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이야기

박원순에 묻어가려는 원희룡의 꼼수, 그마저도

 

 

7월 16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명동에 나타났습니다. 밀짚모자를 쓰고 페이스 페인팅까지 한 원희룡 지사는 "힐링의 섬 제주에서 힘들고 지친 마음과 몸을 달래고 힐링을 얻어가십시오"라며 제주 관광을 홍보했습니다. 이날 환영인사로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민들 열심히 일한 당신 제주로 놀러가세요”라며 제주 관광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각주:1]

 

원희룡 제주도지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각기 속해있는 정치적 정당과 상관없이 서로 협력하는 관계는 참 보기 좋습니다. 문제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메르스 위기 이후 벌이는 관광 활성화 대책이 박원순 시장 따라 하기 내지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메르스 이후 관광 활성화 대책 제주VS서울, 소통부터 문제'

 

메르스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반 토막 났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1~6월까지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014년 103만 명에서 2015년 60만 명으로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2015년 6월 한달간 제주 관광객 수는 93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2.4% 감소했습니다.[각주:2]

 

급격하게 줄어든 관광객을 위해 제주나 서울시 모두 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메르스 관광대책' 정보를 찾는 순간부터 비교됩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에서 '메르스 관광대책'을 검색하면 첫 페이지에는 원희룡 지사가 관광업계 사람들과 간담회를 열었다는 동영상만 보입니다[각주:3]. 이에 반해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메르스 관광대책'을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가 나옵니다.[각주:4]

 

<메르스 관련 서울시 긴급 경제대책 발표>

<꺼진 관광 불씨, 트래블 마트 로 다시 살린다>

<"서울 관광, 지금 이 때다!" 10월까지 총력전>

< 메르스 이후 서울관광 활성화 대책 기자설명회>

< 서울 관광 활성화 대책 발표!>

< 메르스 대응 관련 문화/체육/관광 협조 및 지원사항 안내>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시민들이 모른다면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주는 기자나 언론사에 얘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자체의 정보가 오로지 언론과 기자들에게만 한정된다면 소통이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정책이 아닌, 일부 업자들이나 언론사만 공유하는 정보라면 도민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까요? 원희룡 지사가 젊어 과거 나이가 많은 도지사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베껴 쓰는 관광정책, 그나마 돈이 없어 따라 하지도 못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침체한 관광업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비슷한 정책을 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8월 중에 중국을 방문해 직접 서울시 관광을 위해 홍보하겠다고 합니다. 원희룡 지사도 나갈 예정입니다. 기자나 파워블로거,여행사 사장단을 초청하거나 축제,이벤트를 개최하는 등은 서울시나 제주도나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똑같을 정도로 비슷합니다. 제주와 서울시가 서로 베꼈나 할 정도입니다.

 

좋은 정책은 베끼더라도 괜찮습니다. 문제는 진짜 필요한 정책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중국 TV나 항공기 내 서울시 관광 홍보 광고를 합니다. 해외방송 프로그램을 서울에서 촬영하도록 유도하해 방송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각종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 광고도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대규모의 세일과 바자회를 통해 중소기업 상품을 판매하려고 합니다. 관광업계에 인센티브를 지원해 중국여행사들이 서울로 관광객을 보낼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제주에서도 서울시와 흡사한 관광 활성화 대책을 진행하지만, 진짜 관광객이 올 수 있는 지원책은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기존 관광관련 예산 72억에 추경예산 160억을 동원해 232억 원의 재원을 마련해 관광활성화를 위해 투입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주는 돈이 없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각주:5]

 

돈이라는 것은 쓸 때 써야 합니다. 제주가 관광으로 먹고산다고 매번 주장해놓고, 메르스 사태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는 증거입니다.

 

관광버스 대부분은 지입차량입니다. 형식은 관광버스 회사가 운영하지만, 실제로는 기사들이 관광버스를 자비로 구입하고 스스로 대출금을 갚아야 합니다.

 

현재 제주도의 전세버스 가동률은 5%에 그치고 있어 도내 전세버스 기사 2000명은 사실상 실직자와 다름이 없습니다.[각주:6] 관광버스 기사들이 정부 지원자금을 받으려면 수십 가지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1억이 넘는 버스를 담보로 제공하고도 받을 수 있는 돈은 최대 3천만 원을 넘지 못합니다.

