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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위안부 소녀상' 말뚝 테러범 정체,알고보니 그때


 


지난 19일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맞은편 위안부 평화비 소녀상에 일본인 남성이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쓴 팻말을 설치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일본인이 말뚝을 놓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자, 경찰은 이 말뚝을 치웠고, 이 남성은 말뚝을 소녀상 의자의 다리에 묶어 버렸습니다.


도대체 이 일본인 남섬은 누구이고, 왜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했을까요?

'위안부 소녀상 말뚝 테러범의 정체'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한 사람은 '스즈키 노부유키'라는 사람입니다. 그가 누구인지 경찰의 CCTV에 나와서 밝혀진 것이 아니라, 스즈키 노부유키 스스로 말뚝을 설치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기 때문입니다.

▲ 스즈키노부유키의 블로그 캡쳐 화면

 

스즈키 노부유키는 '한국의 매춘부상에 다케시마(독도) 증정'(원제:拡散願い!韓国の追軍売春婦像に「竹島は日本の領土」を贈呈ス)라는 요지의 글을 6월22일에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스즈키 노부유키는 블로그에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평화상(소녀상)을 매춘부라고 지칭하면서 이 소녀상을 설치한 것을 일본인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한국의 거짓말을 폭로하고 일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동영상을 올려놓고, 이것이 확산하고 세계에 문제 제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스즈키 노부유키가 올린 동영상에는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하는 과정과 그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기 동영상에 나오는 한국 경찰은 왜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을까요? 단순히 기념촬영인 착각했을까요?)

스즈키 노부유키는 1965년생으로 일본 우익단체가 벌이는 활동에 많이 참가했었고, 특히 야스쿠니 신사를 청소하는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건설쪽에 일하던 스즈키 노부유키는 2010년 운송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현재는 '유신정당 신풍'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단순 극우파의 소행? 일본 극우 정치의 현주소'

스즈키 노부유키는 자신의 블로그 '스즈키 노부유키의 유신통신'에서  '기존 정당이나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애국 정치세력을 만들고, 차기 참의원 선거에서 도쿄 선거구 출마를 목표로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스즈키 노부유키가 프로필에 밝힌 '유신정당 신풍'의 정체를 주목해야 합니다.


▲'유신정당 신풍'의 홈페이지.

 

'유신정당 신풍(약칭 신풍)'은 1995년에 우오타니 테츠오(魚谷 哲央)에 의해 설립된 정당으로 우익 보수를 표방하는 정치 단체입니다. 우오타니 테츠오(魚谷 哲央)는 현행 일본 패전 후 미군정의 점령하에 설립된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진정한 국정 개혁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던 전형적인 극우파 철학을 설파하고 다녔던 사람입니다.

2001년 19회 참의원을 시작으로 20,21회까지 출마했다가 낙선된 우오타니 테츠오는 2010년 22회 참의원 선거는 출마하지 않고, '유신정당 신풍'의 대표를 스즈키 노부유키에 물려줍니다. 

2001년 부터 우오타니 테츠오와 함께 '유신정당 신풍'에 참여했던 스즈키 노부유키는 2007년 21회 참의원 선거 도쿄구에 출마했다가 낙선을 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유신정당 신풍'이 내걸고 있는 정책과 강령,성명서입니다. 

▲'유신정당 신풍'의 성명서 제목과 '무사도 정신' 강연회

 

'유신정당 신풍'은 스즈키 노부유키가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한 6월19일 '서울에 있는 반일의 상징을 해체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국방의 최전선은 센카쿠(중국과 분쟁 중인 섬)'와 '북한 미사일 발사'에 관련한 성명서도 과거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현대의 '무사도 정신'이라는 강연회를 주최하는 등 미군정에서 이루어진 헌법을 사무라이 정신으로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극우적인 모습은 정책이나 다른 일본의 극우파들과 연계한 시위에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 외국인 참정권을 반대하는 일본의 극우단체 시위

 

일본 극우파들은 일본 내 외국인 참정권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외국인이라 함은 일본에 온 외국인도 있겠지만, 귀화하지 않은 재일 조선인도 포함되어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유신정당 신풍'의 무라타 하루키 국민운동위원회 위원도 이런 외국인 참정권 반대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했던 스즈키 노부유키는 단순한 일본 극우파 인물이 아닌 정당인이자 정치인으로 분류되어야 하며, 그의 위안부 소녀상 말뚝 설치는 단순히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본 극우파의 아바타 한국 보수 우익'

우리는 앞서 일본의 극우파가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한 모습에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살펴봐야 합니다. 

▲스즈키 노부유키의 블로그 글과 이한구 의원의 '종북사전'

 

스즈키 노부유키는 시모죠 마사오 타쿠쇼구 대학교수의 말에서 '종북'과 '친북'이라는 말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그는 한국 국회의원의 다수가 국가보안법(그는 간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체포 경력이 있으며 '좌익'이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노무현, 김대중 정권을 친북정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친북'과 '종북'에 관해 블로그의 글에서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한 스즈키 노부유키의 이론과 이한구 의원이 '종북사전'을 가지고 국회의원 대다수를 종북,좌파로 규정하고 있던 모습이 왜 이리 비슷해 보일까요?

▲ 일본 자민당 의원의 입국을 반대하는 극우단체의 시위와 신도 요시타가 자민당 의원.

 

지난 2011년 8월 일본 자민당 의원이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김포 공항에 입국했습니다. 그 당시 한국 보수단체들은 공항에서 화형식을 하는 등의 극렬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르는 사실이 있었는데, 그것은 당시 함께 입국했던 사람들이 누구였는가입니다. 

당시 자민당 의원들과 함께 입국했던 무라타 하루키는 외국인 참정권을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던 '유신정당 신풍' 소속 위원이었고, 스즈키 노부유키는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했던 인물입니다. 또한 시모죠 마사요 타쇼코쿠 대학 교수는 '종북','친북'을 논하고 다니는 이론가였습니다. 

그때 자민당 의원들은 모두 입국이 금지되었지만, 스즈키 노부유키와 무라타 하루키는 한국 입국에 성공했었습니다. 

실제로 자민당 의원의 입국 금지뿐만 아니라 스즈키 노부유키와 같은 반일, 극우파의 정체를 한국 정부는 파악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대한민국 김포 공항에 있는 국정원 직원이 제주에 사는 정치블로거보다 일본 극우파 그것도 나중에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는 강력한 극우 행동파의 신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겠죠? 그렇다면 방관일까요? 

▲ '유신정당 신풍' 지지자가 차고 있는 욱일승천기

 

보수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극우'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극단적인 모습입니다. 그런데 일본의 극우파와 한국의 보수는 너무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과연 일본과 한국의 민족적 자존심을 높이고 진정한 애국을 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반한 감정을 가진 일본인이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했다고 분노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안에 담긴 많은 이야기와 진실을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극우'와 애국은 분명 다릅니다. 그러나 일본의 극우파를 대하는 한국의 모습은 똑같은 극우파처럼 전략도 지혜도 없이 무조건 화만 냅니다. 정치,외교의 무능력이 계속된다면 우리가 욕하는 일본 극우파와 우리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진정한 애국을 하려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실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지혜부터 갖춰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