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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나는 지도다' 어플을 사용해 본 여행기


요셉이가 여름 방학이라 외갓집에 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전남 광양인 처가는 오지 산골인 탓에 교통편이 불편합니다. 그래서 제주에서 가려면 차를 가지고 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제일 편합니다. 여름이라 아이들 옷은 물론이고 늘 어디를 가더라도 일을 해야 하는 제 특성상, 컴퓨터에 온갖 악세사리 짐도 꽤 되기 때문에 반드시 차가 필요하거든요.

제주에서 육지로 가는 배는 부산,녹동,장흥으로 갑니다. 그중에서 성산에서 장흥 노력항으로 가는 배는 집에서 가까울뿐더러 배를 타는 시간이 2시간20분으로 제일 짧습니다. 말괄량이 에스더를 2시간 넘게 본다는 것은 엄청난 체력과 인내심을 요구하기에 우리 집은 항상 '성산-장흥 노력항' 배를 이용합니다.


여름 방학 성수기라 일반실은 모두 예약이 끝나 우등실을 겨우 예약했습니다. 물론 제주도민이라 할인받고, 에스더는 공짜라서 우등실 예약을 할 수 있었지, 그냥 일반인이라면 조금 힘든 가격이었습니다. 그래도 성수기 항공 요금 (저가항공도 1인 8만원+14,000원 = 총 94.000) 대략 왕복 45만 원에 비하면 네 식구가 왕복 25만 원으로( 배 선적 비용 포함) 육지를 갔다 올 수 있었으니 기름값과 톨게이트 비용, 택시비를 생각하면 훨씬 저렴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아이들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았던 어플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나는 지도다' 어플이었습니다. 예전에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어플 제작회사인데, 고맙게도 제 블로그를 무료로 홍보해주시겠다고 하면서 블로그 홍보 광고를 떡하니 어플에 넣어주셨더군요. 유료 어플도 아니고 무료 어플이라 저도 당당하게 공짜로 내려 받고 써봤습니다.


어플은 간단합니다. 자신이 찾는 지명 검색어를 입력한 후 다음 지도나 네이버 지도를 클릭하면 우측 사진처럼 지도가 나오는 형태입니다. 다른 지도 어플과 다르다면, 여기는 지도에 직접 손글씨를 쓸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처럼 아이들과 여행을 할 때 아이들이 항상 묻는 '아빠 여기가 어디야?'에 지도를 불러와서 '여기는 성산항이고, 그때 우도 가는 배는 이쪽에서 탔지만, 이번 육지가는 배는 여기서 타는 거야'라는 친절한(?) 아빠의 해설이 빛을 발하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처가 근처가 섬진강인데, 섬진강은 재첩으로 유명한 곳 중의 하나입니다. 매번 장모님이 재첩을 보내주셔서 밤새 커피 마셔서 쓰린 속을 가끔 재첩국으로 달래는데 그렇게 먹던 재첩이 어떻게 잡히는지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섬진강에서 나오는 재첩은 아무나 잡는 것이 아니라 강을 따라 사는 마을 주민들만 잡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오른쪽에 장대에 붙은 그물망으로 바닥에서 재첩을 건지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하기에는 그렇게 쉽지 않은 일처럼 보였습니다. 고무 대야에 한가득 잡아 오신 재첩을 그냥 먹는게 아니라, 돌을 다 걸러내야 했습니다.

돌을 고르고 씻는 작업을 하는 동안 아이들과 차 안에서 '나는 지도다' 어플을 가지고 놀이를 해봤습니다.


' 아빠가 아까 타고 왔던 도로가 여기야,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지도에서 어디쯤 있는지 보면, 바로 요기지, 여기 강 이름은 섬진강이고, 고모 할머니가 사시는 곳이 매화마을, 그리고 지금 저기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잡는 것이 바로 재첩'

아이들과 그냥 노는 것은 좋지만, 교육적인 설명(?)에 늘 부족하던 저에게 '나는 지도다' 어플의 손글씨는 아주 유용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우리 요셉이와 에스더에게는 마치 유아 어플처럼 글씨도 쓰고 지우기도 하면서 시간도 보내고, 지리 공부(?)도 할 수 있는 어플이었습니다.


