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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용감한 정옥임 '한일합방 100주년' 발언



정옥임 새누리당 의원이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토론을 벌이는 도중에 한일강제병합을 '한일합방'이라고 표현하여 논란과 비판을 받았습니다.

정 의원은  특히 한일강제병합을 '한일합방 100주년'이라는 표현까지 써서 청취자는 물론이고 네티즌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습ㄴ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에는 자신이 '한일합방 100주년'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정옥임 의원이 발언한 '한일합방 100주년'이라는 표현이 진짜로 나왔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전 집중에서 정옥임 의원의 발언 부분 출처:MBC 라디오


녹취록을 살펴보면 정옥임 의원은 분명히 '한일합방 100주년이 넘었습니다.'라고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이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고 오히려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안보전략비서관을 꾸짖습니다.

정옥임 의원이 잘못된 생각과 태도를 보였던 이날 발언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정옥임 의원은 박선원 전 비서관이 '한일합방 100주년'이라고 표현한 것을 지적하자, 자신은 100년이 지났다고 우겼습니다. 여기에 왜 '100주년'이라고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스스로 말했습니다.

"누가 그 합방에 주년이라는 말을 씁니까?"라고 하면서 "표현을 다시 하십시오"라고 훈계를 합니다. 여기에 '한일합방 100년'이라고 떳떳하게 자신이 잘못 사용한 표현을 상대방에게 '그 표현을 정확히 하시고요'라고 아예 철면피를 깝니다.

이런 그녀를 보다 못한 손석희 교수가 "명확한 용어는 한일강제병합"이라고 정정을 해줍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인들이 잘못쓰고 있는 역사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을사조약'과 한일병합'이라는 표현이 잘못된 이유

우선 두 조약의 공통점은 모두 일본의 강요로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체결됐으며, 한국에는 불리한 것들이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이들 조약의 명칭에는 이런 내용이 내포됐어야 옳았다. 그러나 을사조약은 '을사년에 맺어진 조약' 그 이상 아무런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또 '한일병합'은 한-일 두 나라가 병합(倂合), 즉 합쳐서 하나가 되었다는 식이다. 전자는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였고, 후자는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은 그런 중대한 사건이었다.

한국 근대 100년의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두 사건을 이런 식으로 몰역사적으로 부르고, 또 그렇게 후대에 교육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둘 모두 강제로 체결됐다는 점에서 적어도

'을사조약'은 '을사늑약'으로
'한일병합'은 '한일병탄'으로 고쳐 불어야 한다.

'늑약'은 "억지로 맺은 조약"을 말하며, '병탄'은 "남의 재물이나 다른 나라의 영토를 빼앗아 제 것으로 만듦"을 뜻한다.

출처:정운현 선생의 '친일파는 살아있다'

국민학교를 지나온 세대들은 '한일병합'이라는 잘못된 역사용어를 자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필자인 저도 '을사조약'이나 '한일병합'이라는 잘못된 표현을 종종 사용해서 현재는 '을사늑약'과 '한일강제병합'이라는 단어로 고쳐 사용합니다. ('한일병탄'이 옳은 표현이라는 정운현 선생의 주장이 맞지만, 블로그 독자들의 대중성을 위해 '한일강제병합'이라고 씁니다.)

사람이 잘못된 표현을 쓸 수도 있습니다.그런데 정옥임 의원은 아예 '한일병합'이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면서,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무지함을 선보였습니다.

정옥임 의원 프로필 출처:정옥임 의원 미니홈피


사실 정옥임 의원의 무지함은 그녀의 경력에 비추어볼때 상상할 수 없는 짓이었습니다. 고려대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하며 외교,안보를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강의까지 했던 사람이 정옥임 의원입니다.

여기에 일본 프로젝트도 참여하고 세종연구소에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까지 역임했습니다. 정옥임 의원은 북방학회,정치학회를 두루 섭렵했던 사람입니다. 정치,외교,역사에 대한 공부를 충분히 했던 사람이 잘못된 용어를 단지 국민학교 교육을 잘못 받아서 실수했다고 합니다.

특히 제가 정옥임 의원의 발언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그녀가 라디오 진행자였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KBS 라디오 정보센터 정옥임입니다를 진행했던 정옥임 의원.

정옥임 의원은 KBS 라디오의 '라디오 정보센터 정옥임입니다'를 진행했던 진행자였습니다. 알다시피 라디오 진행자가 무조건 옳은 언어만 구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보센터라고 하는 프로그램에 나올 정도라면 어느 정도 언어에 대한 정확한 표현법을 구사해야만 합니다.

정옥임 의원은 학력,경력,연구실적,강의 등을 따져봐도 한국 최고의 지식인입니다. 여기에 라디오 진행자였고, 한나라당 원내 대변인직을 수행했던 인물입니다. 이런 인물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방송 중에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상진 전 서울교육위원이 "친일인명사전 현황 보고하라"고 지시했던 공문. 이상진 전 교육위원은 전교조를 친북좌파로 몰아붙이고 이적단체로 검찰에 고발까지 한 '반국가교육척결 국민연합' 상임대표로 한국국공사립초중고교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반전교조 인사로 알려져 있다 출처:민족문제연구소/오마이뉴스

우리의 잘못된 역사교육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국민의 성금으로 겨우 햇빛을 본 '친일인명사전'을 도서관에서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세력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을 관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친일파에 대한 글을 자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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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전공하지도 않은 제가 무수히 많은 자료를 찾으며 친일파에 대해 공부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친일파를 알지 못하면 대한민국 보수우익을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극우보수의 뿌리는 친일파이고, 친일파들의 후손과 가치관을 가진 자들이 현재 대한민국 보수라고 떳떳하게 권력과 돈을 움켜쥐려고 교묘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무지했던 일반 백성이 친일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그들은 폭력에 항거할 수 없는 힘없는 백성으로 살았기에 우리는 그들을 친일파라고 정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은 대부분 지식인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성공과 돈을 위해 일본에 협력했고, 오히려 친일을 권장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정옥임 의원을 보면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정옥임 의원은 국내외 명문대를 나왔고 대한민국  외교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자문위원이자 언어를 구사하는 엘리트 중의 최고 엘리트 지성인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올바른 대한민국 지식인이 가져야할 보편적인 역사지식조차 없는 무지함으로 용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