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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포스코 사외이사 급여 90% 기부, 왜 '박원순' 공격하나

 

 

조선일보 등 일부 극우언론이 정확한 사실 파악도 없이 박원순 시장을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조선닷컴은 3월 20일 '포스코 사외이사로 각종 보수, 후원받은 안철수, 박원순 제 역할했나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각주:1] 포스코 정준양 전 회장이 재임 시절 무리한 경영을 했는데, 이에 사외이사였던 박원순 시장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조선닷컴은 박원순 시장이 고액의 보수 외에 스톡옵션까지 받았지만, 정준양 전 회장의 부실 경영을 막지 못했다는 식으로 표현했습니다.

 

극우언론이 박원순 시장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이라면서 최소한의 사실관계는 확인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기사를 썼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사실과 다른지 조사해봤습니다.

 

'정준양을 견제하지 않았다고? 있지도 않았는데...'

 

조선닷컴은 정준양 전 회장의 무리한 계열사 인수를 사외이사였던 박원순 시장이 막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과연 박원순 시장은 왜 정준양 전 회장을 막지 않았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박원순 시장은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유는 정준양이 포스코 회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박원순 시장은 사외이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박원순 시장의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 기간은 2004년 3월~2009년 2월입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재임기간은 2009년 2월부터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정준양이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외이사직에서 사퇴했습니다. 사외이사가 아니었는데, 어떻게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경영을 견제하지 않았느냐는 말도 안 되는 비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검색 몇 번 하면 알 수 있는 간단한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기사를 썼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원순 시장 관련 조선비즈 기사 ⓒ 조선비즈

 

조선일보의 악의적인 보도 행태는 이미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조선비즈는 2012년 5월4일 기사에서 '2009년 포스코 CEO 추천위 회의에서 안철수, 박원순 등 사외이사 8명이 정준양 손을 들어줘'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습니다.[각주:2]

 

당시 포스코 회장에 대한 투표 결과를 보겠습니다.

 

1차 투표:정준양 4표/ 윤석만 4표

2차 투표: 정준양 5표/ 윤석만 3표

3차 투표: 정준양 6표/ 윤석만 2표

 

정준양 후보가 최종 6표를 획득했지만, 윤석만 후보를 지지한 2표도 있었습니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세 차례 투표에서 모두 정준양 후보를 반대했습니다.

 

조선비즈는 정준양을 반대한 사람을 제목에 올려놓고 마치 박원순 시장이 정준양 후보를 지지한 것처럼 보이도록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오히려 임기가 남았음에도 정준양 후보가 회장이 되자 사외이사를 사퇴한 사람입니다.

 

어떻게든 박원순 시장을 엮으려는 참 나쁜 제목입니다.

 

'스톡옵션에 엄청난 연봉? 급여의 90% 기부'

 

조선은 박원순 시장이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고액의 연봉과 스톡옵션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포스코에서 스톡옵셥을 도입할 때 '사외이사에게까지 스톡옵셥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계속 반대했던 사람입니다. 스톡옵션 제도가 도입됐지만, 박원순 시장은 스톡옵션을 아예 거부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포스코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총 2억9천3백여만 원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박 시장은 이 급여의 90%에 해당하는 2억6천3백여만 원을 모두 기부했습니다.

 

사외이사 급여로 월 3백2십여만 원을 받으면 급여 그대로 기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에게 포스코 사외이사 급여는 시민단체 출신으로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받았던 돈이기에 당연히 시민단체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사외이사로 고액의 연봉을 받았다고 극우언론들은 말하지만, 어느 누가 자기가 일을 해놓고 급여의 90%까지 기부를 할 수 있습니까? 오히려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져야 함에도 극우언론들은 이런 진실을 굉장히 악의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극우언론의 박원순 죽이기'

 

극우언론의 박원순 죽이기는 오히려 극우 보수에게 불리합니다. 조선일보는 박원순 시장을 공격하면서 '사외이사' 제도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사외이사' 제도는 외부 인사들이 내부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만든 제도입니다. 그런 이유로 참여정부 당시 시민단체나 노동자 출신 인사들이 사외인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MB정권들어서부터 정치권의 보은인사로 활용됐습니다.

 

금융권의 사외이사를 보면 박근혜 후보 선거 캠프에 있었거나 대통령 인수위 출신, 서강포럼 등 박근혜 지지 단체 출신,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이 있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들이 사외이사로 얼마나 급여를 받았고,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를 말하지 않으며, 절대 박원순 시장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박근혜 캠프 출신 인사들의 문제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 조선일보 2011년 10월 1일자 1면. 한국에 박원순재단은 없다 ⓒ 조선일보

 

극우언론이 상대방 진영을 비난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이라면 최소한 객관적인 증거와 논리를 가지고 공격해야 합니다.

 

제목을 기사 본문과 전혀 상관없이 작성해, 많은 사람이 오해할 수 있게 만들거나, 일부러 악의적인 표현을 하는 행위는 언론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조선일보가 박원순 시장을 싫어하고, 종북타령으로는 무너뜨리기 힘드니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무기를 들고나와 '아니면 말고'식으로 하는 기사를 쓰는 모습은 정말 저급해 보입니다.

 

언론이라고 말하려면 최소한 사실에 대한 검증 확인은 하고 기사를 쓰는 습관을 기르기 바랍니다.

 

  1. 포스코 사외이사로 각종 보수·후원받은 안철수·박원순, 제 역할했나 논란. 조선닷컴 2015년 3월 20일. http://goo.gl/BDAlVI [본문으로]
  2. [2009년 포스코 CEO 추천위 회의] 안철수·박원순 등 사외이사 8명, 3차 투표 끝에 정준양 손 들어줘 조선비즈 2012년 5월 14일. http://goo.gl/DQ1iwh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