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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제주항공,저가항공이라 기내에서 3시간 동안 갇힌 사연


제주에 내려가고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왔습니다.20년전 제주행 비행기를 타보고는 제주-김포 구간
비행기 탑승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제주에 저가 항공사가 많이 생겨서 그런지,제주 항공을 비롯한
제주에서 김포까지 비행기 값은 시간대를 잘 맞추면 50% 할인이 되어서 유류 할증료와 공항이용료가
비슷해지는 기현상이 보이기도 했습니다.제주항공이 스마트폰 어플도 있고,시간대도 잘 맞아서 바로
예약을 하고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제주 공항까지는 택시로 40여분 걸립니다.집에서 출발하자마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눈은 더 많이 내렸습니다.탑승 시간은 12시 55분,그러나 11시 55분 비행기
좌석이 있다고 안내 표시가 있어서,비행기를 빨리 타고 싶었지만,불가능하다고 해서,그냥 12시55분
비행기를 탑승하기로 했습니다.

눈보라가 계속 거세게 내려서,과연 김포 공항까지 운항이 제대로 될까 걱정을 했지만,체크인 카운터
직원은 운항 지연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비행기는 성인들도 힘듭니다.특히 제 아내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부터 긴장을 하더니,불안하고
온몸에 힘이 들어갔습니다.어른이 이럴진대,생후 5주된 아기는 오죽하겠습니까?그래도 다행히
비행기 탑승부터 1시간가량 운행하는 동안에는 잠시 우는 것 이외에는 편안하게 잠을 잤습니다.


출발 시각 12시 55분,기장의 안내 방송으로 김포 도착 예정 시각은 2시 5분,편안하게 음료수 마시고
잡지를 뒤적이다 보니 어느새 2시가 넘었습니다.그런데 2시 10분이 지나도 공항에 착륙하지 못하며
계속 날개와 바퀴를 내렸다 올렸다 했습니다.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들었는데 2시 15분에 기상 악화로
착륙을 하지 못했지만,10분 이내에 착륙할 수 있다는 방송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시 30분이 지나도록 착륙도 아무런 기내 방송도 하지 않더니,결국 기상 악화로 김포 착륙이
어려워서,청주 공항으로 간다고 했습니다.청주 공항으로 간다는 방송이 나오자 마자,기내는 술렁이며
여기저기서 불안한 표정으로 승무원만 연방 찾아대는 승객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제 바로 앞자리 휴가 복귀 중인 군인은 미귀가 될까봐 무지 걱정하다니(군인은 복귀 시간이 1분만
지나도,상황실로 보고가 되고 비상이 걸릴 정도로 복귀 시간에 민감합니다.) 결국 나중에 제게 부탁해
휴대폰으로 부대에 우선 연락을 했습니다.


아기를 키워보신 분들은 알지만,아기는 거의 두시간에 한번씩 분유나 모유를 수유해야 합니다.
비행기 시간이 한시간까지는 괜찮았는데 2시간이 넘어서부터 아기가 보채기 시작하고,울어서
남들이 보는 비행기 기내에서 아내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결국 모유를 수유했습니다.
(역시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가뜩이나 몸이 안 좋아서 서울 병원으로 가던 아기가 좁은 비행기 안에서 칭얼대고 우니 부모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모유 수유를 하고 겨우겨우 재웠지만,아기를 안고 있는 저희 부부는 답답하고
힘들고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청주 공항에 도착하고 대기하고 주유하고 다시 김포공항에 도착하기까지 비행기에서만 총 3시간
40여분을 꼼짝없이 갇혀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비행기를 많이 탔던 사람이고,미국에
거주할 때에는 12시간 비행 탑승 시간은 그저 웃으면 탔던 사람인데,이렇게 예기치 않은 기내에서
갇혔있는 경험은 솔직히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연착 지연 당시 스마트폰 검색화면을 캡쳐하지 못해서,출도착 샘플 이미지.


청주 공항에 도착해서 안 사실은 오후 2시경 김포 공항 도착 예정이었던 여타 항공사의 비행기들은
모두 김포 공항에 도착했다는 점입니다.김포 공항 출도착 정보를 검색해보니 제주 항공,제가 탑승한
비행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김포 공항에 도착을 했는데,왜 제주 항공만 유독 청주 공항으로 갔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나중에 다른 항공사 비행기 한대도 청주 공항에 가긴 갔습니다)

손녀딸이 태어나고 한번도 보지 못한 할아버지는 추운 날씨에 차를 끌고 공항에서 하염없이 기다려도
아들 내외가 손녀딸이 나오지 않아도 하염없이 공항에서 기다렸습니다.그러나 3시가 지나도 연락이
전혀 없자,공항 관계자에게 물어보자 3시30분경에야 청주로 돌아갔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많은 항공기가 지연과 결항이면 모르지만 단 두편의 비행기만 청주 공항으로 갔던 사태에서
왜 안내 방송조차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고 화가 났었습니다.


제주- 김포 운항 시간과 비슷한 시간을 청주에서 보내고 드디어 서울로 출발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비행기 지연 사태를 보면서 저가 항공사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1.기장은 왜 고객을 배려한 기내 방송을 하지 않았을까?
- 비행기에서 승객들은 늘 불안하고 힘들어서 단 5분이라도 버티는데 어렵습니다.특히 장시간
기내에서 화장실을 가지도 못하는 고객이 많았지만,기내 방송은 늘 늦게 방송 되었습니다.

2.지연 보상은커녕 적절한 사과조차 안 하는 제주 항공 직원들
- 제주 항공에서 풍선이나 사진 촬영 같은 서비스를 했지만,비행기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기가 있는 저희 좌석에 와서 아기는 괜찮으냐고 물어보는 승무원 한명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김포 공항에 도착했는데,짐을 찾는 곳에 있던 제주 항공 직원들 그냥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다른 항공사 한대도 지연되었으니 가만있으라는 식으로 말을 하더군요.


제주 항공등 저가 항공사 덕분에 제주에 사는 저는 참 가계부담이 적어졌습니다.그러나 저가 항공이
고객 서비스까지 저가로 행동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항공기 지연 보상이 2011년부터 시행을
한다고 하지만,기상 악화등 천재지변은 해당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저도 항공기 지연 보상에 대한 돈을 바라는 사람은 아닙니다.그저 아기를 데리고 탑승한 고객을
안타까워하거나 보살피는 마음
(미국 국내선에서 아기 동반 승객을 잘 보살펴주고 신경 쓰던 모습을
경험했던 저는 은근히 화가 났었습니다.) 비행기가 지연이 될 경우 항공사 직원들이 도착 승객에게
제대로 사과 인사를 하는 모습이 있었다면,3시간이 넘게 기내에서 갇혀 있었지만 마음이 풀어지고
오히려 제주 항공을 더 좋아했을 것입니다.

저가 항공사에 대한 물적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그러나 저가 항공사라도 고객을 배려하는 말 한마디,표정이 바로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저가 항공사라고 고객까지도 싸구려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