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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유인촌 민비발언'과 황당 노무현 역사스페셜 폐지론.



유인촌 대통령 문화특보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민비 발언'으로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유인촌 문화특보는 7월 22일서울소방학교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경복궁 담장을 보라. 얼마나 인간적이냐. 사람들은 홀랑 넘을 수 있다. 그러니까 민비가 시해를 당한 거 아니냐" 라고 말했습니다.

유인촌의 이런 어이 상실 발언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유인촌의 이번 발언은 그가 얼마나 권력욕에 불타오르며, 아무런 역사의식도 없는 그저 겉만 번지르르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명성황후를 '민비'라고 지칭한 모습과 경복궁 담장이 명성황후의 시해 원인이라고 말한 대목을 무엇보다 황당해할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KBS 역사스페셜 제작진입니다.


유인촌은 명성황후 관련 KBS 역사스페셜을 직접 진행했던 인물입니다. 2001년 11월 17일 <긴급입수! 러시아비밀문서,명성황후 최후의 날>편에서 명성황후의 최후 모습과 그 배경, 명성황후를 살해한 일본 낭인의 정체와 역사의 진실을 그는 모두 인지했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역사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그 배경과 진실을 잘 잊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 그저 멍하니 방송을 봤던 사람도 알 수 있는 내용을, 심지어 진행까지 했던 MC가 까맣게 잊고, 명성황후를 '민비'라고 칭하고, 분명히 사전 모의 된 일본의 치밀한 암살계획을 '경복궁 담장이 낮아서'라는 이유로 말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KBS 역사스페셜은 대한민국 역사를 재조명하면서 일반인이 모르는 진실을 밝혔던 프로그램으로 많은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고증과 증언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방송이었습니다. 그런데 4년 반이나 역사스페셜을 진행했던 MC 출신 유인촌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설명을 했던 '명성황후 최후의 날'을 경복궁 담장이 낮아서 민비가 시해당했다고 표현한 것은 그와 함께 일했던 역사스페셜 제작진을 황당하게 했을 것입니다.



유인촌의 황당한 역사스페셜 이야기는 2003년도에서 나옵니다. 당시 KBS 역사스페셜이 폐지될 당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역사스페셜 폐지는 권력과 파워게임, 그리고 노무현 정권의 압력 때문이라고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donga.com[연재]-[인터넷 광장]KBS '역사스페셜' 돌연폐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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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a.com[뉴스]-[방송]'역사 스페셜' 돌연폐지 논란…KBS조직간 여러說
[여의도 스페셜] ´역사스페셜´ 폐지 방침에 시끌 - 중앙일보 뉴스
역사스페셜이 죽어야 하는 이유…결국 문성근 프로젝트


“역사스페셜 폐지는 정연주 KBS 사장의 부임과 맞물려 있으며 문씨처럼 정치 성향이 선명한 인물은 진행자로 부적합하다.” <동아일보가 신문에서 인용한 대목>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KBS가 역사스페셜을 폐지한 이유는 유인촌을 내리고, 새로운 프로그램 <인물현대사> 진행자로 문성근을 띄우기 위한 노무현 정권의 움직임이라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대변인까지 나서 이 사태를 왜곡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청와대와 KBS사장이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문씨를 중용하기 위해 질 좋은 프로(역사스페셜)까지 갑자기 폐지하려는 것 아닌가?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가히 변종 '위인설관'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 공식 논평>


과연, 그 당시 유인촌을 진행자에서 내리고 노무현 지지자였던 문성근을 올려주려고,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손을 써서 역사스페셜을 폐지했을까요?

■ 역사스페셜 폐지의 진짜 이유

당시 KBS 역사스페셜 방송은 현대사를 다루지 않는다는 내외부의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역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었고, 이는 프로그램 중복이기에 PD들 내부에서조차 폐지론을 모두 수긍하고 있던 내용이었습니다. 

