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이원집정부제나 분권형 대통령제의 '개헌논의'보다 더 시급한 '인간개조'


이재오 특임장관의 개헌 논의에 대한 행보가 빨라졌다.정기국회 첫날부터 야 3당을 돌면서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집권 말기에 해야 모양새가 좋다는 발언을 하고 다닌다.
필자는 이재오와 박근혜의 권력 투쟁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또 그 둘 사이의 대립을
몇 차례 이야기 했다.그 이유는 그 두 사람의 행보가 2012년 대선에 엄청난 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그리고 그 여당의 권력구조
핵심인물들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자.

이재오 특임장관과 박근혜 전 대표는 속칭 앙숙이고 정말 극과 극이라고 할 만큼 다르다.
2004년 이재오 장관은 "유신잔당"이라는 비판도 넘어서야 한다고 하면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비판했다.이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총선 때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주었더니
이제는 치사하고 비겁하게 나온다고"
거칠게 이재오 의원을 비판했다.

정치인들이 연합했다가 다시 헤어지고 또다시 손을 잡는 것은 다반사이다.특히 이상득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는 친박계 후보 사퇴를 요구한 이재오 의원을 향해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하며
그와 충돌을 했다.하지만 지금은 속으로는 보이지 않는 칼날을 세우고 있으며 표면적으로는
대립을 하지 않고 있다.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함께 뛰었지만,막상 대통령이 되자
서로의 권력 싸움과 기득권에 대한 치열한 계파 간의 암투를 하고 있다.

필자가 왜 이렇게 권력의 구조를 길게 설명한 이유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개헌 논의가
한마디로 역겨운 행동들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지금 이재오 장관과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려고 하는 "이원집정부제"라는 제도를 알아보자


너무 장황하게 설명을 하면 정치이야기라 안 읽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하게 도표로 만들었다.
간단하게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누어서 대한민국을 다스리는 형태이다.이 제도는
권력 분립을 위해(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입법,행정,사법의 분리)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제도이다.

필자는 이원집정부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년도 안 남은 대선을 위한 정치적 술수의 냄새가 너무 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그 제도를 시행하려면 시기가 중요하다.그런데 2012년 대선이
별로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통령 권한이 축소된 이원집정부제를 시도하는 것은 외형상
박근혜 대통령 저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 주의 사항
- 필자가 박근혜 전 대표의 대통령 당선 저지 포스팅을 한다고 해서,결코 박 전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생각한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는데,필자는 박 전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권력자들의 권력 쟁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서로간에 권력을 나눠 먹고 그 권력을
독차지하는 모습들이 역겨워서 그 부분을 이야기할 뿐이다

솔직히 개헌논의를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했다는 사실이 필자가 보기에는 모양새가
빠진다고 생각을 한다.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고,지지부진하다는 이유만으로
대통령의 입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것은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대통령 입으로 대통령의 막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다.우리 국민이 왜 개헌논의를 싫어하는지 역사를 보면 안다.역대 대통령들이
진정 국민을 위한 개헌을 했던 적이 있었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리 개헌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맨 마지막에 나와 있다.

이원집정부제에서 총리는 원내 다수당에서 선출하는데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
한나라당에서 총리가 나온다면 눈에 봐도 뻔한 그림이 그려진다.

[韓國/정치] - 안상수특명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라

2012년 대선의 긴박한 시간 속에서 개헌 논의는 충분히 정치 술수의 냄새가 다분히 난다.


개헌논의 보다 정국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다.

개헌은 엄청난 대변혁의 사건이 될 수 있다.그런데 지금 정국은 어떠한가? 겉으로는 멀쩡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있지만,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북한의 권력이 재편되는 모습과 미국의 북핵 저지에 대한 대북제재조치 등의 안보라인이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 자위대의 PSI훈련 참가 등 다양하게 국제 정세가 바뀌고 있다.

경제는 어떠한가?.다양한 경제 지표를 내세우기보다 주위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물어봐라
사업 잘되십니까? 죽을 맛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태반이다.여기에 실업률은 말할 필요도
없고,부동산 경제는 필자의 집만 봐도 딱 안다.집값 팍팍 내려가도 팔리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이번 인사 청문회를 통해서 더욱더 커져만 가고 있다.

온 나라가 불안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개헌논의라는 사실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그럴수록 개헌을 해서 나라를 안정시키자고 하는 사람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이원집정부제 했다가 안되면 책임지시겠습니까?"

정치인들을 믿을 수 없는 제도적 위험성

개헌 논의에 대한 당위성으로 항상 나오는 게 "제왕적 대통령제"이라는 문구이다.현재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의 권한과 함께 행정수반으로서 행정권을 부여하고,국무총리는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고 있다.즉 대통령이 모든 행정까지 도맡기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제라 하는 것이다.

