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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일본에서살기

일본어학교 선택하기

글: 김수종 daipapa@hanmail.net
www.ohmy-japan.com



가끔 일본유학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이 어학연수기관인 일본어학교 선택에 있어서 고민이 된다고 말해오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 전국에는 대략 400개 정도의 일본어연수기관인 일본어학교가 있다. 이 많은 곳 중에 옥석을 가리고 좋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사실 초보자에게는 힘이 든 일이다. 물론 소위 유학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학교 선택에 있어서 신중하지 못한 점이 있기도 하다.

가장 먼저 일본으로의 어학연수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우선은 한국에서 최대한 준비를 하고서 가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 1년 이상 일본어학원을 충실히 다니고, 일본현지에서는 6개월 정도 공부하고 진학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고 현지로 가는 경우에는 무조건 현지에서 오랫동안 어학연수를 한 다음 진학하여, 마음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좋다.

좋은 일본어학교는 반드시 시설이 좋고, 학생이 많고, 도심에 있으며 전철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일본유학을 가려고 하는 학생들과 상담을 해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위의 조건을 제시하면서 너무나 잘 알려진(?) 학교만을 선택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들에게 잘 알려진 학교는 정말로 내실이 있어 유명하기 보다는 유학원을 대상으로, 혹은 인터넷에서 홍보를 잘하거나 영업력이 좋은 학교일 뿐이라는 사실(?)에는 주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유명한 학교는 결코 좋은 학교의 충분조건을 갖춘 학교라기보다는 홍보와 선전에 능한 학교인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실례로 일본어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모(?)학교의 경우 학생 모집도 많이 되고, 동문들도 많고, 한국의 대부분의 유학원 일본유학 상담가들이 이 학교 출신이 많아서 별로 영업을 하지도 않는 것 같지만, 학생들을 휩쓸어서 입학을 시키는 경우가 있다. 사실 입학을 한 거의 모든 학생이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말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인지 일본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인이 많고, 교직원들의 태도로 불손한 경우가 많고, 생각보다 이상한 (?) 친구들이 많아서 수업 분위기도 엉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다. 일본어학교는 싫어도 한번 선택을 하면 졸업하는 그날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은 다녀야지 전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말을 이어보자. 우선 좋은 학교는 일본어학과 만을 두고 보자면 대학 별과나 전문학교 부설 일본어학과를 가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일본어학교 보다는 시설도 좋고, 유학 비자를 받을 수 있고, 학생 할인과 다른 과에 일본학생들이 많은 관계로 친구를 사귀는 것에도 도움이 되어서 좋다. 수업도 보통은 하루 6시간을 하는 곳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좋다고 전부 좋은 것은 아니다. 우선 6개월 만 어학연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받지 않은 경우가 많고 수업시간이 길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적고, 보통은 1년 정도면 졸업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좋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일본에 10곳 정도 밖에 없는 학교로 동남아 지역의 유학생들을 선발하여 대학에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학력인정일본어교육기관이 있는 일본어학교이다. 이곳은 동남아에서 유학을 오는 학생들 가운데 고교 졸업까지 12년의 교육기간이 되지 않은 학생들을 일본 현지에서 1년간 고교 3년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돕는 곳으로 일본어뿐만 아니라 일본유학시험과 일본대학진학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과목을 가르치는 곳이다. 쉽게 보자면 고교 3년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구체적인 학교 이름은 개인적으로 질문을 해 오면 알려드리겠지만, 이곳은 수업료가 비싸기는 하지만, 유학 비자를 받을 수 있고, 고교 2년을 마치고 진학을 위해 일본으로 갈 수 있는 혜택도 있는 곳으로 인기가 있다. 이런 곳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은 영업을 하지 않아도 학생이 넘쳐나는 관계로 홍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은 정말 좋은 학교들이 많지만, 절대로 홍보를 하지 않는 관계로 한국에서는 전혀 유명하거나 알려져 있지 않다. 애석하게도 말이다.

다음이 보통의 일본어학교들이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전부가 거기서 거기이다. 그런데 잘 모르는(?) 학생들은 어디가 좋다, 이곳이 나쁘다는 외치며 구별을 하지만, 조금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은 웃고 만다. 정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말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외형적인 조건을 전부 상관하지 말고 학급당 인원수가 가장 적은 곳을 택하라고 권한다.

일본어학교는 학급당 인원수가 20명까지 이다. 그런데 학교에 따라서는 10명에서 15명 정도까지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이런 곳이면 무조건 가라 학비는 비싸건 싸건 가리지 말고, 두 번째는 같은 값이면 학교가 싼 곳으로 가라! 생각보다 일본어학교의 학비는 편차가 있는 편이다. 초기 6개월 과정에 45만 엔까지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34만 엔 정도까지 하는 싼 학교도 있다.