원래 '나는 지도다' 어플은 우리 집처럼 아이들 교육용(?)이 아니라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모임이나, 약속 장소를 글씨로 쓰거나 메시지를 입력해 SNS로 공유하면 더 편리한 어플입니다. 어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런 기능은 이번에 아이들을 처가에 맡겨놓고 혼자 서울에 갔던 제가 써보니 확실히 편리했습니다.

특히, 서울 시내에서 지하철역 몇 번 출구에서 어느 골목으로 나와 쭈욱 들어와야 한다는 이런 식의 이야기를 들으면 저 같은 사람은 미쳐버립니다. 그런데 잠시만요.하고 지도를 불러서 손글씨로 쓰면서 여기 맞죠? 하고 카톡으로 보내면 길을 헤매거나 할 필요없이 아주 간단했습니다.

문제는 있습니다. 그것은 저처럼 사용하는 아이패드가 와이파이만 쓸 수 있으면 골치 아픕니다. 그래서 이번에 어플을 사용하면 계속 스마트폰 테더링을 실행시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아이폰에서는 당연히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서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번에 육지를 갔다 오면서 다시는 육지로 여행가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에스더를 데리고는 절대로, 네버,다시는,꼭..'

이유는 뻔합니다. 말괄량이,조폭,일진 에스더의 만행 때문입니다. 두살도 안 된 아이가 얼마나 뻔뻔하게 부모를 괴롭히는지 도저히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의 만행을 몇 가지 나열하자면

- 옆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던 아줌마 아이스크림 삥뜯기
- 장흥 여객터미널을 자신의 놀이터로 종횡무진하기
- 카페리호 유리창 두드리며 자는 승객 깨우기
- 우등실 올라가는 계단을 점령하고 사람들에게 불쾌감 조성

정말 공공장소에서 떠드는 아이를 보면서 부모가 왜 저러나 하며 비난하며 살았던 제 삶이 와르르 무너저버린 여행이었습니다. 아이를 팰수도 없고 (아이를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삽니다. 그런데 20개월짜리 아이에게 매를 때린다고 이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정하고 반성하겠습니까? 그래서 조금 더 크면 매를 들려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울게 놔둘 수도 없고, 정말 미치겠더군요. 쥐구멍이 아니라 바다에 풍덩하고 빠져 버리고 싶은 심정까지 들었습니다. 

 
이런 그녀를 잠재우는 방법은 오로지 먹을 것밖에 없습니다. 회, 장어, 전어,고기,닭 내장을 가리지 않고 먹는 그녀의 식욕을 채우기만 하면 일단은 잠잠합니다. 그래서 오고 가는 길에 사먹은 비용이 꽤 됩니다. 먹고, 마시고, 놀고,자면서 신나게 뛰어노는 에스더를 보면서 저질 체력 아빠는 두 손과 두 발을 다 든 여행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여행은 많은 추억을 남깁니다. 특히 아이들은 한번 갔다 온 곳은에 대한 기억은 평생 가기도 합니다. 이런 여행에서 '나는 지도다' 어플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집에 가려면 어떻게 가고, 여기서 무엇을 했는지를 간략하게 저장해놓으면 집에 와서 일기 쓰기나 추억 정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도 같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자신의 어플에 무료로 블로그 홍보를 해주신다는 고마운 분을 향해 약간의 도움을 주고자 리뷰를 쓴다고 마음먹었지만, 아이엠피터의 리뷰글은 언제나 제멋대로 해석하고 맘대로 글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ㅠㅠ

어쨌든 저는 '나는 지도다'어플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써봤고, 인터넷만 된다면 아이들을 한동안 공공 시설에서 뛰어다니지 않게 붙잡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아쉬운 점은 별도로 저런 손글씨 기능을 어플로 실행하기 보다, 다음 어플의 지도에서 직접 손글씨를 쓸 수 있도록하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나는 지도다' 어플 다운로드

 


모든 것을 훌훌털어버리고 떠나라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에스더를 데리고 제주도를 떠나보니 고생과 치욕,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한 여행이었음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힘든 여행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여행이 이제 추억으로 컴퓨터에만 남을 것 같아 적어 본 여행기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리뷰도 아닌 이번 여행에서 아빠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증거 보존 차원에서 쓰는 글이자 절규라고 보면 됩니다. 에스더 각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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