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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진중권, 택시비 70만원 받고 북송반대시위 참가?



어제 트위터에서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탈북난민 북송저지 촛불집회에 참석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극우인사로 유명한 강재천씨의 트위터에는 "이번 목요일은 대박이겠네요. 아마 제 트윗도 기자들이 보고 있으니 별도로 기자를 안불러도 많이 오겠네요. '진중권,탈북난민 북송저지 촛불집회에 참석'.. 기대됩니다"라는 트윗이 올라왔습니다.

진중권 교수의 '탈북난민 북송저지 촛불집회' 참석은 어떻게 보면 그동안 진중권 교수가 극우단체들을 대했던 모습과 달라 무슨 일인가 봤더니, 또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강재천씨는 "돈받고 탈북난민 북송저지 현장에 오는 분이 진중권이 처음일듯..ㅋ" 이라는 트윗을 통해 진중권씨가 북송반대 시위에 참가하면 돈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 돈은 어떤 대가가 아니라, 진 교수가 사는 영주에서 시위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까지의 택시비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진중권 교수라도 택시비를 받고 북송반대 시위 현장에 간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트윗이 올라오게 된 배경은 따로 있었습니다.


강재천씨는 진중권 교수에게 먼저 "주대환씨(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도 탈북난민 북송저지 촛불 문화제에 참석했는데, 천하의 진중권이라면 못 올 곳이 아니지요"라는 멘션을 보냈고, 진중권 교수는 이에 대해 "그런 훌륭한 행사를 왜 여기서 합니까? 실제로 북송되는 현장에 가셔서 목검들고 저지하셔야죠.그럼 제가 적극 후원하죠"라는 멘션을 통해 항공료 지원에 대한 의견을 먼저 밝혔습니다.


진 교수는 강재천씨가 중국 공안과 맞장 뜨신다면, 즉 중국에 가서 탈북자 북송저지 시위를 한다면 항공료를 지원한다고 했고, 강재천씨는 이에 대해 진중권 교수가 북송반대 시위에 참석하면 택시비를 준다고 맞불을 놓았습니다.

트위터에서 벌어진 강재천씨와 진중권 교수의 이번 사건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중권 교수의 '탈북자 북송저지 반대시위'참가는 탈북자에 대한 진 교수의 이야기에 일부 보수성향 트위터리안들이 참여하면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진 교수가 탈북자 북송저지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과 함께 항공료 지원을 제안했고. 이에 강재천씨는 그럼 '당신부터 서울에 오면 택시비를 주겠다'고 하면서 사건이 흘러간 것입니다.

'목검과 커터칼 시위'

우리는 진중권 교수와 강재천씨의 트위터 설전에서 진 교수가 왜 강재천씨의 '북송반대 저지 시위'를 '목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비꼬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강재천씨는 지난 한진중공업 김진숙씨를 위한 '희망버스'가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갔을 때 목검을 들고 희망버스를 막아섰던 사람입니다. 강씨는 어버이연합 회원들과 함께 영도대교 앞을 통제하고 시내버스 승객을 검문하며, 시내버스가 지나가지 못하도록 버스 밑에 드러눕는 등 난동을 부렸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2011년 8월에 'KBS 이승만 찬양 방송 저지'를 위해 농성중인 독립운동 후손과 항일 관련단체,4.19관련단체 회원들의 천막농성장에 난입해 '커터칼'로 현수막을 여러 개 찢는 등의 난동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진중권 교수는 이런 강씨의 지난 전적을 비판하면서 "커터-목검남 vs. 머리끄덩이녀의 대결. 저는 머리끄덩이녀에게 걸겠습니다. 한쪽은 맨손만으로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혔지만, 다른 한쪽은 커터와 목검까지 들고 고작 조동이만 놀렸거든요."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임수경-백요셉의 탈북자 관련 논쟁이 트위터에서 뜨겁게 벌어지면서 진중권 교수와 강재천씨가 탈북자 처리 문제에 관한 상반된 견해를 말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진중권 교수는 "탈북자들 북송되는데, 자기들은 안전한 남한땅에서 촛불이나 들겠다구요? 그래, 촛불 들면 중국당국이 무서워서 송환을 거부하고, 북조선 애들이 미안해서 북송을 중단할까요? 공허한 제스처 그만 하고, 이제 몸으로 보여주세요. 적극 지원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목검과 커터칼을 들고 일반 시민만 위협하는 시위를 하지 말고 제대로 효과적인 시위를 하는 편이 더 낫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나의 주장에 동조하지 못하면 종북좌파?'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잘못된 논쟁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극우단체들은 '탈북자 북송저지 시위'에 참가하지 않으면 '종북'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북송저지는 당연히 해야 합니다. 힘들게 자유를 찾아온 북한주민들도 우리가 돌봐주어야 할 소중한 인권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위해 시위를 하지 않았다고 나쁜 놈이나 잘못된 사람일까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주장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주장과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관심은 있으나 참여는 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등 여러 가지 생각이 있는데, 그런 생각들 전부를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고 '종북'이라는 단어로 매도할 필요도, 정치적으로 모든 것을 해석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 강정마을을 보호하자는 개그맨 출신 김미화씨와 북송저지 반대 시위에 참가한 연예인들


강정마을을 보호하자고 외치는 김미화씨는 빨갱이고, 북송저지 반대 시위에 참가하는 연예인들은 애국자입니까? 아닙니다. 그들 모두는 정치적인 논리보다 모두가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을 향한 안타까움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뿐입니다.

이분법적인 논리로 모든 것을 해석하고, 단죄하고, 내 편,네 편을 가를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강요하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역사적 아픔을 겪었습니까?

▲ 한국전쟁 중 경기도 고양시 금정굴에서 경찰,치안대,우익단체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은 400여명


우리는 누군가를 죽여야만 살아남는 세상을 겪었습니다. 반공청년단,서북 청년단 등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상대방을 빨갱이로 몰고 그들을 죽여야 했습니다. 그런 세상을 왜 우리는 다시 만들려고 합니까?

남과 다른 주장은 누구나 펼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도 없고, 비록 그 주장에 오류가 있다고해도 그 주장을 무조건 '종북'으로 몰아 단죄할 자격도 그래서는 절대 안 됩니다.

오늘 포스팅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간혹 제가 쓴 포스팅을 근거로 언론들이 '요거 사람들이 관심 있는 주제다'라면서 관련 기사를 내는데, 제발 단순히 진중권 교수가 '탈북자 북송저지 시위에 택시비를 받고 갔으니 속물'이라는 요지로 기사를 쓰지 말라는 뜻입니다. (제가 진중권 교수 그리 탐탁지 여기지 않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진실은 제대로 밝히는 것이 옳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도 이제는 제대로 된 토론 문화를 갖자는 뜻입니다. 언제까지 죽일 놈,살릴 놈을 나누면서 살아야 합니까? 혹시나 '탈북자 북송저지 시위'에 간 사람이라고 모두가 극우나 보수우익이 아닙니다. 강정마을을 지키자고 했다고 모두가 빨갱이도 아닙니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 나와 비슷한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 고로..모든 사람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존중하자..(@yu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