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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카페'하면 성공할 수 있나?

 

 

제주에 이주해 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불고 있는 제주 이주 열풍은 아직도 식을 줄을 모릅니다.  제주에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제주 인구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각주:1]

 

제주 생활 5년째, 아이엠피터는 제주에 오는 사람들을 보면 기쁨 반, 걱정 반입니다. 내가 사는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나서 기분은 좋지만, 와서 행여나 실망하고 다시 육지로 가지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입니다.

 

제주가 좋아 제주에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제주도에서 무얼 먹고 사는지에 대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위해 제주의 현실을 조금 알려드리겠습니다.  

 

' 제주, 게스트하우스만 1,700개'

 

제주에 오는 20대에서 50대 미만 연령층이 제일 선호하는 사업이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여행을 좋아해서 제주를 선택했기에 자신의 자유로운 생활도 충족시킬 수 있고, 경제적 수익도 꾀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게스트하우스를 하려고 합니다.

 

 

아이엠피터는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현재 제주에 게스트하우스가 몇 개가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러면 보통 100여개로 대답하며 그것도 많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제주 게스트하우스 지도를 검색하면 나오는 숫자가 300개가 넘습니다.[각주:2]

 

실제로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의 숫자가 1천 개가 넘는다고 하기도 합니다. [각주:3] 제주에 게스트하우스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각주:4] 흔히 생각하는 게스트하우스 숫자보다는 훨씬 많습니다.

 

이렇게 제주에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고, 서비스도 장난이 아닙니다.

 

 

게스트하우스에 오는 손님을 위한 픽업 서비스는 물론이고 저녁 바베큐 파티에 아침 식사 무료, 인근 관광지나 오름, 올레길 셔틀 서비스는 기본이 됐습니다.

 

적게는 1만 원에서 많게는 2~3만 원의 비용을 받고 이런 서비스를 하려면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랍니다. 그래서 무급 게스트하우스 스탭을 모집해서 충당하기도 합니다.[각주:5]

 

특별한 테마로 소문난 게스트하우스는 예약을 받고도 당일에 자리가 없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출을 받아 최소 3억 이상을 투자해서[각주:6] 오픈한 게스트하우스 중에는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제주 부동산 투기 바람을 타고 고액 매물로 손해를 충당하려는 움직임만 허다합니다. [각주:7] 

 

1천 여개가 난립한 제주 게스트하우스, 그저 꿈만 갖고 덤비기에는 경쟁이 치열해도 너무 심한 상황이 됐습니다.

 

'낭만의 바닷가 카페 주인? 관광객은 6만 명 증가 커피전문점은 6배 급증'

 

제주에 이주하는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 다음으로 꿈꾸는 사업이 카페입니다. 맛있는 커피를 팔면서 자신이 직접 구운 쿠키나 빵을 파는 커피 전문점이나 카페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제주에서 카페나 커피 전문점을 하면 낭만이 넘칠 듯하지만, 제주 커피 전문점은 한 집 건너 있을 정도로 많습니다. 제주도와 경향신문에 따르면 2014년 10월 현재 제주에서 영업하는 커피 전문점은 모두 664곳입니다. [각주:8]

 

대한민국 섬으로 보면 제일 큰 제주도이지만, 커피 전문점이 664곳이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여기에 제주 커피전문점이 불과 5년 새 6배 이상 늘었다는 점을 본다면 너무 급격하게 늘어난 셈입니다.

 

혹자는 제주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에 제주 커피전문점이 급증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다지 믿을만한 통계는 아닙니다.[각주:9]

 

 

2010년 9월 제주로 온 내국인 관광객은 518,338명이었습니다. 2014년 9월 제주 입도 내국인 관광객은 576,139명입니다. 대략 6만 명 정도 늘어났습니다.[각주:10]

 

2010년 9월에 비해 2014년 9월에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고작 10% 늘어 났습니다.[각주:11] 그러나 커피전문점은 무려 500%가 늘어났습니다. 숫자상으로 따져봐도 지금 제주의 커피전문점이나 카페는 많은 정도가 아니라 포화상태라고 봐야 합니다.[각주:12]

 

제주에 카페나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다 보니, 어떤 커피전문점에서는 하루에 커피 한 잔 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방송이나 언론, 신문에서 보여주는 바닷가 낭만적인 카페 모습은 일부 극소수 가게에 불과할 뿐입니다.

