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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황식-햄버거,선거법 위반? 기자 과태료는 얼마?


6.4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황식 전 총리와 정몽준 의원의 갈등이 계속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3월 17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김황식 전 총리와 만났습니다.

서로 좋은 농담과 덕담을 주고받던 두 사람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에 가장 중요한 경선 방식을 놓고는 확연한 의견차이를 보였습니다.

정몽준 의원 측은 <순회경선:권역별로 순회하면서 투,개표 진행 방식>방식을 반대했고, 김황식 전 총리 측은 찬성 입장을 보였습니다.

두 사람이 경선 방식에 대해 갈등을 빚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원샷 투표: 합동선거운동을 하고 후보자 선출대회를 열어 후보자를 한 번에 선출하는 방식>를  확정하기도 했습니다.

'원샷 투표' 방식이 결정되자, 이번에는 김황식 전 총리가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경선방식을 놓고 의견이 다른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너무 진흙탕 같은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 경선 중요 변수로 떠오른 박심'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는 현재 친이와 친박 계파 갈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황식 전 총리는 일명 '박심'을 자신의 서울시장 선거 마케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황식 전 총리는 18일 YTN 라디오에 출연 "출마 선언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과 접촉한 적은 없지만,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런저런 문제에 관해 상의한 적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총리의 이와 같은 발언은 대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기춘 실장을 통해 박심이 자신에게 있다고 에둘러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위상은 복잡한 교통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이 있습니다. 그녀의 의중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경선에서의 승리와 패배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황식 전 총리가 자꾸 '박심 마케팅'을 하는 이유이자, 친이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정몽준 의원 측으로는 절대적으로 김 전 총리의 박심 마케팅을 막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박심 때문에 결국 욕설과 몸싸움 일보 직전 까지'

김황식 전 총리의 박심마케팅이 거세지면서 정몽준 의원은 선거를 하기도 전에 어떻게든 이것을 막아야 하는 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당내에 흐르는 박심을 막기 위해 정몽준 의원은 경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울지역 당협위원들이 모인 만찬에서 불편한 속내를 터트립니다.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만찬에서 건배사를 겸한 발언기회가 정몽준 의원에게 돌아오자, 정 의원은 "당에 구심점이 없다. 원심력만 커진다"고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박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합니다.

정 의원의 발언이 있자, 친박핵심 이성헌 전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했습니다. 그러자 정 의원이 이성헌 전 의원의 말을 잘랐습니다.

정 의원이 말을 자르자 이성헌 전 의원은 목소리를 높여 정몽준 의원의 '재벌 이미지'를 부각하는 말을 했습니다.

"여기가 재벌그룹 사장단 회의도 아닌데 대표에게 너무 심하게 하는 것 아니냐, 여기는 정당이다. 어디서 회사 하듯이 그러느냐" (이성헌 전 의원)

이성헌 전 의원의 발언은 정몽준 의원에게 있는 '재벌 이미지'를 부각시켜 김황식 전 총리가 더 유리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몽준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의 목소리가 커지자,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이 "발언을 좀 자제해 달라, 밖에 기자들이 있으니 마이크는 좀 끄고 말하라"고 말렸습니다.

김 위원장의 자제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성헌 전 의원은 정몽준 의원을 돕고 있는 이노근 전 의원을 향해 "공천관리를 제대로 해라"며 수차례 공격성 발언을 했습니다.

화가 난 이노근 의원이 "당신이 왜 훈계냐"며 맞받아쳤고, 이 과정에서 욕설에 가까운 말이 오가며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사태가 악화했습니다.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로 나오는 과정에서 이미 친이계 정몽준과 친박계 간의 싸움은 난장판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입니다.

' 신선한 햄버거 미팅, 알고 보니 선거번 위반 의심'

김황식 전 총리는 계속되는 박심마케팅이 공격을 받자,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에게 해명을 합니다.

"그 분이 거제분이죠? 영남분인데 처가는 광주다, 그래서 처갓집하고도 많은 사람들이 저와 알고 있다. 김기춘 실장 동생이 광주일고를 나왔다. 제 후배" (김황식 전 총리)

김황식 전 총리는 김기춘 실장을 만난 이유가 동생이 자신의 광주일고 후배라 친분 때문이지 박심 때문은 아니라는 해명을 했습니다.


김황식 전 총리의 기자간담회는 오전에 급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래도 많은 기자들이 참석했고, 김황식 전 총리는 참석한 기자와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간담회를 했습니다.

'먹방 간담회','신선하다'는 표현이 나왔던 '햄버거 미팅'이었지만, 서울시 선관위는 김황식 전 총리의 '햄버거 미팅'이 선거법 위반이 의심된다고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 「공직선거법」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
① 이 법에서 "기부행위"라 함은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 「공직선거관리규칙」 제50조(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등)
⑥ 법 제112조제3항에 따라 통상적인 범위에서 1명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음식물 또는 음료의 금액범위는 식사류는 1만원 이하로, 다과류는 3천원 이하로, 음료는 1천원 이하로 한다.

김황식 전 총리가 기자 간담회에서 햄버거를 제공한 행위는 불법은 아닙니다. 문제는 햄버거가 얼마냐는 점입니다.

기자들이 제공 받은 음식물의 가격이 3천 원이 넘으면 선거법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선거법 위반 확정되면, 기자들은 과태료 얼마나 낼까?'

김황식 전 총리가 기자들에게 돌린 햄버거를 살펴보니 버거킹의 햄버거로 추정됩니다. 버거킹 햄버거는 대부분 3천 원이 훨씬 넘습니다.


버거킹은 불고기 버거와 햄버거를 제외하고는 모두 3천 원이 넘습니다. 크기로 봐서는 와퍼 같은데, 와퍼는 4,900원으로 다과류의 3천 원 이하 선거법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이날 참석한 기자 중에 지역주민, 즉 서울에 거주지를 두고 햄버거를 먹은 기자는 제공 받은 음식물의 30배 가격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최소 10배에서 60배, 보통 30배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음)

4,900원 X 30= 14만 7천 원이니 기자들은 1인당 14만 7천 원의 과태료를 낼 수도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김황식 전 총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선관위 조사관들의 조사 결과,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답니다. 조사결과, 불고기 버거와 와퍼가 섞였지만, 할인을 받아 햄버거 1개당 가격이 2,340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4,900원짜리 와퍼를 어떻게 할인 받아야 2,340원이 될 수 있는지, 저도 그렇게 할인 받고 싶어집니다.>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부모님을 둔 분들은 꼭 알려주세요. 선거 기간에는 이웃에서 주는 막걸리 한 잔이라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는 주민이 제공하는 음식류나 수건 등의 선물은 절대 받지 않도록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정몽준, 김황식 어느 후보가 될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선거가 시작도 되기 전에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고, 선거법 위반이 의심되는 이런 진흙탕 싸움은 꼴불견입니다.

정몽준,김황식 예비 후보들의 이런 진흙탕 싸움은 유권자에게 정치에 대한 환멸이나 정치는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시민들은 사진 찍을 때나 서로 매너를 지키고 젠틀맨 같은 모습이 아니라 시민이 보지 않는 어느 장소에서나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판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