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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여러분은 기적을 믿으십니까?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꿈과 같은 일을 경험해보신 적이 있나요?
듣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동화 같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단어가 그저 영화나 소설에만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저는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의 기적을 경험해봤습니다.
제가 겪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은 저에게 최악이었습니다.아침에 노트북이 오류가 나서 블로그 포스팅
발행이 엉망이 되더니,노트북이 맛이 가서 아침 블로그 작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었습니다.
아시겠지만,여긴 PC방도 없는 시골이라서 겨우겨우 넷북으로 블로그 발행을 수정했지만,노트북은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서,겨우 서비스 센터에서 재부팅 CD로 복구를 했습니다.

오전에 거의 4시간을 노트북 수리를 하고 돌아온 저에게,아내는 아기가 심각해 보인다고 빨리
병원을 가자고 재촉을 했습니다.그 전날 청각 검사를 하면서 아기 배가 너무 빵빵 하다는 의사의
진단을 들었던터라,우리 부부는 토하는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 전문 병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날씨였습니다.제가 사는 곳에서 소아과 전문 병원까지는 40킬로가 넘습니다.특히 어제는
폭설은 아니지만, 강풍과 함께 눈이 와서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최악이었습니다.혼자라면 그냥
운행이 겁이 나지 않겠지만,아이가 탑승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조금 지켜보다가,내일 더 심해지면 더 큰 일이라는 생각에 길을 나섰고,다행히 저희집 근처와 산간
지방 이외에는 눈이 쌓여 있지 않았습니다.병원에 가서 진료를 본 결과,큰 이상은 없고 가스가 많이
찼으니 트림과 운동을 잘 시켜주고,아이가 자꾸 토하는 것은 아기가 힘을 주다가 그런 것이라 큰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눈길을 헤치고 병원을 가서 조금 어이없는 진단을 받았지만,그래도 아프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희 부부의 머리를 스친 것은 며칠 전에 주문한 기저귀였습니다.제주도는
통상 우체국 택배 이외에는 일주일 이상 걸립니다.특히 제가 있는 곳은 택배 기사들이 외지라서
근처에 올 일이 있지 않으면 오지 않는 곳입니다.

아기를 키워보신 분은 아시지만,신생아에게 기저귀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하루에도
열 개가 넘는 떵기저귀를 갈다 보니 집에 남아 있는 기저귀는 하룻밤 쓸 양도 안 되고 택배 회사에
연락을 해봐도 오늘은 배송이 어렵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외진 곳에 사는 저희에게는 최악의
경우, 수건으로 아기 기저귀를 해야 하는 공포가 엄습했습니다.


마음은 급한데,도로는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막혀있고,제가 사는 곳은 더 이상 눈이 오면 스노우
타이어와 체인이 없으면 자동차 운행을 차단하는 도로주변이라 걱정은 더 커졌습니다.

집에 온 시간이 거의 저녁무렵,이제 도로에는 눈이 쌓여서 아무리 거북이 운전을 해도 기저귀를
사러가기 힘든 상황이 되어서 낙심만 하고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현관문에 들어서는 순간 제 눈을 의심하게 하는 박스가 있었습니다.바로 기저귀
였습니다.분명 택배 기사는 오늘 배송이 어렵다고 했었는데,이런 일이 있다니.....
알고 보니 이 기저귀는 일곱가지이론 금기종님이  출산 선물로 우리에게 보낸 선물이었습니다.

저희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그리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습니다.
아니 눈보라가 치는 위험한 도로를 가지 않게 해주신 기적이었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겠지만,저희 부부에게는 분명히 꿈인가 싶을 정도로 기적이고
크리스마스 이브날 아침에 겪었던 악몽을 모두 떨칠 수 있는 축복이었습니다.


제주도에 내려와 딸을 출산하면서 이웃 블로거 분들의 선물이 너무나 많았습니다.한번밖에 뵙지
않았지만,에스더의 출산을 기억하고 예쁜 옷을 보내주신 이츠하크님의 마음에 아내는 블로거
이웃이 대단하다고 계속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츠하크의 고향스케치 바로가기:http://foodfafa.tistory.com/



소셜커머스 티공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친구는 판매하는 상품 중에서 유아 관련 상품이 나오자
잊지 않고 저에게 토마스와 친구들이라는 책과 장난감을 보내주었습니다.아시겠지만 이곳은 이런
책과 장난감을 쉽게 구할 수 없기에 너무나 소중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단순한 선물이겠지만,받아 들이는 사람에게는 기적과 같은 최고의 선물은
우리 주변에도 있습니다.어제 VJ 특공대에서 나온 아이들 모습을 보고 제가 받은 선물도 기적과
같은 선물이라고 느꼈습니다.


망막모세포종을 앓고 있는 승우는 한쪽 시력이 없습니다.승우는 코끼리처럼 강하고 싶어서 코끼리
만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승우는 간절히 바라던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우리에게 코끼리 만나는 게 어렵습니까?
동물원에 가면 흔히 만날 수 있는 동물이 코끼리지만 승우는 달력에 표시하면서 그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려서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재생 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는 서원이는 밤마다 서빙을 하면서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와 밤에 엄마를
대신해서 서원이를 돌봐주는 오빠하고 삽니다.골수이식 이외에는 늘 삶이 위태로운 서원이의 소원은
커서 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귀여운 서원이는 충분히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그러나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서원이에게 모델이라는 직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꿈꾸는 소원입니다.



버킷림프종을 알고 있는 보미의 소원은 너무 간단한 놀이동산에 가서 산타 아저씨와 함께 놀고
사진을 찍는 일입니다.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보미의 머리를 보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현대 부모들에게 놀이동산을 가고,코끼리 보러 동물원에 가는 일이 큰일이고 어렵겠습니까?
하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생존과 삶을 지탱해주는 아주 커다란 소원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기적도 아니고 별거 아닌 소원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어제 우리 딸을 아프지 않게 했던 일과 기저귀를 받은 선물이 너무나 큰 기적과 행복이었고
우리 부부에게는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셨다고 생각을 합니다.

혹시 여러분은 로또 당첨을 바라는 기적과 선물을 바라십니까?
작은 소원과 선물을 받는 기적은 로또 당첨보다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저는 믿습니다.

성탄절 아침의 작은 기적이 여러분 곁에 벌써 생겼는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동료가 당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크리스마스 선물인지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메리 해피마스입니다. Merry Happy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