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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귀농을 생각하는 당신,무엇이 필요할까?



귀농은 아니지만 귀촌 비슷한 생각으로 제주도로 내려오고 난 뒤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전에 생각만 했던 귀농이나 귀촌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도 있고,조금더 실질적으로
귀농하는 분들의 이야기와 실상을 듣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귀농이나 귀촌,그리고 전원생활을
꿈꾸시는 많은 분에게 매주 일요일마다 포스팅을 올림으로써 잘못된 귀농이나 귀촌,전원생활의
허상을 알리고자 약속을 했고,앞으로 더 깊이 있는 자료와 현장 취재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귀농이나 귀촌,전원생활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저의 포스팅이 실제적인 도움이나,간접 경험으로
실패하지 않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글을 쓰지만,지역이나 사람,그리고 처해 있는 환경마다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귀농에 필요한 조건을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결론은 돈이었습니다.다른 조건들을 먼저 이야기할까
생각도 해봤지만,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빼놓고 나중에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포장을
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먼저 이야길 합니다.

귀농에 가장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바로 돈입니다.물론 두 번째도 돈입니다.무슨 귀농에 자꾸 돈을
이야기하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귀농이나 귀촌 전원생활을 하려면 무조건 돈이 필요합니다.

도대체 귀농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솔직히 지금 올린 도표는 지역별로 너무 차이가 심해서 금액은 그리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소요되는 항목과 대략적인 비용으로 생각하시고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귀농할 때 가장 큰 비용이 바로 주택 구입비입니다.농어촌 빈집 이런 매물은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농촌 현실입니다.그렇다면 기존 주택을 구입하거나 신축을 해야 하는데,보통 전원생활을 꿈꾸며
우리가 방송에서 보던 집들은 최소 1억 5천이상 (20-25평 기준)이고,신축도 대지 평당 가격과 지반,
토목 공사 따지면 평당 300만원 이상은 듭니다.

논이나 밭이 참 애매합니다.지역별로 차이가 평당 3만원에서 25만원이상 차이가 심한데,저는 대략
5,000만원 정도 산정했습니다.과수원의 경우 과실수가 어느 정도 있는 매물은 그냥 몇 억 단위이고
전업 농업인으로 인정받으려고 하려면 정말 억단위가 넘는 땅을 구입해야 합니다.

여기에 중고 트랙터만 사려고 해도 그냥 1,500만원이고 기타 장비에 종자,비료등등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비용이 귀농 초기에 들어갑니다.특히 농사는 씨를 심었다고 바로 다음 달에 돈이 나오지 않아
소출이 나올 동안 사용하는 생활비도 무시 못합니다.

제가 왜 첫 번째도 돈이고 두 번째도 돈이라고 이야기하는지 약간은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정말 귀농은 처음부터 말 그대로 돈 잡아먹는 하마가 아닌 코끼리 입니다.기껏 소규모 자금이 있는
사람들은 방송에서 나온 멋진 전원주택을 꾸미는 귀농은 진짜 꿈도 못 꾸는 것이 귀농 현실입니다.



방송에 보면 지자체에서 귀농자금을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에게도 많은 사람들이 좋겠다고
말들을 하지만,실제로 지자체 귀농지원자금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완전 패가망신을 하기 딱 좋은
번지르르한 말과 지자체 홍보 수단일 뿐입니다.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자금은 크게 지자체 무상 지원 자금과 저리 융자가 있습니다
.지자체 예산으로
무상 지원은 갚을 필요는 없지만 굉장히 까다롭습니다.해당자를 모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신청자를
평가해서 점수를 매기고 그 점수가 되는 사람에게만 지원합니다.

보통 영농 기술 교육 이수자나 기존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초기 귀농을 하신 분들은 거의
받지 못하거나 선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여기에 방송에서는 나왔는데 실제 면사무소나
읍사무소에 가보면 공문이 내려오지 않았다,앞으로 지원할 예정이다는 답변이 부지기수입니다.

저리 융자,이것은 말 그대로 빚입니다.아무리 장기 저리라고 해도 대출금이고 본인이 반드시 갚아야
되는 돈이기 때문에,농사 실패를 하면 고스란히 부채로 남고 잘못하면 신용불량자로 집까지 압류에
경매되는 일도 많습니다.

가장 많은 귀농 실패 사례는 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농사를 포기하고,도시로 나가서 직장을 다니면서
대출금을 갚으려고 하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현재 농가에 가보시면 대부분 농가부채가 장난이 아닙니다.도시 사람들은 솔직히 자동차 대출금
2,000만원도 벌벌 떨지만,농가는 농협에서 평균 오천만원 가량 대출금은 항시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장기 저리 융자로 나라에서 지원하니 이번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 농기계를 구입하고
한해 농사 망쳐서 다음 해 농사를 짓기 위해서 다시 대출을 받고,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



귀농지원 정책이나,장기 저리융자 등 정부의 말에 현혹되면 큰일 납니다.물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책은 많습니다.그러나 농업기술이나 종자 분양등에 한정되어야지,정부 지원금만 믿고
귀농을 하면 쪽박은 물론이거니와 귀농해서 고생만 하고, 평생 빚더미에 살아야 합니다.



귀농의 어려움만 이야기했더니 이 글을 읽는 분 중, 귀농은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귀농과 귀촌은 나름대로 장점과 성공 요소가 많습니다.가장 기본적인 도시 생활에서 느끼는
경쟁 사회의 치열함과 평생직장이 없어진 현대 사회에서 장기적인 대안으로 귀농은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귀농을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1.모든 것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귀농해서 전원 생활,안락한 삶을 꿈꾸는 마음을 버리시기 바랍니다.멋진 전원주택에 대한 욕심,
육체적인 편안함,문화적인 혜택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됩니다.예를 들어 저의 경우 제주도에 내려가
자장면,치킨,피자를 먹을 수가 없습니다.햄버거는 꿈도 못 꿉니다.물론 귀농해서 저처럼 패스트푸드
아예 먹지 못하시는 분들은 극히 드뭅니다.하지만, 이런 먹거리부터 포기해야 합니다.