 

정작 제주도민이 필요할 때 지원받을 수 없는 정책, 돈이 없어서라고 한다면 원희룡 제주지사이런 위급한 상황을 대비조차 하지 못하고 그동안 뭘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수재 소리를 들었던 원희룡, 지금은?'

 

한국경제연구원은 '중국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대응 과제'보고서를 통해 중국인관광객의 재방문자 비중이 14.8%에서 11.6%로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방한 중국관광객수는 2001년 48만 명에서 2014년 613만 명으로 연평균 21.5% 증가했지만, 재방문 중국인은 점차 줄고 있습니다.[각주:7]

 

 

방한 중국관광객의 체류기간이 2011년 '10.1일'에서 2014년 '5.7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통계는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다시는 한국을 찾지 않거나 단기간 방문하고 떠난다는 의미입니다.

 

제주는 항상 외칩니다. 관광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엄청나다고 홍보합니다. 관광객 1천만 시대에 외국인 관광객을 통한 수입만 2조 6천억에 달한다고 합니다.[각주:8] 도대체 그 경제효과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

 

관광수입이 제주에 큰 도움이 된다고 빛 좋은 개살구처럼 실효성은 별로 없습니다.[각주:9] 그러나 TV와 언론에서는 관광수입이 엄청나다고 떠들고, 제주도지사는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중산간을 개발해야 한다고 외칩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에서 수재 내지는 천재로 불리던 사람입니다. 전국학력고사 수석에 사법시험까지 수석으로 합격했던, 제주에서는 알아주는 천재형 인물입니다. 그런데 정책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 그 똑똑하다는 사람이 '왜 이럴까?'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경제를 외치지만 정작 제주도민들에게는 경제적 효과도 없고 오로지 중국 투기자본의 배만 부르게 하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겉으로는 젊은 피, 수재라고 부르지만, 실제 펼치는 정책은 남의 것을 베끼거나, 그마저도 능력이 부족해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좋은 머리로 뛰어난 정책, 도민을 위한 행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화가 납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비록 새누리당이지만 스마트하고 혁신적인 인물이라며 투표했던 사람들이 기억났기 때문입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 등 위기상황에서 보여준 원희룡 도정의 모습을 보면서 수재라고 해도, 누구를 위해 그 똑똑한 머리를 사용하는지 잘 따져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뼈아픈 경험을 얻었습니다.  

 

  1. 원희룡 지사, 밀짚모자에 페이스페인팅까지. 2015년 7월 16일. http://news.jeju.go.kr/contents/index.php?mid=320203&frame=detail&job=detail&ne_seq=59067&ne_cd=TOU [본문으로]
  2. 제주관광메르스 피해 직접 보상책 마련해야 . 제민일보 2015년 7월 17일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6748 [본문으로]
  3. http://search.jeju.go.kr/search/search.jsp?collection=&query=%EB%A9%94%EB%A5%B4%EC%8A%A4%20%EA%B4%80%EA%B4%91%EB%8C%80%EC%B1%85 [본문으로]
  4. http://search.seoul.go.kr/newsearch/newTotalSearch.jsp [본문으로]
  5. ‘암울한 제주관광’ 안전홍보·추경활용 시급. 제민일보 2015년 7월 8일.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6050 [본문으로]
  6. 관광업계 종사자 '메르스 지원' 사각지대. 한라일보 2015년 6월 25일. http://www.ihalla.com/read.php3?aid=1435158000504059073 [본문으로]
  7. 韓 다시 찾는 유커... 지속가능성은? 한국경제연구원 2015년 7월 14일. http://www.keri.org/web/www/news_02?p_p_id=EXT_BBS&p_p_lifecycle=0&p_p_state=normal&p_p_mode=view&p_p_col_id=column-1&p_p_col_count=1&_EXT_BBS_struts_action=%2Fext%2Fbbs%2Fview_message&_EXT_BBS_sCategory=&_EXT_BBS_sKeyType=&_EXT_BBS_sKeyword=&_EXT_BBS_curPage=1&_EXT_BBS_optKeyType1=&_EXT_BBS_optKeyType2=&_EXT_BBS_optKeyword1=&_EXT_BBS_optKeyword2=&_EXT_BBS_sLayoutId=0&_EXT_BBS_messageId=349816 [본문으로]
  8. 관광객 1천만 시대…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제주경제신문, 2014년 3월 20일. http://www.jeju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09 [본문으로]
  9. 제주도 ‘중국 관광객’ 하루 1만명 ‘빛 좋은 개살구’ 한겨레 2013년 7월 26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97260.html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