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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유기농먹거리를 먹기 위해 귀농하는 사람들


귀농의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제철마다 싱싱한 유기농 먹거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다 알겠지만,마트나 시장에 나오는 채소와 과일 대부분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해서 생산한
제품들입니다.그러나 시골에 오면 자신들이 먹는 채소는 텃밭에서 농약 안 뿌리고 유기농 먹거리로
키워서 가정에서 먹습니다.어쩌면 이율배반적이지만,대부분 농가에서 자신들이 먹을 것과 생산해서
파는 농산물을 구분해서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유기농 먹거리처럼 귀농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귀농보다는 귀촌으로 내려왔고,아직까지 본격적인 텃밭조차 가꾸지를 못하고 있어서,주위에서 농사
짓는 분들이 가끔 선물을 주십니다.서울은 돈이나 화려한 옷 선물이 많겠지만,시골에 사는 저에게
먹을거리는 늘 빠듯한 살림에서 일용할 양식이자 시골살이의 즐거움을 주는 일입니다.

특히,전업블로거이지만 광고나 수익형 포스팅으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는 똥고집 남편 때문에 매일
쪼들린 아내에게 그나마 제가 칭찬을 받는 경우가, 바로 이런 먹을거리를 선물로 받을 때입니다.

 
저희 집 밥상은 항상 푸른 초원입니다.ㅎㅎㅎ 그러나 그냥 초원이 아니라 아무런 농약도 치지 않은
유기농 먹거리 밥상입니다.들에서 따온 달래장에 무농약 크레숑 무침,오이 초무침,여기에 정성이
듬뿍 들어간 김치까지.

선물로 받은 청국장에 고기와 신김치를 넣고 보글보글 끓인다음,양푼에 밥을 담아 나물과 김치를
쏟아 붓고 쓱 쓱 비벼서 아내와 함께 입가에 고춧가루 묻히면서 먹는 맛은 일품입니다.예전 어느
수필에서 이야기했던 황후의 밥,걸인의 찬을 뛰어넘어 황제의 만한전석 부럽지 않습니다.

얼굴에 아토피가 심해 서울 생활을 포기했던 저에게 시골에서의 먹을거리는 말 그대로 자연식이자
아무런 인스턴트 첨가물이 없는 밥상입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기농 먹거리를 귀농하기 전에는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몰랐습니다.농부의 마음은 농사를 지어봐야 한다고 하는데,제대로 유기농이나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는 일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여기에 힘들고 어렵게 유기농으로 그리고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어도 별반 소득은 농약을 잔뜩 치고
농사를 지은 사람들과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귀농하거나 원래 농사를 짓는 사람 중에서 고집스럽게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받은 선물 중의 하나인 봉황52농장의 오이입니다.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저는 오이를 원래
먹지 않습니다.오이 비누도 절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저는 어릴 적 부터 세상에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저 혼자인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몇 명 있더군요 ㅎㅎㅎ

오이가 죽도록 싫지만,딱 먹는 오이가 오이소박이와 피클입니다.둘다 오이향이 잘 나지 않는 편이라
저처럼 오이향때문에 먹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딱입니다.그런데,이번에 오이를 선물로 받고,오이
초무침을 한 아내에게 얼마나 맛있는지 제대로 평가해주마라는 생각으로 눈 딱 감고 먹었습니다.
결론은 오이향이 인위적인 향이 아니라 맛있게 먹고,오이소박이를 담아 계속 먹고 있습니다.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에게 제일 힘든 것이 바로 돈과 인건비는 두 배이상 소요가 되는데
판매가는 항상 일반 농법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친환경 농사를 짓는
분들은 온라인 판매를 중점적으로 하려고 합니다.하지만,이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봉황52농장의 경우 2002년부터 온라인으로 오이 판매를 시작했지만,판매도 별로 잘 안되고,일은 더
많아지기만 했습니다.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했더니,기적이 일어났습니다.바로 2008년 오이가
폭락해서 4만원하던 시세가 달랑 2,000원, 진짜 원가는커녕 박스값도 안 나오는 시기에 인터넷에
사연을 올리고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로,박스당 1만원씩 3일만에 모두 판매를 했습니다.

