하거나 정치적 성향이 있는 조직에 가입하여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킨 배후에도 정치적 성향이 있는 사조직이 많았습니다. 이런 사조직들이 정당 지역구를 형성하고 있으며,이 조직들은 하나같이 여왕벌과 같은 인물을 따라 움직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정치적 견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끌려다니고 맹목적으로 충성을 다합니다. 만약 충성을 다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꿀도 생명의 연장도 보금자리도 없어질 것처럼..

대한민국의 정당 정치를 비롯한 정치의 문제점은 이런 여왕벌 구조의 정치를 타파하고 시민 스스로 의식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저는 솔직히 한나라당 선거인단 21만 명 중에서 정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알고 있는 사람이 몇 퍼센트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유독 대한민국에서 정치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에 정치가 어려운 것이 아니고 정치인이 정치를 어렵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검은 돈 쓰지 않고 사조직 운영하지 않으면서 깨끗하게 정책으로 공천이나 전당대회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계파 수장의 말 한마디에 충성을 다하고 살아갑니다.


수십억 원의 돈을 전당대회부터 사용하고 정치권력의 상부에 올라가는 사람에게, 선거인단의 표는 소중한 유권자의 한 표가 아니라 그저 배팅해서 도박에 참여한 사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배팅을 많이 하면 할수록 돈을 더 따고 싶은 도박꾼과 정치인은 너무나 비슷합니다.

도박과 정치는 너무 닮았습니다. 늘 한 방을 노리고 돈을 딸수록 더하고 싶어집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쏟아부은 돈만큼 부와 권력을 누리려고 합니다.

패가망신시키는 도박꾼은 손을 잘라야 겨우 끊을 수 있다는데,
정치를 도박판처럼 배팅하는 사람들을 정치판에서 몰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확 잘라버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