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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생후 7개월 불량아가 탐구생활


유이 꿀벅지보다 제 꿀벅지가 더 낫지 않나요?


제 이름은 에스더입니다. 아빠 말로는 여왕처럼 큰 인물로 하나님을 잘 섬기라고 지어준 이름인데, 현재 태어난 지 7개월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빵살입니다.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TV의 '남녀 탐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서 매번 나오는 엄마 몰라요,아빠 몰라요 버젼으로 아빠가 절 부르는 '불량아가'의 탐구생활을 시작하겠습니다.


사람들은 먹을 때 식사 예절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예절을 아직 빵살인 저에게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울 엄마, 보건소에서 세미나를 갖다 오시더니 올바른 모유 수유를 해야 한다고 늘 저를 괴롭히십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무지 불편할 자세입니다.

매번 저를 보건소에서 배운 방법으로 쮸쮸를 줄려고 하시지만,제가 누굽니까? 임씨네 집 딸입니다. 고집이 무지 센편입니다. 그래서 요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방법으로 맛나게 엄마 쮸쮸를 먹고 삽니다.
우선 엄마 다리 사이에 엎드려 먹기,
그다음이 땅바닥에 누워서 옆에서 엄마젖 빨기,
제일 편한 방법이 엄마 위에 올라타 젖 먹기입니다.

엄마젖을 먹을 때 제대로 빨지 못하면 아이가 안 큰다고 하는데, 걱정하실 필요없습니다. 저는 7개월 넘었는데 이유식 안 먹고 엄마 쮸쮸만 먹고도 10킬로가 넘고 다른 남자아이보다 키도 큽니다.

엄마 몰라요,아빠도 몰라요
올바른 모유 수유 방법보다 이렇게 뒹굴고,엎드리고 위에서 엄마 괴롭히며 빨아먹는 엄마 젖이 얼마나 편하고 맛난지....


울 엄마 아빠는 저를 너무 귀찮게 합니다. 특히 곤히 잠을 자는 저를 자꾸 괴롭힙니다. 제가 자면서
엄마 입에 제 발을 넣는다고,
아빠 발밑에서 잠을 잔다고,
엄마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잠을 잔다고,
제가 머리를 이불에 넣는다고,...

자면서 가끔 엄마 아빠가 제가 안 보인다고 한밤중에 후다닥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없으면 그냥 발 밑에 있다고 생각하지 왜 놀래긴 놀래는지 전 이해할 수 없습니다.그리고 가끔 신발 벗어놓은 곳에 떨어진다고 무어라 하시는데, 제 탓이 아니라 우리 집 거실이 너무 작아요.

제가 자면서 움직이는 반경이 최소 20평은 돼야 하는데, 작은 거실에서 저를 재우면 어떡합니까?
자면서 움직여야지,그냥 일자로 잠을 자면 잠이 잘 안 옵니다.
사람이 잘 때에는 전후좌우 사방팔방 돌아다니면서 자는 것도 참 좋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목욕할 때 제가 옷을 벗기면 도망가는 모습이, 목욕하기 싫은 줄 아시는데, 절대 아닙니다. 저도 나름대로 준비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엄마와 아빠는 자꾸 저를 연행하는데 ,아무리 따뜻한 물로 온도를 맞추었어도 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은 필수입니다.


울 엄마,가끔가다 주방에서 요리하다가 큰 소리로 저를 찾습니다. 없어졌다고 난리를 치시는데 아니 ,다 큰 어른이 베개 뒤에 숨고,이불 속에 숨는 숨바꼭질도 모르시나 봐요.

그리고 제가 지금 7개월이 넘었는데 저 쬐끄만 베개로 막았다고 방에 못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는데, 이제 8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제가 그동안 먹은 엄마쮸쮸가 얼만데.

절 못찾 겠으면 못찾겠다 꾀꼬리를 불러주세요.

저 이빨도 두개나 났어요.


저도 나름 이제 8개월씩이나 되어가는데 아빠,엄마는 저를 아기 취급합니다. 책도 씹어먹을 나이에 맛도 없는 이유식이나 매번 주려고 하고. 저는 맛없는 이유식보다 엄마가 좋아하는 옥수수나 아이스크림, 아빠가 밤에 먹는 라면을 더 좋아합니다.


울 아빠는 저에게 '너 커서 여군가라'고 하십니다. 제가 포복을 잘한다나요. 아빠가 인정했듯이 제가 한포복 합니다. 거실에서 아빠 서재 밑의 쓰레기통까지 딱 5초면 갑니다. 아마 '아이 기는 대회' 있으면 저는 일등할 자신있어요.

얼마나 제가 빠른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거실에 있는 파리를 잡기 위해 제가 파리채를 잡으러 가는 모습입니다. 아빠만 말리지 않았으면 제가 파리채로 파리까지 잡을 수 있었는데, 제가 입으로 빤다고 아빠가 사진 찍다 말고 달려와서 저를

근데 진짜로 아빠가 세게 꼬집지 않는다는 사실 눈치채셨죠?


제가 지금은 구강기라 무엇이든 입으로 빨아 먹어보는 것이 제 성장 나이의 기본인데, 아빠는 그것도 모르고,
아빠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싱크대 밑의 나프탈린을 건들거나
아빠 양말을 빨거나
아빠 스마트폰을 침으로 침수폰으로 만들려면
제 볼을 ㅠㅠ.

아빠! 저 이빨 두개로 엄마 젖좀 씹는 아이랍니다.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세상 누구보다도 아빠 눈에 제일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


매일 기어다니면서 온 집안을 옷으로 닦고 다녀도
남들이 남자아이라 장군감이라고 말해도
엄마,아빠가 밥을 먹을 때 밥상을 엎어도
모처럼 엄마 아빠가 외식할 때 울어서 그냥 식당에서 나와도
엄마가 한참 재밌게 TV를 볼 때 리모컨으로 다른 곳을 틀어도
기저귀 가는 틈을 타서 오줌을 이불에 싸도

울 아빠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예쁘고 귀엽다고 합니다.
물론 아빠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딸바보'라서 그럴 꺼에요.
'딸바보'를 아빠로 두어서 조금은 행복한 것 같습니다. ^^

<항상 재미없는 정치이야기로 짜증나실 이웃분들이 웃고 가시라고 '말괄량이 불량아가' 딸아기 사진 올렸습니다. 귀엽지 않다고 생각하셔도 그냥 한번 씨익 웃고, 즐거운 주말되시길 바랍니다.교회때문에 이웃방문은 어려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