봉황52농장이 이렇게 판매가 가능하고,그런 판매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생산한 오이가
맛있고,온라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신뢰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입니다.아래 봉황52농장
블로그에 가면 농부가 허접 블로거보다 얼마나 알차고 정성을 들여 포스팅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봉황52농장 『오이농부의 꿈과 도전과 사랑이야기』


저는 이번에 크레숑이라는 채소를 처음 알았습니다.크레숑은 한국말로 하면 물냉이라고 합니다.
아내가 참기름에 조물조물 무쳐서 밥상에 내놨는데,그냥 먹어도 맛있고,고추장 넣어서 비벼 먹어도
맛있었습니다.쌈채소와 같은 채소를 친환경 농법으로 기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특히 한국처럼
채소값이 도시는 비싸고,산지에서는 똥값이 나라에서는 더욱 어렵습니다.

친환경쌈채소 짱구농장은 (http://blog.daum.net/jojo0732/)은 무농약 친환경 채소농장입니다.
수경재배를 하는 짱구농장은 일산호수공원 옆에 있는데,일산과 가까우신 분들은 한번 찾아가서
쌈채소를 사다가 삼겹살에 한번 싸서 먹어보세요.고기보다 그냥 쌈에 밥 올려놓고 된장 넣어서
먹으면 진짜 맛있습니다.


아내는 저보고 큰아들이라고 매일 놀립니다.그 이유는 편식대마왕이기 때문입니다.특히,현미나
잡곡밥을 무지 싫어해서,흰 쌀밥 아니면 안 먹었습니다.이번에 오선미로 아내가 말도 없이 밥상에
보라색밥(저는 색깔들어있는 밥을 보라색밥이라고 놀립니다)을 내놓아서 마구 화를 내다가,한번
먹어봤습니다.그런데,역시 어설픈 보라색밥을 먹었을 때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오선미를 생산하는 오색 농장(http://blog.daum.net/rldbs2/)을 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도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많은 흑미나 장에 좋은 찹쌀현미,비만환자에게 좋은 찰보리쌀,밥맛이 좋은 홍미와 숙변에
효과가 있다고 아내가 주로 먹는 청미 모두는 우렁이농법으로 충남연기군 동면에서 농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며 노력하는 농부가 생산하는 쌀입니다.

일년동안 애를 쓰고 힘들게 친환경으로 재배해도 이들이 부자이거나 돈에 여유가 생기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방송에서는 귀농해서 연 10억을 번다고 하는 귀농 성공 사례나 농업 CEO를 보도해도 실제
대다수 농가와 농촌 현실은 아직도 힘들고 어렵습니다.

[韓國/귀농과 귀촌,자연주의] - 귀농으로 연 매출 10억? 귀농온라인 마케팅 성공사례.

온라인 판매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블로그나 온라인 사이트로 연 몇억 매출을 올린다고 하지만,
속 사정은 낮에는 농사를 짓고,밤에는 졸린 눈을 비비고 컴퓨터 앞에 앉아 꾸벅꾸벅 졸면서,블로그와
사이트를에 독수리타법으로 한자씩 글을 써서 올립니다.


제 이웃 블로거이신 경빈마마님은 청국장을 비롯한 장류와 김치,그리고 반찬과 젓갈을 손수 재배하고
담고,숙성 재배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e-행복한 세상 마마님청국장

경빈마마님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농업 관련 여러가지 이에 종횡무진으로 활동하고 다니십니다.가장
기본적인 블로그를 비롯한,페이스북,트위터를 모두 섭렵하고 여기에 농업 기술교육과 사이버 교육을
배우러 몇 시간씩 지하철을 타고 부지런히 다니십니다.


경빈마마님의 블로그를 한번 가보시면 블로그가 어려워요,포스팅 주제가 없어서,방문자가 별로 없어
재미가 없다는 사람들의 입을 닫게 할 정도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고,열심히 하십니다.

