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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연예인 트레이너 출신 윤전추, 청와대에서 맡은 업무가?

 

 

지난 8월 유명 연예인 개인 트레이너 출신의 윤전추 씨가 청와대 3급 행정관으로 근무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연예인들의 몸매를 관리하면서 방송에서 수차례 출연했던 헬스 트레이너가 청와대에서 근무한다는 소식은 많은 국민에게 의아함을 주기도 했습니다.

 

윤전추 행정관은 3급 행정관입니다. 보통 행정고시에 합격하고[각주:1] 10년 이상이 지나야 오를 수 있는 급수입니다. 물론 별정직 공무원이기는 하지만 연예인 개인 트레이너 경력만 생각한다면 특수경력직으로는 제일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 행정관이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개인 트레이너로 채용되지 않았고, 업무도 개인 트레이너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 윤전추 행정관이 오자마자 청와대 고가의 운동기구 구입'

 

10월 28일자 한겨레 신문은 윤전추 행정관이 채용됐던 시기에 청와대가 1억대 헬스장비를 구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각주:2]

 

 

한겨레에 따르면 윤전추 행정관이 청와대에서 근무를 시작하던 2013년 2월에서 3월 사이, 청와대는 수입산 고급 트레이닝 장비 32점을 국내 납품업체를 통해 구입했다고 합니다.

 

구입 총액은 대략 8500만 원에서 1억 1천만 원선으로 상당히 급하게 청와대에서 요청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청와대가 굳이 급하게 장비를 구입한 배경에는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했던 윤전추 행정관을 청와대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생각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윤전추 행정관과 고가의 개인 트레이닝 장비의 연관성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VIP 개인트레이너 or 여비서'

 

청와대가 속 시원하게 알려주지 않고 있지만, 개인 트레이닝 장비 목록을 보면 VIP용 장비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가 구입한 장비 등을 보면 윤전추 행정관이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피트니스클럽이 보유한 장비와 같으며, 납품업체도 똑같았습니다.

 

윤전추 행정관은 인터컨티넨탈 호텔 피트니스클럽에서 주로 기업  CEO와 재벌 총수 등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윤전추 행정관이 근무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에서 트레이닝 장비를 구입했다면, 윤 행정관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만약 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전문가를 옆에 두고 자문하지 않은 부속실의 행태가 더 이상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가 구입한 장비를 보면 여성이나 노약자를 위한 맞춤형 기구가 많았습니다. 이런 기구의 종류와 윤 행정관이 근무했던 호텔 피트니스클럽과 비슷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윤전추 행정관은 청와대에서 개인 트레이너로 박근혜 대통령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예상됩니다.

 

'민원업무 하겠다는 청와대 제2부속실이 대통령 건강을 위해?'

 

윤전추 행정관의 업무를 조금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청와대 비서실의 구조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서가 총무,제1부속비서관,제2부속비서관입니다. 총무는 청와대의 안살림을 맡아서 하고, 제1부속실은 대통령의 공식일정과[각주:3] 접견, 보고서 업무를 담당합니다.

 

원래 청와대 제2부속실은 영부인을 중심으로 지원되는 곳이라서 박근혜 정권 출범 직후 폐지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국민 민원을 주로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폐지하지 않았습니다.

 

제2부속실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관저생활을 지원하며, 비공식 일정과 현장수행을 도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윤전추 행정관이 남성 중심으로 일하는 제2부속실에서 '여성 대통령을 보좌하는 여성 비서'의 업무를 한다고 했습니다.

 

여성대통령이 남성 비서관 대신에 여성 비서를 통해 건강도 챙기고,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한다고 솔직하게 공개한다면 문제가 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누가 왜 숨기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남자'

 

윤전추 행정관이 근무하는 제2부속실은 안봉근 비서관이 맡고 있습니다. 안봉근 비서관은 15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따라다니며 수행비서의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안봉근 비서관은 대통령 관저로 출근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본관으로 출근할 때 함께 움직입니다. 항상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 있기에 청와대 제2부속실에서 연예인과 재벌 총수들의 건강을 책임졌던 윤전추 씨를 3급 행정관으로 채용했던 사람도 안봉근 비서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과 생활을 지원하고 있기에 안봉근 비서관이 맡은 청와대2부속실에서 대통령의 건강과 운동을 생각하는 차원에서 헬스 트레이닝 장비와 윤 행정관을 채용했을 듯합니다.

 

특히 안봉근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개인 휴대폰과 핸드백을 맡길 정도로 신임이 두텁습니다. 그는 항상 박근혜 대통령을 따라다니기 때문에 대통령의 사적인 생활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행적을 모를 수 있지만[각주:4] 안봉근 비서관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을 둘러싼 얘기들이 중요한 이유는 청와대 비서실이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면 늘 비리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비공식적인 만남을 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부속실장입니다.

 

문고리 권력만 통하면 대통령과 독대를 할 수 있기에 고위 공무원과 재계, 정치인들은 비공식 면담의 권한을 가진 이들을 오히려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청와대 비서실의 비리는 역대 정권 때마다 항상 있었습니다. 이런 비리뿐만 아니라 비선 인사도 이들이 담당하고 있기에 우리는 정권의 권력 흐름도를 알기 위해서는 늘 청와대 비서실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전추 행정관이 개인 트레이너 업무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서 1억을 지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참여정부에서 일어났다면 어땠을까요?

 

청와대는 개인 트레이너가 아닌 여성 비서라고 주장하고 있는 윤전추 행정관의 업무는 그녀가 청와대를 나와 '대통령 개인 트레이너'라는 경력을 내세우며 영업을 한다면 개인 트레이너로 근무했다고 봐야 합니다.

 

과연 그녀가 청와대에서 나와 어떻게 자신을 소개할지는 훗날에 밝혀지겠지만, 뭘 그리 대단한 업무라고 항상 숨기기만 하는지 알 수 없는 정권입니다.

 

 

  1.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5급 공무원으로 임용 [본문으로]
  2. 한겨레 '청,윤전추 행정관 채용때 1억대 헬스장비 구입' 2014년 10월 28일 [본문으로]
  3. 대통령의 주요 공식 일정은 의전비서관이 담당하지만 일부 일정은 제1부속실에서 맡기도 한다. [본문으로]
  4. 김기춘 비서실장은 세월호 국정조사 당시 '비서실장이라도 대통령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