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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사라진 민주정부 10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친 통합신당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습니다. 민주당 126석과 새정치연합 4석을 합쳐 130석의 거대 통합신당이 만들어졌습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라는 정치 집단이 합쳐진 만큼 많은 기대와 희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내부를 보면 기존 야당 지지자를 당황하게 하는 일들이 존재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도대체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당황스러운지 살펴보겠습니다.

' 외형은 안철수- 새정치연합이라는 옷을 입다'

이번 통합신당의 외형은 한 마디로 안철수 의원이 이끌었던 '새정치연합'이라는 옷을 입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의 공식 약칭이 '새정치연합'으로 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민주당이라는 약칭이 계속 사용됐던 과거와 비교하면, 민주당이라는 존재가 명칭에서는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것은 안철수 의원이 가졌던 '새정치' 파워를 이용, 앞으로도 민주당이라는 존재보다 '새정치'를 추구하는 정당으로 보이길 원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공식 대표는 '안철수'의원입니다. 물론 김한길-안철수 공동 대표 시스템으로 활동하지만, 공식적으로 중앙당 등록에 따른 대표를 '안철수' 의원으로 표기한 이유는 대내외적으로 안철수 의원을 내세우겠다는 의미입니다.

아이엠피터는 민주당이 당명이나 당대표를 양보하는 부분에서는 '거인 민주당'이 '꼬마 안철수'를 배려해야 하는 차원으로는 괜찮다고 봅니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가졌던 '새정치'에 대한 이미지와 지지율만 민주당이 흡수, 외형만 포장해 '바지사장'으로 만든다면, 갈등과 분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시스템을 보면 안철수 대표가 앞에서 나아가고 김한길 대표가 내부에서 밀어주는 시스템으로 갈 듯합니다. 이럴 경우 선거 패배나 어떤 정치 사안의 책임론이 제기된다면, 안철수 의원에게 비난이 집중적으로 쏟아질 수 있습니다. 


내부적인 문제냐, 외부적인 문제냐를 따지고 안철수 대표가 몇 퍼센트, 김한길 대표가 몇 퍼센트 등으로 책임소재를 따지다 보면 내분으로 비칠 공산도 큽니다. 

새정치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부분입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물론이고 각종 계파가 존재해 있는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계파 간의 갈등을 잘 조율하면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느냐입니다.

서로 다른 집단이 모였을 때는 오히려 누군가에게 전권을 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권이 독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스템보다 더 민주적이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새정치연합의 안철수-김한길 대표가 '힘의 합체와 분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제일 큰 고민이자, 성공과 실패의 기준점이 될 수 있습니다.

' 새정치연합 정강정책에서 사라진 민주정부 10년'

새정치연합이 창당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의원의 역사의식이 논란이 됐습니다. 신당의 정강정책에서 4·19 혁명이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6·15와 10·4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새정치연합의 삭제요청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안철수 대표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논란이 됐던 부분은 새정치연합의 정강정책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소모적인 논쟁은 더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중요한 점은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현 새정치연합의 정강정책에서 바뀌거나 달라진 부분입니다.


민주당 정강정책 전문에는
'민주정부 10년의 정치·경제·사회 개혁과 남북평화 및 화해·협력의 성과를 계승하되 반성과 성찰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정강정책 전문을 보면 민주당에는 있던 <민주정부 10년>이라는 단어가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민주정부 10년을 정통성으로 가지고 있던 야권 지지자에게는 충격을 주면서, 새정치연합이 중도 보수 또는 우클릭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 정강정책 전문에는 '대한민국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성장과 경쟁 지상주의, 무분별한 개발과 개방 만능주의에 기반을 둔 체제는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심화와 특권․기득권 강화, 환경파괴라는 대재앙을 가져왔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정강정책 전문에는 '대한민국은 분단의 어려움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긍정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이런 표현과 문구는 기본적으로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인정하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야권지지자들이 제기했던 '독재 정권의 산업화와 민주화 문제점'을 포기한 듯한 모습입니다.

중도보수를 포용하고 함께 나아가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이 가졌던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기억과 정통성을 무조건 지울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 정당 지지율이 문제인가? 야당 지지율이 문제인가?'

리얼미터가 2014년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과의 지지율이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새누리당 47.8%, 새정치연합 38.3%의 정당지지율을 보였습니다. 3월 둘째 주에는 새누리당 49.6%, 새정치연합 34.8%를 기록, 첫째주 9.5%의 격차가 14.8%까지 벌어졌습니다.


언론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벌어지기 때문에 벌써 흔들리고 있다고 하지만 아이엠피터는 야권 지지율의 최대치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과거 정당지지도를 보면 한나라당은 차떼기 사건 등으로 지지율히 하락한 이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13.7%까지도 떨어졌습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해졌던 시기는 참여정부에 대한 보수층의 공격이 극대화되면서입니다. 이때부터 보수층이 집결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런 진보와 보수의 지지율은 점차 굳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보수층이 모두 집결하면서 과거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뛰어넘는 엄청난 지지율이 박근혜 정권 들어서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무려 60%가 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언론, 관료,검찰,종교권력,보수학계는 물론이고 박근혜 지지자들이 모두 힘을 합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종북논란 등을 내세워 중도층을 공략, 그들을 흡수하고 있기도 합니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하락이 문제가 아니라, 야권이 가진 지지율의 한계가 40%내외라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즉 새정치연합이 기존의 전략을 가지고는 언론,관료,검찰,종교권력,보수학계,박근혜 지지자들이 합친 지지율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새정치연합'의 창당이 나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통합이 무조건 성공하리라 보기도 어렵습니다.

세력의 합체와 정치적 사상의 변동과 수용이 있다고, 한국의 모든 기득권 세력이 합쳐진 박근혜 정권 지지율을 뛰어넘기 힘든 구조가 현재의 정치판이기 때문입니다.

'새정치연합'이 창당했습니다. 이제 진짜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역량을 총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민주정부 10년>을 빼고도 '새정치연합'이 성공한다면 그들은 진짜 새로운 정치를 선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