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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철희의 이쑤시개'에서 못다 한 이야기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육지에 올라왔습니다. 서울에 와서 세미나와 취재 여행, 자료 수집을 하면서 프레시안 뉴스가 운영하는 '이철의의 이쑤시개'라는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출연해 녹음을 했습니다.

팟캐스트에 출연하려면 속칭 말빨이 좋아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엠피터는 말빨이 딸려서 그런지 제대로 하고 싶은 말을 잘 표현하지 못해서 버벅댔답니다. 이렇게 말도 잘 못하면서 팟캐스트에 나간 이유는 아래에서 알려드리고, 이날 녹음 중에 못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글로 써보겠습니다.

' 민주당의 전략 부재,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가?'

이철희의 이쑤시개에서 주제로 삼은 것은 지난 8월 5일에 올렸던 <'영수회담,국조 비공개' 촛불 들고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글이었습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 제안과 민주당 장외투쟁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이었는데, 이 글을 가지고 팟캐스트를 녹음했습니다.

김한길 대표의 회담 제의를 이철희 소장은 '명분을 쌓기 위한 민주당의 선택'이었다고 했으며, 아이엠피터는 그 명분이 장외투쟁 첫날부터 나온 것은 시기상 빨랐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이엠피터가 보기에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국민이 반기고 있는 이유는, 속칭 밖에서 매일 얻어터지고 오는 아이를 부모가 감싸는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처음에는 국민들과 국정원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함께 고심했어야 합니다.


이제 국민만이 국정조사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외투쟁에 나섰지만, 방식은 기존 정치 방식과 똑같았습니다. 김한길 대표의 '단독회담'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3자 회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5자 회담'으로 받아치는 이런 형태는 결국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국민에게 올인하지 못했던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김한길 대표의 단독회담 제안이 나쁜 것이 아니라 시기의 문제를 거론했던 이유는 전략적으로 민주당이 주도권을 끌고 나가는 데 항상 실패했던 부분입니다.

민주당에 전략가들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전략가들이 제기하는 문제점과 대안을 분명 민주당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에서 이것이 응집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127석을 갖고도 매번 새누리당에 얻어터지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민주당의 전략 부재는 민주당의 체질개선부터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봅니다.

' 세법개정안, 민주당의 조급함이 실망스럽다'

민주당의 전략부재와 함께 '이철희의 이쑤시개'에서 다뤘던 부분이 '세법개정안'에 대한 민주당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세법개정안에 대한 포스팅을 하나도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과연 민주당이 주장하는 '세금폭탄'이냐는 의문 때문입니다.

급여소득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게 자신들만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조세 정책은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기업들의 법인세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법인세의 실효세율이 낮다는 사실은 언론에서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0년 대비 2011년의 법인이 납부한 세금은 151.0%, 개인소득세는 141.5%로 거의 비슷합니다. 급여소득자만 세금을 많이 낸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급여소득자의 세금만 증세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요?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모든 것을 바꿔야 합니다.

정부세법 개정안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하루 만에 바뀌었습니다.  조선일보는“보편적 복지를 고집할 게 아니라 선별적 복지로 방향을 바꾸고 맞춤형 복지라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조중동은 급여소득자의 세금폭탄을 강조하면서 증세가 없으니 복지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민주당은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나오자마자 즉각 '세금폭탄론'으로 응수했는데, 너무 조급했습니다. 장기적인 대안과 정확한 세법 개혁을 위한 로드맵을 정확히 제시했어야 합니다.

'세금폭탄'이 부자 감세와 선별적 복지의 논리로 둔갑해버렸다는 사실은 민주당이 오히려 하나의 프레임에 갖춰 더 큰 땅을 잃어버린 셈이 됩니다.

이런 세금 부분은 말보다 도표를 보여주면서 설명했어야 하는데, 목소리만 녹음되는 팟캐스트의 특성상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들었던 대목입니다.

' 안철수의 밥상에는 먹을 것이 없다.'

'이철희의 이쑤시개'에서 여러 가지 정치 현안을 질문하고 녹음하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에 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철희 소장이 '안철수 의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아이엠피터는 한 마디로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이 볼 때에는 무슨 저런 막말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지금 안철수 의원이 내놓은 것이 너무 없어서, 얘기할만한 사안이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안철수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진심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안철수 의원은 잊힌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신당 창당도 어떤 정치적 인물 영입도 계속 지지부진해지고 있습니다.

그 인물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인물이 무엇인가를 해야 말을 할 수가 있는데, 세상을 움직이는 정치이기보다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처럼 보이니, 그를 뭐라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에서 안철수 의원이 이제는 주요 현안을 빨리 말하고 있다는 점을 빼놓았습니다. 예전에는 며칠 후에나 언론이나 트위터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던 점에 비하면 지금은 거의 실시간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 관련 현안은 2시간 40분 만에 보도자료를 정부세법 개정안은 정부 발표 후 7시간 만에 자기 생각을 국민에게 알렸습니다. 이것은 그가 느끼는 존재감의 부재를 만회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인물을 영입하던지, 어떤 정치적 이슈를 만들어 내던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대선에서도 자신의 입지를 제대로 펼칠 수 없을 것입니다.

'문재인, 그 안타까운 이름이여'

이철희 소장이 계속 강조했던 부분이 문재인 의원의 리더십 부재입니다. 아이엠피터가 이철희 소장 의견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요새 문재인 의원의 강한 모습을 많이 강조합니다.

아이엠피터가 문재인 의원이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지금 국민이 기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검찰,언론 등 모든 조직이 국민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강력한 철옹성의 문제점을 깨뜨리려면 더 강한 응집력을 갖춰 한 곳을 뚫어야 합니다. 그 안에 문재인 의원이 나서야 하지만 민주당 내부의 사정과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타깝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에 대한 아이엠피터만의 생각은 내일 포스팅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겠습니다.


' 아이엠피터는 왜 이철희와 김윤철을 만났을까?'

아이엠피터는 객관적으로 정치적인 글을 쓰기에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정치를 공부한 것도 정치권이나 운동권 출신도 아니고, 그래서 항상 수준이 낮습니다. 어렵게 글을 쓸지도 모르겠거니와 어렵게 쓰면 아이엠피터도 알기 어려워 속칭 말하는 정치적 논문 수준의 글은 쓰지 않습니다.

정치를 잘 모르다 보니 자료 수집으로 얻을 수 있는 한계를 오프라인의 만남을 통해 채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서울에 한 번 오면 정치권 인사들이나 기자, 취재원 등과 만나 속사정을 어떻게든 들어보려고 애를 씁니다.


이철희 소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김윤철 교수의 주장에 찬성하거나 반기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에는 오프라인에서 찾을 수 없었던 여러가지 소재들이 있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그것을 통해 다양한 얘기를 텍스트화된 정치 글에 담아 현실감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소스로 삼았습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녹음하러 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료를 수집하러 갔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그렇게라도 자꾸 자료를 다양하게 수집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머리도 나쁘고 정치적 지식도 없는 아이엠피터는 정치에 관한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아이엠피터의 글을 읽는 사람은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고, 읽기 간편하게 글을 씁니다. 그래야 아이엠피터도 독자도 대한민국 정치의에 관심을 가질 있고, 문제를 개혁할 수 있는 시도와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를 녹음하면서 못다 한 얘기의 결론은 '앞으로 더 공부하자, 더 노력하자'였습니다. 한편으로는 부족한 글을 매일 읽어주시는 분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마 한 10년 더 노력하면 그때는 읽을만한 글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그때까지 참아달라는 얘기를 감히 해봅니다. 고맙습니다.

[프레시안] 이철희의 이쑤시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