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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총선 앞두고 레임덕 '박근혜' 지고 '김무성' 뜬다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 예비 후보자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는 일들이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인 '친박연대'나 '한나라당' 시절에도 박근혜라는 인물과 찍은 사진이 선거사무실 벽보나 홍보물에 들어가면 효과는 만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없는 후보자들은 사진을 합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선거 효과 만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 레임덕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의정보고서에서 사라지는 박근혜 대통령'

 

국민일보는 '의정보고서의 레임덕?... 여 의원 절반 이상 박대통령 사진 안 실어'라는 기사를 통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박근혜 지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 등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예비 후보자들이 낸 홍보물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이번에 해수부 장관으로 내정된 유기준 의원이 2011년 12월에 발간한 의정보고서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1면에 등장합니다. 그러나 2015년 의정보고서를 보면 2면에 그것도 귀퉁이에 조그맣게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나옵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구 의원 중 의정보고서를 발간한 34명 중 27명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없었다고 합니다. 친박 이정현 의원의 보고서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없다고 하니, 박근혜 대통령의 효용가치가 떨어졌거나 레임덕이 시작된 거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만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꺼리는 상황에서도 새누리당 이장우, 김종태, 김희정 의원은 의정보고서 첫 표지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의리를 중요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격을 본다면, 자신의 사진을 표지에 등장시킨 김희정 장관은 장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의원들은 한 마디로 박근혜 대통령의 눈 밖에 날 수도 있다는 의미겠죠?

 

' 박근혜 지고, 김무성이 뜬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의정보고서에 넣지 않거나 축소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과연 누구의 사진을 의정보고서에 중점적으로 넣었을까요?  정답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입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정보고서를 보면 김무성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사진 크기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과 비슷했으며, 사진 숫자로 보면 더 많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을 보면 24명 중 15명이 김무성 대표의 사진을 의정보고서에 실었습니다.

 

김무성이라는 인물이 새누리당 당 대표로 당선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모습은 굉장히 의외입니다.

 

 

2015년 의정보고서를 발간한 96명의 새누리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 중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의정보고서에 삽입한 의원은 44명에 불과했습니다. 54%가 넘는 52명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의정보고서에 단 한 장의 박근혜 대통령 사진도 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무성 의원의 사진을 실은 국회의원은 51명이었습니다. 김무성 대표의 인지도와 활용도가 박근혜 대통령만큼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와 비교하면 얼마나 새누리당의 모습이 급격하게 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정권심판론? 새누리당은 이미 막을 준비가 됐다'

 

단순히 의정보고서 하나만을 놓고 레임덕이 됐느냐 아니냐를 고민하고 분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모습을 통해 내년 총선의 이슈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2016년 총선 이슈에서 '정권 심판론'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리서치뷰의 여론조사가 있었습니다. 정권 심판론, 당연히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정권 심판론'이 제대로 먹혀들어갔던 선거가 있었습니까?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국정 안정'이나 '경제 회복'과 같은 긍정적 이슈가 훨씬 더 표심을 자극하고 움직였습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지고, 김무성 대표가 뜬다는 말은 2016년 총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김무성 대표가 전면에 나온다는 의미입니다. 새누리당은 '국정 안정'을 주장하며 '정권 심판론'의 박근혜 대통령을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2017년 19대 대선은 2016년 내년 총선부터 슬슬 작업이 들어갈 것입니다. 박근혜라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는데 힘썼던 김무성이라는 인물이 이제 전면에 등장, 정권 연장에 대한 논의와 공작, 준비 작업을 '국정원장 출신 이병기 비서실장'과 함께 진행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움직이는 김무성이라는 인물을 친박인사들이 안 도와줄 것이라고 보십니까? 절대 아닙니다. 의정보고서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빼고 김무성 대표 사진을 넣었듯이, 그들은 정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친박이고 비박이고 없이 모두 하나로 뭉칩니다.

 

김무성이 뜬다는 말은 그만큼 새누리당의 강력한 정권 연장팀이 움직이고 있다는 말입니다. 2016년 총선은 물론이고 2017년 대선에서도 새누리당의 무섭고 치밀한 선거 전략이 또 등장한다면, 과연 야권이 막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