정신적인 편안함은 귀농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지만 육체적인 편안함은 버려야 합니다.
농사는 노가다이고,농기구 및 집안 수리는 본인이 직접 해야 합니다.추위와 더위,벌레,나방,모기는
기본이자 친구처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2.논 농사,밭 농사만 고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에서 쌀 농사 짓고 돈 버는 농가 솔직히 찾아보기 힘듭니다.그러나 특수 작물이나,2차 가공
산업을 하시는 분들은 나름 손해 보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예를 들어 배추를 그냥 팔면 겨우
일년 농사 본전치기 하시는 분이, 절임 배추로 판매 했더니 매출이 2,000만원씩 늘어난 사례도 저는
 직접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요새 농진청이나 농업 연구소,기술소등에 가면 정말 친절하게 특수 작물 재배 등 다양한 농업
기술을 무료 내지는 실비로 가르쳐 주는 곳이 많습니다.이제 농업도 새로운 기술력과 다양한 작물
재배를 배워야 합니다.

60년 이상 농사만 짓던 우리네 아버지,할아버지도 힘든 농업을, 농사도 짓지 않던 도시인이 쉽게
할 수 있다는 과똑똑이 모습을 버리셔야 합니다.

이미지출처:애월자연농원



3.귀농 준비를 위한 체험을 미리,자주,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주말농장이나 텃밭 가꾸기 이런 것 아주 좋습니다.하지만 그런 도시적인 귀농준비가 아닌 철저하게
농촌에 들어가서 체험을 해야 합니다.제가 추천하는 것은 팜스테이입니다.외국에는 보편화되었지만
한국은 지자체에서 억지로 하는 곳이 많은데,아래 농원처럼 직접 귀농하고,팜스테이를 직접 운영하는 농장분의  팜스테이 체험도 나름 괜찮은 것 같습니다.

http://cafe.daum.net/jejuaw 
1일 5시간 농원에서 노동,숙박과 3끼 식사 제공

위와 같은 팜스테이를 가족과 함께 여러차례 가보시기 바랍니다.진짜 귀농하신 분의 경험도 듣고
휴가철이나 연휴를 연결해서 가족과 함께 가서 직접 농사를 체험함으로써 실질적인 귀농에 대한
생각과 뜻을 정립할 수 있습니다

4.온라인 판매망으로 블로그와 SNS를 이용하고 배우시기 바랍니다.

아마 이 글을 귀농이라는 단어로 검색하시고 들어 오시는 분들은 인터넷을 어느 정도 사용하실 수
있는 분이라 여겨지니다.농촌이 힘든 이유가 바로 중간 유통업자들의 농간에 힘들게 지은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요새 잘 나가시는 농업 블로거분들은 자신들의 블로그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대부분 판매하십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블로그에 올라온 한해 농산물의 과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판매자는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애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물론 유기농과 같은 고가의 농산물도
소비자가 그 고생한 손길과 정성을 안다면 가격은 비싸도 충분히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사를 지으신 분들이 대량으로 판매한다고 하면, 그냥 유통업자에게 넘기면 됩니다.하지만 블로그
운영을 하면서 판매까지 하려면 정말 힘듭니다.그러나 장점은 많습니다.고정 고객이 끊임없이 늘어나
매해 선주문 하는 소비자가 많이 생깁니다.

단,대량으로 돈을 벌 욕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런 방법은 힘듭니다.그저 자신의 정성어린 작품의
진가를 알아주시는 분에게 그 대가를 제대로 받으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귀농 가구를 보면 IMF때 도시에서 쫓겨나듯 시골로 내려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그러나 지금 점차
늘어나는 귀농인구는 미래에 대한 대안으로 가는 것입니다.정년 퇴직도 없고,자신이 1인 사장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그 대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충  귀농하면 월 임금 50만원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면서 정말 상 노가다에 절망적인 사업이  되어버립니다)

누군가 당신은 농사를 짓고 있는가 물어보면 저는 귀촌이라 그저 작은 텃밭 정도로 만족하는 사람
이라고 답해 드릴 수 있습니다.저는 전업블로거라는 제 나름의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그러나 귀농
준비를 오랫동안 해왔고,앞으로 귀농을 준비하는 현대 사회의 요구에 작은 정보를 주고 싶어서
귀농 카테고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제가 직접 귀농하신 분들을 찾아뵙고 그분들의 삶을 취재(?)하고 이야길
올리겠습니다.방송에서 몇 억을 벌었다,대박 귀농 성공 신화 이런 분들의 글은 올리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작은 성과이지만 인생의 행복을 느끼고 사는 분들의 실패와 아픔,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귀농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보고 싶습니다.

서울 본가에 설 명절과 세미나,회의등으로 3주 동안 머무르고 있습니다.밤마다 미칠 것 같습니다.
문만 열면 시원한 바람과 쏟아질 것 같은 별자리 대신에 끝도 없이 올라간 아파트에 네온사인을 보니
비록 임대하지만 행복한 제주도 우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

영화도 볼 수 없고,햄버거도 먹지 못하고,병원도 멀고 웃풍도 강해 추운 생활이지만,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연이 주는 잔잔한 행복함 때문에 귀농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함께 노력하자고 외칩니다.

우리 아이들이 푸른 초원을 뛰노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저의 입가에는 절로 행복한 미소가 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