 

' 제주도 창업을 위한 열 가지 조언'  

 

제주도를 동경하고, 제주 생활을 낭만으로 꿈꾸며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가 살아보니 현실과 이상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제주 이주를 꿈꾸며 나름대로 생각했던 성공의 비결은 제주에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알고 있었습니다. 제주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할 일들을 육지 방식으로 정해놓고 살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제주 관련 글 몇 개 읽고 이제 제주에서 살아가는 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만만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돈 안 들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이나 SNS로 음식이나 제품을 포장해서 홍보하면 사람들이 올 것이라 믿었지만, 세상은 그리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솔직한 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고, 조금만 게을러도 금방 등을 돌렸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아직도 제주도민이라 떳떳하게 말하지 못합니다. 늙어 죽을 때까지 제주에서 살겠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안 되면 떠날 거야'라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제주에 오는 이유는 개인마다 여러 가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돈과 성공을 좇아가기보다는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왔으면 좋겠습니다.

 

게스트하우스나 커피전문점이 힘들고 실패할 확률이 높아도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나 커피전문점을 하면서 행복한 사람도 있습니다. 행복을 위해서 왔다면 그 마음이 변하지 않고 꾸준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데이터를 가지고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따져봐도, 결국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본인 스스로입니다. 제주에서의 삶의 방식 또한 개인이 선택할 뿐입니다.

 

그저 제주가 좋아서 오기에는 제주의 모습이 많이 변했습니다. 제주는 그대로이지만 제주에 오는 사람들이 변했는지도 모릅니다. 자연이 그러하듯 제주에 오는 사람들이 제주를 더 이해하고 제주의 자연 속에서 모두 행복했으면 합니다.

 

 

 

  1. 제주도 인구는 2014년 7월 통계로 61만 2,705명이며, 2013년보다 8035명이 늘어났다. 제주의 소리 http://goo.gl/3yDVHJ 가수 이효리씨가 사는 애월읍은 인구 3만 명을 돌파했다. 경향신문 11월 22일 [본문으로]
  2.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지도 http://najeju.com/ [본문으로]
  3. KBS 2014년 8월 18일 소문난 게스트하우스 직접 가보니. http://goo.gl/AW4q8W [본문으로]
  4. 제주도 농어촌 민박 (게스트하우스는 민박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은 2014년 9월 기준으로 대략 1,700여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게스트하우스 통계는 많이 부족하다. [본문으로]
  5. 무급 게스트하우스 스탭에 대한 노동력 착취 VS 저렴한 제주 여행의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본문으로]
  6. 초기 제주 게스트하우스는 농가주택을 개조해서 영업을 했다. 그러나 현재 농가주택 매물도 없거니와 가격도 1억 이상이 가까워 보통 제주 게스트하우스 창업 비용은 3억 원을 훌쩍 넘는다. [본문으로]
  7. 보통 1억 미만 농가주택을 구입해 리모델링을 거친 게스트하우스는 최소 3억 이상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본문으로]
  8. 경향신문 2014년 11월 18일 '제주엔 한 집 건너 커피전문점, 5년 새 6배 급증' [본문으로]
  9. 제주에 사는 사람이 늘어 났으니 커피전문점도 늘어났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제주에 사는 사람 중에 5천 원이 훌쩍 넘는 커피 등을 쉽게 사먹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본문으로]
  10.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시장동향분석' 2010년 11월, 2014년 11월 [본문으로]
  11. 연간이 아닌 월 제주 입도 관광객 [본문으로]
  12. 빵과 함께 커피를 파는 제주 지역 제과점 360여곳을 포함하면 1천곳이 넘는다. 경향신문 11월 18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