‘역사스페셜’ 종료 결정은 PD들이 내렸다.
‘역사스페셜’ 내부 PD들이 수년 전 프로그램 변경을 주장했고, 편성 PD들도 이에 동조했다. 그 주장을 박권상 전 KBS 사장이 막고 있었다. 박 전 사장이 ‘역사스페셜’ ‘일요스페셜’ ‘환경스페셜’의 소위 ‘3대 스페셜주의’를 고수하는 바람에 ‘역사스페셜’ 변화의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이제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PD들이 다시 회복한 것이다. 그래서 PD 협회의 주장에 내부 PD들 중 반발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다. 지금은 상부의 압력이 없어 KBS가 양심적으로 갈 수 있는 좋은 분위기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참고로, 노무현 대통령이 ‘역사스페셜’ 폐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절대로 없음을 밝혀둔다. <장영주 KBS PD>


알다시피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에 두들겨맞던 인물이었지, 언론을 장악했던 아니 장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언론 피해자였습니다. 그런 인물이 다른 방송도 아니고 멀쩡히 국민에게 사랑받는 '역사스페셜' 프로그램을 폐지하라고 압력을 행사했겠습니까?

그렇다면 후속 프로그램인 <인물 현대사> 진행자로 문성근 씨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유인촌 때문이었습니다.

 


<역사스페셜>은 <인물현대사> <한국사전><역사추적> 등 KBS 역사프로그램이 제목만 바뀔 뿐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유인촌은 역사스페셜 제작진이 바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기도 그만둔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인물현대사>에 나올 이념적인 문제의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유인촌은 KBS역사 스페셜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인물현대사가 어떤 논란을 불러올지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인촌은 문성근씨의 <인물현대사>논란을 거의 방조하는 식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스페셜 폐지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게 그 때문인지 모르겠다”
“문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장 어울리는데 괜히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 표현만 보면 문성근 씨가 마치 역사스페셜 폐지 논란의 사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여기에 문성근 씨는 <인물현대사>에 적합한 진행자가 아닌 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문성근씨는 KBS 정연주 사장이 취임하기 이전에 확정된 인물이었습니다.

장해랑(당시 인물현대사 담당PD) "처음에 문씨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난색을 표명했다" "하지만 (문씨의 진행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에)계속 접촉을 해서 문씨를 설득했고 결국 승낙했다"

결국 문성근씨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나 정치적 외압과는 전혀 상관없이, 유인촌이 현대사에 나오는 이념논쟁을 피하기 위해 그만둔 후속 프로그램에 진행능력을 인정받아 출연했을 뿐입니다.


유인촌은 태생 자체가 <인물현대사>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전원일기'의 순박한 용식이 이미지와 '역사스페셜' 진행자로 대중들에게 친근함과 정직함,그리고 역사적 가치관이 뚜렷한 인물로 포장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는 사실이 지금에서야 밝혀지고 있습니다.

유인촌은 이명박과의 친분으로 '역사스페셜'이 폐지된 다음 해에 이명박이 세운 <서울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이명박이 대선에 출마하자마자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선거후보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 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이명박 후보를 열렬히 지지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원회 상근자문위원' 과 초대 이명박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되었습니다.

뉴라이트와 같은 사상을 가진 그가 결국 현대사에 대한 그의 생각을 표현한 대목이 중국 상하이에 가서 '대동아전쟁'이라는 일본의 태평양전쟁 미화 발언입니다. 결국, 그는 <인물 현대사>에서 논의될 현대사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으며, 일본 극우파의 논리를 그대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역사스페셜에 문성근이 노사모를 통해 정치적 사상을 가진 인물이라고 반대를 했던 조중동의 논리로 보자면 유인촌은 절대 진행자를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자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하고 '대통령문화특보'로 다시 이명박 대통령 곁으로 돌아갔습니다.

유인촌 특보가 역사스페셜 '명성황후 최후의 날'에서 마지막 멘트로 했던 말입니다. 일본은커녕 지금 한국에서는 잘못된 모습으로 친일파를 미화하고, 자유롭게 정치적 생각을 말하는 연예인들의 방송출연 금지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했던 이명박 정권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바로 유인촌이었고,이제 그가 <대통령 문화특보>로 한 나라의 국모를 일본인처럼 민비라 비하하며, 일본의 치밀한 암살을 고작 경복궁 담장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진상을 다시 가리고 규명해야 하지 않을까요.
역사의 진실을 숨기고 역사의 왜곡만 일삼는 이명박 정권과 유인촌에게
그 진실이 무엇이고, 그들의 잘못이 무엇인지 직시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