학비의 차이가 정말 수업 수준의 차이가 나타나면 모를까? 내실을 알고 보면 정말 수준의 차이가 없는 곳이 많다. 물론 “싼 게 비지떡”라는 말이 있는 듯 싼 곳을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는 하다. 나도 모든 일본어학교의 수업을 들어 보았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고도 좋은 일본어학교는 의외로 많다. 아울러 일본유학시험을 대비한 강의로 영어, 수학, 사회, 물리, 화학 등도 강의해 주는 곳을 택해라.

다음의 선택기준은 오래된 학교를 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일본어학교는 최근에 생긴 학교에서부터 30년 정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은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특이한 교육방법이 있는 곳이 많다. 무조건 그런 곳을 가라! 다음은 학교의 건물과 기숙사가 이사장 소유나 학교의 소유로 되어 있는 곳으로 가라. 이런 부탁을 임대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늘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과 건물 주인과의 마찰이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단이 튼튼하여 교사와 기숙사가 모두 자기 소유 인 곳을 가면 심적으로 편하다.

또한 반드시 기숙사를 직영하고 있는 학교로 가라. 학교에 따라서는 위탁 경영을 하고 있는 기숙사나 민간 기숙사를 소개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곳 보다는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자기 소유의 직영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을 택하는 것이 초기에 집 문제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자가 직영이라고 하지만 터무니없이 먼 거리에 위치한 학교가 있는 데 이런 곳은 택하지 마라. 관리가 잘 안되고 통학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다. 학교와 직영기숙사와의 거리가 도보로 10-15분 혹은 자전거로 5분 거리에 있는 곳이면 최상이다.

가끔 있는 질문인데, 회화에 강한 학교, 진학에 강한 학교를 물어오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사실은 웃고 만다. 어학은 말하기, 읽기, 쓰기, 듣기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해지는 체화가 필요한 학문이다. 따라서 회화가 강한 학교에서도 당연히 이 모든 것을 골고루 하고 진학을 강조하는 학교에서도 시험을 위해서 이 모든 것을 골고루 한다. 그러지 않으면 시험에서 필기는 합격하고 듣기는 잘 못하여 면접에서 실수를 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어학교는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1-2년 간 공부하여 진학을 하고자 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재수학원 같은 교육기관이다. 따라서 진학이 위주이고, 진학을 위해 일본에 오는 학생들에게 일본어 전반을 가르치는 곳이다. 이런 교육기관에 회화 위주나 문법위주, 진학위주라고 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별로 없는 과장에 불과하다.

다음이 아르바이트 문제로 도심에 있는 학교를 선택하는 분들이 있는데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도심의 학교의 경우 사실 가보면 대부분 아르바이트 문제로 조금은 이상한(?) 친구들이 많이 다니고, 가끔 오는 단기생이나 청강생 가운데 수업 분위기를 방해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정말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부심에 있는 학교로 가서 공부를 하고 아르바이트는 전철로 10-20분 거리에 있는 도심으로 가서 하면 되는 곳을 찾는 곳이 좋다.

마지막으로 연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도쿄나 오사카를 제외하곤 지방으로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큰 것은 아르바이트의 문제이고 두 번째는 역시 사투리이다. 역으로 한국에 유학을 오는 사람이 서울이나 부산을 제외하고 다른 지방 도시로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돈이 많고 여유가 있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나 연고가 있어서 가는 사람을 제외하곤 사투리를 배워서 좋은 것도 있기는 하지만, 역시 표준어를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써 먹기에 곤란한 경우가 많다.

또한 6개월 취학비자, 1년 취학비자, 2년 유학비자에는 별로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순전히 학교 좋고 나쁜 것과는 무관하게 학사관리의 문제로 오버스터이라고 해서 불법체류자 발생률이 좌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동남아 학생들이 많은 경우 이런 대우를 받게 되는 것으로 학생이 공부를 하는 데는 전혀 불편이 없다. 단 비자 갱신을 한두 번 더 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별 다른 고려의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400개 넘는 일본어학교 중에 과연 어디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미리 선택을 해 버리고 나중에 “이 학교 어때요? 라고 물어 보는 한심스러운 질문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간혹 학교를 미리 정하고 입학허가서까지 받은 시점에서 학교에 대해 질문을 해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정말 대답 곤란하다. “밥 시켜 놓고 나오고 나니, 남의 밥이 더 먹음직스러운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밥은 한 끼로 끝나지만 학교는 최소 6개월은 다녀야 하니 충분히 알아보고 선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