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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김무성 '근현대사 연구교실' 일본 역사왜곡 따라가나



새누리당의 실세 중의 하나인 김무성 의원이 만든 '근현대사 연구교실' 모임이 9월 4일 처음 열렸습니다. 보통 의원모임이 이삼십 명에 불과하지만, 김무성 의원이 만든 '근현대사 연구교실'은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만 100명,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 19명이 회원으로 가입, 새누리당 내에서 최대 규모의 모임이 됐습니다.

'근현대사 연구교실'이 단순히 김무성 의원이 차기 대권을 노리고 만든 조직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안에는 심각한 위험 요소가 숨겨져 있는데, 이 모임이 대한민국 역사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떤 위험이 있는지 김무성 의원의 '근현대사 연구교실'모임을 파헤쳐 봤습니다.

' 좌파와의 역사전쟁에서 승리하자'

김무성 의원은 '근현대사 연구교실' 인사말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역사를 지키기 위해 새벽에 이렇게 모여 역사공부를 하는 건 우리가 발휘해야 할 최소한의 애국심"이라며 역사를 제대로 국민이 인식해야 애국심이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 김무성 의원이 근현대사 연구교실을 만든 진짜 목적은 "오늘부터 시작하는 역사 교실에서 역사를 바로잡을 방안 잘 모색해서 좌파와의 역사전쟁에 승리로 만들어야겠다"는 말에 담겨 있듯이 좌파와의 역사전쟁에서의 승리입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역사를 통해 과거의 잘못이 무엇인지, 그 중에 우리가 선택해야 할 부분과 버려야 할 부분을 생각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기초를 쌓는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김무성 의원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못난 역사로 묘사하면서'라는 부분에서 이미 역사를 잘못 인식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지, 자랑스러운 역사, 못난 역사가 없습니다.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거나 자신들의 입맛대로 역사를 가르치기 때문에 서로 간의 내분이 생기는 사실은 망각한 채, 그저 종북을 또다시 거론합니다.
 
역사는 어떤 이념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김무성 의원이 만든 '근현대사 연구교실'은 첫 번째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고 있습니다.

'일본 극우 정치인의 역사 왜곡을 쫓아가는 근현대사 연구교실'

아이엠피터가 새누리당의 '근현대사 연구교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지금 김무성 의원과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모습이 일본 극우 정치인의 역사 왜곡 과정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역사 왜곡 망언으로 한국 정치인보다 한국에서 더 유명한 사람이 바로 아베 신조 총리입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1993년 자민당이 만든 '역사검토위원회'의 위원이었습니다.

자민당의 '역사검토위원회'는 1993년 8월부터 1995년 2월까지 19명의 강사를 초빙해 회의겸 세미나 등을 개최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 모임인 '근현대사 역사교실'과 똑같은 형태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자민당 '역사검토위원회'의 제1회모임에서 논의된 내용이 <교과서 기술의 시정을 위해 새로운 교과서 싸움이 필요하다>는 부분과 새누리당 '근현대사 연구교실'의 첫 강의가 <한국사 교과서 서술의 기본적 태도>라는 사실입니다.

일본 자민당이 1993년에 만든 '역사검토위원회'는 1995년 '종전 50주년 국회의원 연맹',1997년 '일본의 앞날과 역사를 생각하는 젊은 국회의원 모임'으로 이어졌고, 이는 2001년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시작이 똑같다면 가는 길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민당의 '역사검토위원회'와 새누리당의 '근현대사 연구교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왜곡과 극우 정치의 만남, 그 무서움'

자민당의 <역사검토위원회>에서는'도쿄재판사관'을 청산하고, '침략전쟁이 아니었다','학살 등의 가해 사실은 없었다'는 인식을 국민이 갖기 위해 역사학자에게 '자금과 여러 가지 측면 지원'을 하자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자민당의 역사 왜곡을 위한 정치적 흐름은 결국 일본 역사 왜곡의 대표주자인 <새역모>가 만든 교과서의 채택률을 높이게 만들었으며, 현재 일본의 학생들은 왜곡된 교과서를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극우 정치인들이 만든 역사 왜곡의 흐름은 그대로 새누리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근현대사 연구교실'의 자문역을 맡은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의장을 맡아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인물입니다.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출신의 이배용 전 총장은 2011년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장>으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는 핵심 역할을 했으며, 지난 5월 5.16쿠데타를 기념하는 '5.16민족상' 사회교육 부문 수상자이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은 '근현대사 연구교실'에 한창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주저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를 비롯해 뉴라이트 성향의 현대사학회 교수들이 강연할 예정입니다.


새누리당의 '근현대사 연구교실'이 앞으로 보여줄 행동은 자민당의 역사 왜곡과 비슷할 것입니다. 일본의 전쟁을 미화하고, 학살과 가해사실을 정당화했듯이, '5.16 쿠데타'와 '양민학살','사법살인' 등을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또다시 '종북'과 '반공'논리만을 앞세울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분명히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한 쿠데타는 쿠데타일 뿐입니다. 산업화는 산업화이고 쿠데타는 쿠데타라고 명시해야 그것이 옳은 역사 기술방법입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는 조선과 동아일보, 일본 정치인의 역사왜곡 망언을 비난하는 새누리당, 그들의 과거를 보면 일본의 전쟁을 찬양하며, 오히려 조선인을 죽음으로 내몬 자들의 집단입니다.

역사를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삐뚤어진 권력을 찬양하도록 역사를 왜곡하는 이런 정치권의 움직임을 경계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권력은 바뀔 수 있지만, 왜곡된 역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평생 자리 잡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