이런 제왕적 대통령제가 시행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든 제5공화국 헌법에서 정점을 이룬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런 헌법에 대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가
좋다는 맹신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제든 내각책임제든 어떤 권력구조가 우리 현실에 적합한지를 그 누가 판단하고 결정을
할 수 있는가?
라는 말을 필자는 하고 싶다.어떤 제도를 바꾸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치문화"
더 나아가서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자질과 그들의 품성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은 어떤가? 국민이 정치 이야기하면 열의 아홉은 고개를 내젓는다.
필자의 블로그 정치 포스팅에는 다른 정치시사 블로거들에게는 결코 없는 그림 이미지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솔직히 필자도 그냥 다른 정치시사 블로거들처럼 그림 한 장에 오늘처럼
글만 쫙 쓰고 싶다.그런데 그런 정치 포스팅은 사람들이 안 읽는다.스크롤 내려서 댓글에
정치는 싫어요.정치이야기는 역시나 짜증나요 등등의 댓글이 달린다.
(아마 이번 포스팅은 스크롤 압박과 오늘따라 유난히 없는 그림으로 읽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개헌 논의와 개헌은 필요하다.그러나 그 개헌을 실행하고 만들고
운영하는 주체들의 정치 수준이다.대한민국은 국민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는 
사회구조라서 장관 후보자들의 죄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정치판이다.

지금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자
"청와대에 차지철이 부활했다"
"정치 사찰 배후는 이상득 의원이다"
"새카만 후배가 정치 대선배를 욕한다"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 똑바로 해야한다"
"김태호 총리를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데"

정치권에서 매일 나오는 게 권력에 대한 암투와 서로간의 이전투구이다.(이전투구: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이다)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서로들 피 터지게 싸우는데,그 이유의
대부분이 자신들의 권력 장악과 파벌의 승리를 위해서이다.

이원집정부제가 아무리 좋아도 그 제도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
정치문화와 정치인들의 자질은 엄청나게 중요하고
그것이 좋은 제도를 죽이기도 살리기도 할 수 있다.


필자가 이원집정부제를 왜 필사적으로 반대하는지 제도적으로 살펴보자.(주:현시점에서만)

원래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의 혼합형으로 그 두 개의 장점이 나온다는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과연 그럴까?
오히려 대통령제의 단점과 내각책임제의 단점이 고스란히 나올 수도 있다.


만약 대통령파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가 성립된다면 분명히 대통령의 파워는 강력해지고
총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다.대통령을 견제해야 할
의원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거나,그 라인과 인맥을 따라 정치를 할 것이다.


여소야대가 되면 총리와 대통령의 대립이 시작될 것이다.혹자는 행정 전반을
총리가 맡고 있기 때문에 대립이 없으리라고 할 수 있는데,쉽게 예를 들어보자
외교적으로 FTA와 같은 문제가 나왔을 때,총리와 대통령의 입장이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방향이 진행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적인 수준에서는 총리와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가 아니라,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파워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갖은 정치적
모략과 형태로 서로 대립하고 싸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분권형 대통령제와 함께 논의되는 개헌 중의 하나가 바로 5년 단임 대통령제의 문제이다.
우리는 무조건 대통령 직선제를 한다는 단순한 생각에 덜컥 5년 단임제를 찬성하고
그 이후에 발생할 문제를 예측하지 못했다.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제기했던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분명히 있다.(5년 단임대통령제 문제 도표 참조)

하지만,현재의 상황에서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 논의는 우선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현되고 그 후에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것이 옳다. 대통령의 집권 말기에 펼쳐지는
누수 현상의 문제를 걱정하기보다는 집권 초반부터 준비된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면 된다. 국민적 민심의 합의만 이끈다면 집권 중반에는4년 연임제 같은 개헌 논의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고,개헌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국민의 민심과 합의가 제대로 없는 경우에는 5년 대통령제이든 4년 중임 대통령제도
모두 정치인들의 권력 장악으로 비추어질 뿐이다.

필자는 개헌 논의보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정치인들의 마음과 몸과 정신을 개조시키는
"인간개조"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정치인들의 깨끗함과 권력자들의 비리가 없어진다면 우리에게도 성숙한 정치문화가 나올 것이고
당리당략과 권력 쟁투보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 많아지면, 그때에는 개헌논의도
개헌도 가능하고 할 수 있다.
제도와 법으로 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람이 만든 법과 제도는 사람이 변해야 성공할 수 있다.


* 자료 인용 및 출처:
이원집정부제의 한국적 응용(저자:이계희)
분권형 대통령제에 관한 연구(저자:김광선)
프랑스,러시아,폴란드의 이원집정부제 비교(저자 김연규)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연구(저자:국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