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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무현의 죽음을 재연하는 '문재인의 나를 소환하라'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10월 10일 검찰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에 대해 “검찰의 최근 정상회담 대화록 수사는,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2009년 ‘정치검찰’의 행태를 그대로 되풀이 하고 있다”며 “검찰은 언론플레이 대신 묵묵히 수사에만 전념, 수사 결과로만 말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문재인 의원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 규명을 빨리 끝내고, 소모적 논란과 정쟁에서 벗어나, 정치가 민생으로 돌아오게 하라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예정된 참여정부 관계자를 소환하지 말고 차라리 자신을 소환하라고 외쳤는데, 도대체 그가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자신의 주장을 외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소설 쓰는 언론의 행태에 분노하는 문재인'

조선,중앙,동아일보는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마치 NLL을 포기했다는 식으로 기사를 쓰거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노무현 대통령이 삭제했다고 왜곡하는 창작 소설을 기사인양 계속 보도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보도한 기사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면 팩트와 틀린 것은 물론이고, 기사 작성에 꼭 필요한 사실관계 확인도 늘 엉망이었습니다.


동아일보는 8일자 6면 <검찰 ‘盧 회의록 삭제지시 동영상’ 봉하 이지원서 찾았다>에 이어, 10일자 1면 <“檢, 2008년초 靑회의 동영상 확인 / 盧 ‘불리한건 지정물로 묶자’ 발언”>을 통해 다시 자신들만의 창작소설을 기사라고 올렸습니다.

동아일보의 기사를 보면 마치 동영상이 CCTV로 어쩌다 찾아낸 증거처럼 말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먼저 동아일보가 주장한 당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없었고, 그날 수석보좌관회의는 수십 명의 보좌관이 참석한 것은 물론이고, 당시 청와대 내부에서도 생중계했습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생중계되는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과 같은 기록물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동아일보가 인용한 임상경씨는 기록비서관이 아니라 당시 대통령기록관장으로 2008년 1월 중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딱 한 번 참석했으며, “배석했을 당시 노 대통령은 회의록 삭제를 지시한 바가 전혀 없었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조중동의 소설쓰기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이끌었던 요소 중의 하나였습니다. 조중동은 언론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았고, 인터넷 게시글에서 네티즌들이나 할 수 있는 발언조차 되지 않는 수준의 말을 신문 사설이랍시고 써놓고 노무현 대통령을 괴롭혔습니다.

2009년 '중앙일보 정진홍 칼럼'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똥을 먹고 자신의 얼굴에 처바르고 온 몸에 뒤집어 쓴 사람>으로 '동아일보 오늘과 내일 오명철 칼럼'에서는 <범죄 혐의를 아내 탓으로 돌린 이해할 수 없는 저 인간>으로 '김대중 칼럼에서는 <사법절차에 매달리는 불쌍한 인간>으로 그를 매도했습니다.

MB의 내곡동 사저와 이상득,최시중 등의 집권 세력 뇌물 수수와 정치 행태에서는 저런 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상황을 볼 때, 과연 조중동이 언론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는지, 그를 오로지 죽이기 위해서 저런 기사를 썼는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수사를 하지 않고 정치를 하는 검찰'

검찰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수사 중인 사건이 결론이 나기 전에는 어떠한 형태로 사건을 단정 지으며 안 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검찰은 여전히 언론을 동원하여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기록관에 옮겨지는 문서가 모든 것을 포함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서 보고 후 대통령의 수정지시나 보완지시가 있으면 그 문서는 결재가 안 된 문서입니다. 반려된 문서는 이관 대상에서 제외하고 추후 보완 결재된 문서를 이관하는 것이 옳습니다. 

 
검찰은 오로지 '삭제'라는 말만 언론에 퍼트렸고, 언론은 그대로 받아쓰기를 했습니다. 조중동과 TV뉴스는 이지원 시스템과 검찰 수사 결과의 허점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화록을 열람한 뒤 안보정책실에 일부 부정확한 표현이나 오류가 있는 부분을 수정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미결재 문서는 이렇게 당연한 '이관제외'가 됐습니다.

검찰은 이지원 사본에도 있고, 국정원에도 있는 최종본이 왜 국가기록원 문서관리시스템에 없는 이유를 밝혀내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그런 수사를 하기도 전에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이 문서를 삭제했다는 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했던 검찰은 이미 그를 죄인으로 만들어 놓고, 아예 그를 파렴치범으로 몰아갔습니다. 대질신문을 거부하는 자체가 범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고가의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언론에 흘리기도 했습니다.

검찰에게 노무현은 그저 탐나는 먹잇감에 불과했으며, 그를 죽여야 했던 이유는 감히 자신들의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려고 했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것을 뻔히 아는 검사들은 학번을 운운하면서 대통령을 공격합니다. '대학도 나오고 사법시험도 합격한 엘리트 집단의 검찰에게 대학도 못 나온 네가 감히 대통령이라고 우리 조직을 흔들어?'라는 그들의 태도에서 이미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예견됐을지도 모릅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대통령을 바라보며 학력파괴의 성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위협하는 고졸인생의 행동에 그들은 화가 나서 더욱 그를 괴롭혔습니다.

수사를 하지 않고 정치를 했던 검찰의 행태는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노무현, 그리고 지금의 문재인'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았을 당시 언론과 검찰은 연일 그를 공격했으며, 그에 대한 진실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봉하사저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발가벗겨진 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변호사 출신의 문재인 의원은 당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다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이 할 수 있었던 일들을 별로 없었고, 결국 그는 죽음을 선택했었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차라리 나를 소환하라>라고 외치는 이유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주변 인물을 하나씩 잡아먹던 하이에나 같은 정치 검찰을 바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통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과 언론, 그리고 새누리당은 결코 문재인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맨 나중에서야 그를 소환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정국을 그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면 먹잇감을 끝까지 물어뜯고 할퀴어 지친 사자가 스스로 포기해야 손쉽게 먹이를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수사를 바라보면서 고통스러웠던 문재인은 그의 죽음 앞에서는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챙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과 노무현, 이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이 이별해야 할 때도 됐습니다. 그러나 그 두 사람은 결코 헤어질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친노라는 이름으로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에서조차 공격하기 좋은 먹잇감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가 나서면 나선다고, 안 나오면 안 나온다고 욕을 먹고, 비난을 받고, 책임을 지라는 소리가 그를 여기저기서 때리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보면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면 항상 옆에서 걷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과 문재인은 '동지'인 동시에 '친구'였습니다.

이제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을 그만 놔주고 싶지만, 세상은 그 둘을 결코 떼어 놓으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은 더욱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래도 그는 친구를 버리려고 하지 않고, 친구의 고통을 알기에 감수하려고 합니다.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대통령은 그의 곁에 없습니다. 이제 문재인 의원도 그만 그 친구를 놓아주고, 그 곁에 노무현이 아닌 그를 믿고 지지하는 '시민'의 손을 잡아야 합니다.

시민의 손은 늘 열려있습니다. 제발 노무현 대통령처럼 그 손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