경빈마마님 블로그 http://blog.daum.net/kbmana


경빈마마님은 블로그에는 농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 글을 올리시고,페이스북은 자신의 일상을
사진과 함께 올리십니다.블로그와 SNS를 너무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입니다.그런데,이 분이 그저
직장인처럼 편안하게 사무실에서 컴퓨터만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채소도 기르시고,장도 담고
택배도 보내고 포장도 하면서,블로그와 SNS를 모두 노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농사를 짓는 것보다 판매가 어렵다고 합니다.하지만,경빈마마님처럼 노력을 하면 됩니다.젊은이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이 분은 하나씩 배우고 노력하면서 자신만의 길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배고픔이라는 시절을 겪었던 나라입니다.그래서,농산물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 땅에 농약과 화학비료를 마구 뿌려대고 생산량만 늘렸습니다.여기에 먹기 좋은 색을
내기 위해 정체도 알 수 없는 농약을 뿌립니다.

유기농이나 친환경농법으로 아무리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대규모로 농약을 친 사람들보다 수입은
훨씬 적습니다.생산량은 적고,색상이 예쁘거나 모양이 깔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친환경 농법을
마음먹은 농부들도 몇 년 지나면 대부분 농약을 사용하게 됩니다.그 이유는 돈에 대한 유혹과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버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농업기술원이나 농업교육을 하는 강사조차,유기농이나 친환경농법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실제로 귀농 경험자들도 농약 사용을 나중에는 당연하게 생각합니다.300g에 만원이면 사는 농약을
친환경 비료는 10평을 뿌리는 양이 거의 5만원이상 됩니다.원가 자체도 비싸고,판매는 더 어려워서
요새는 친환경인증을 포기하는 농부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종자기업이자 한국 최대 종자회사인 중앙종묘를 인수한 회사는 몬산토입니다.
몬산토는 월남전 때 유명한 고엽제를 개발한 군수 화학무기업체입니다.이 회사가 화학무기 폐지 후
만든 상품들이 바로 제초제를 비롯한 각종 농약입니다.

화학무기처럼 강력한 농약을 주면 잡초와 함께 벼를 비롯한 농산물도 죽을 수가 있습니다.그래서
유전자 변형을 일으켜 농약에 더 강한 종자를 개발하고 판매를 하는 것이 현대 농업의 현실입니다.

우리가 지금 마트에서 파는 농산물 대부분 이런 유전자 변형 과정을 거친 종자로 농약을 듬뿍 뿌린
생산물입니다.우리의 아이들은 지금 이런 채소와 과일을 먹고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유기농먹거리를 재배하는 친환경 농장을 몇 군데 소개했습니다.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분들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입니다.하지만,이런 친환경 농장이 살아남아야 우리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소개했습니다.

A라는 농장에서 아무리 친환경농법을 실시해도,주위 논에서 계속 농약을 뿌리면 어쩔 수 없이 토양이
오염됩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서 약간 비싼 값에 친환경제품을 자꾸 구입하면,세상에는 농약보다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현재의 가격과 편리함 때문에 아이들에게 농약이 잔뜩 들어간 농산물을 먹이면,그 아이들이 커가면서
어떤 현대병이 생기고,왜 위험할지는 아무도 장담을 할 수 없습니다.즉각적인 위험은 없지만,서서히
우리 아이들의 몸은 피폐해지고 병이 생기고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아내는 텃밭에 무엇을 심을지 고민하면서 모종을 키우고 있습니다.아마 새로 이사를 하고
텃밭 농사가 잘된다면,저희집은 고기와 생선을 빼고 100% 가까이 농약 하나 없는 채소를 먹으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내는 시금치를 심어서 딸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고 싶어합니다.아내가 심은 시금치는 약을 치지
않기에 볼품은 없을지 모릅니다.하지만,엄마가 딸아이를 위해 직접 가꾼 시금치에는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깊이 배어 있을 것입니다.

귀농하는 사람들이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내 아이에게 좋은 먹거리를 먹여 튼튼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일입니다.아이가 먹는 모습만 바라봐도 배가 부른 부모의 마음이 이것입니다.

온라인을 뒤져보면,정말 열심히 땀 흘리며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힘이 되고,우리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서로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