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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부산 사람 감별법'을 알려주는 '부산공감'

 

 

'부산공감'이라는 블로그가 있습니다. 부산에 거주하는 1인 미디어 3명이 함께 운영하는 '부산공감'은 오로지 부산 이야기만 올립니다. 한 마디로 '부산에 의한, 부산을 위한 블로그'인 셈입니다.

 

1인 미디어가 각자의 영역에서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경우는 많지만, 지역을 위해 함께 미디어 활동을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도대체 '부산공감'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 부산의 역사, 너는 얼마큼 알고 있니?'

 

부산에 산다고 해서 부산의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일부 도시 역사학자들이 도시 이야기를 하는 일은 있지만, 사람들이 잘 알지는 못합니다.

 

부산공감은 그런 면에서 부산의 도시 역사를 꽤 재밌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시인도 노래한 영도다리 점집'이라는 포스팅에서는 영도다리에 왜 점집이 많았는지 쉽게 알려줍니다. 6.25전쟁이 벌어지고 부산으로 많은 피난민이 내려왔고, 가족의 생사를 점쟁이에게 물으면서 대거 생겨났던 부산 영도다리 점집.

 

<영도다리 금강산 철학관 중에서> 박남준

영도다리 푸른 물 너머 문득 금강산

굳세어라 금순이의 바람 찬 흥남부두

머나먼 땅의 소식도 물어보고 싶었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6.25전쟁으로 어떻게 변화됐고, 그 안에서 부산이 한국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포스팅이자, 부산 도시의 역사를 기록한 글입니다.

 

' 우리 사는 부산, 문제점을 알려드립니다.'

 

언론의 활동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문제점을 비판하고 알리는 일입니다. 부산공감은 거창한 정치,시사를 다루지 않습니다. 간단하고 단순하게, 그러나 소홀하지 않게 부산의 문제점을 콕 집어 줍니다.

 

 

부산 사람이 아니면 모르면 '부산 롯데월드는 언제 완공될까?'라는 포스팅에서는 왜 부산의 롯데월드가 한 층도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부산 롯데월드가 공사하지 않는 이유는 애초 매립 목적과 다르게 아파트로 허가해달라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건물보다는 아파트로 허가를 받아 분양을 통해 건설비는 물론이고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롯데의 꼼수입니다.

 

'부산공감'은 시사 이야기를 하면서 어렵게 글을 쓰지 않습니다. 그냥 사진 한 장에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합니다. 이것을 통해 부산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곳의 사람도 부산의 문제를 알게 됩니다.

 

부산공감이라는 블로그가 단순히 부산을 홍보하는 블로그가 아닌, 진짜 부산을 위한 미디어라고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떡볶이값이 도대체 얼마인지가 왜 중요할까?'

 

역사나 시사 문제 이외에 부산공감이 다루는 얘기 중에는 정말 이런 글도 기삿거리가 될 수 있느냐는 반문을 들을만한 소재도 많습니다.

 

 

'떡볶이 500원짜리 드셨나요? 700원짜리 드셨나요?'라는 포스팅의 주제는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의 떡볶이 가격입니다.

 

떡볶이 가격이 얼마인지가 왜 중요하고, 이것이 글의 소재가 될 수 있겠느냐는 반문을 무색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는 6~7개의 떡볶이집이 있는데, 어떤 곳은 500원, 어떤 곳은 700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젊은 청년은 500원을 롯데백화점 앞이라는 지역 특성에 맞춰 700원을 받는 곳도 있습니다.

 

 

'왜 같은 장소인데 떡볶이 값에 차이가 있을까?'라는 물음은 1인분 2,000원에 떡볶이 6개를 주는 '영도마린타워 정문 앞 떡볶이'와 다리집인 이유가 "옛날엔 포장마차라서 사람들 다리만 보여서 다리집이란 말과 오징어 다리 튀김이 유명해서 다리집이라는 말도 있다"는 '남천동 다리집 떡볶이 셋트'라는 글에서 기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부산의 화려한 맛집이 아닌, 소소한 길거리 음식을 통해 부산을 얘기하고 싶은 기자는 어쩌면 서민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 했나 봅니다.

 

' 지역 언론의 한계, SNS로 극복하다'

 

흔히 지방지라고 불리는 지방 언론은 열악합니다. 정규 언론사도 힘든 상황에서 1인 미디어 몇 명이 모여서 부산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들어줄 사람조차 없을 것이라고 모두 걱정을 했습니다.

 

 

부산공감은 이런 걱정을 페이스북이라는 SNS를 통해 이겨내고 있습니다. 부산공감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연말 분위기 나는 부산지하철' 게시글은 좋아요 6,800개, 댓글 824개 등을 기록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 있는 이야기를 페이스북과 같은 SNS와 연계한다면 지역 얘기도 충분히 사람들이 읽어주는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부산공감'을 운영하고 있는 1인 미디어 거다란씨는 부산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블로거입니다. 그는 예전부터 부산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걱정으로 포기했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SNS가 가진 파급력이 비록 부산이라는 한정된 이야기도 전파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고 부산 지역 1인 미디어들과 함께 '부산공감'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토종 부산사람 감별퀴즈(언어영역)>

언어영역 (발음에 유의할 것)

 

1. ‘간또’ 라는 음식을 설명하시오 : 어묵

2. "다리모시가 깨졌다"라는 말을 설명하시오 : 계가 깨졌다

3. ‘쇳대’ 와 '사분'이라는 말을 설명하시오 : 열쇠와 비누

4. ‘강구’ 라는 곤충을 설명하시오 : 바퀴벌레

5. 누구를 ‘공구다’ 라는 말을 설명하시오 : 괴롭히다 갈구다

6. 사람이 ‘달라 뺀다’라는 말을 설명하시오 : 도망가다

7. 물건이 ‘헤꼽다’ 라는 말을 설명하시오 : 가볍다

8. ‘담치’ 라는게 무엇인지 설명하시오 : 홍합

9. ‘비싸다’ 라는 말의 반대말을 부산말로 표현하시오 : 헐타

10. ‘썽글어 먹는다’ 라는 말을 설명하시오 썰어 먹다

 

출처:부산공감

 

방문자의 70%정도가 부산 출신이나 부산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부산공감의 주 구독자가 부산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이나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부산이라는 지역은 추억의 장소인 동시에 한 개인의 역사입니다. 

 

'부산공감'은 그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입니다. 그래서 조금씩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많은 지역이 있습니다. 그 지역마다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서울 이야기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부산공감'은 부산이라는 지역을 떠나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 성공한 사례가 되기에는 미흡한 점도 있지만,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사는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하는 매체가 대한민국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부산공감'이 부산을 알리는 곳이 아닌 부산에 사는, 살았던 사람들의 얘기를 꾸준히 오래 했으면 좋겠습니다. 몇십 년이 지난 후에도 '부산공감'이 계속 사람냄새가 나는 미디어로 운영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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