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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김병관을 보면 대한민국 '보수'의 실체를 안다



대한민국 4성 장군 출신의 한 인물 때문에 정국이 시끄럽습니다. 60만 대군의 수장으로 김병관이라는 사람을 임명하려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를 반대하는 야당의 모습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방을 책임지는 국방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논의되는 쟁점은 이상하게도 국방보다는 오히려 '거짓말'과 '도덕성' 때문입니다.

그를 둘러싼 의혹을 보면 대부분 국방 관련 정책을 묻기도 전에 기본적인 인사검증 시스템에서 거르지 못한 이유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보수언론과 보수단체들은 그를 반대하는 것을 마치 북한의 지령을 받은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뉴데일리'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 후보를 “곧 떨어뜨리겠다”며 당당하게(?) 떠드는 세력들은 누굴까.
만약 청와대와 여당이 이런 것을 ‘국민 여론’이라며 김병관 후보를 낙마시킨다면, 다음과 같은 지적을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방장관은 김정은이 검증하고 임명한다”

'조갑제닷컴'
김정은·從北이 ‘김병관’ 낙마시킬 이유 분명해졌다
보수(保守)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를 낙마시켜라(?)

뉴데일리나 조갑제닷컴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김병관을 사퇴시키려는 세력은 김정은의 사주를 받은 '종북'세력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입니다. 김병관 후보가 '전작권 이양과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를 하고 있으며, 지금 그를 둘러싼 의혹이 언론의 김병관 죽이기에서 비롯된 음모이기 때문입니다.

' 출입국 기록까지 조작한 범죄자, 그가 대한민국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 나오는 인물은 반공직자입니다. 아니 공직자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내정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조직은 적극 그에 대한 준비를 함께 해주고, 보고서만 채택이 되지 않을 뿐, 박근혜 대통령까지도 그를 데리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김병관 장관 후보자와 한미연합사를 방문한 박근혜 당선인. 출처: 세계일보


대한민국 국방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미연합사를 방문하면서 박근혜 당선인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대동했었습니다. 이것은 한미연합사의 모든 장성들에게 이제 앞으로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사람은 '김병관'이라고 소개하는 것입니다.

이랬던 사람이 인사청문회에 제출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문서 중의 하나인 서류를 위조하고 감췄습니다.

▲김병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자료. 출처:민주당


김병관 후보는 KMDC의 주식을 매입한 과정과 보유 사실을 숨긴 사실로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그저 지인을 통해 매수했고, 그와 관련해서 전혀 의혹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떳떳함에 비추어 관련 자료를 조작할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김병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후보자 출입국 기록을 제출하면서 2011년 1월19일부터 1월23일까지의 행선국을 '미상'으로 기록한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이상한 점은 그냥 간단하게 공항에서 발급하는 출입국 기록을 갖다 제출하면 될 것을 굳이 자신이 표를 만들어 제출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지난 2011년 1월 자원개발 업체인 KMDC 관계자와 함께 미얀마를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KMDC 홈페이지


이유는 KMDC 홈페이지에 있었습니다. 주식 보유 의혹을 사고 있는 KMDC 홈페이지에는 김병관 후보자가 미얀마를 방문해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버마 해상광구 탐사개발권' 설명을 듣고, MOU(양해각서)체결식에도 참석한 사진이 버젓이 있었습니다.

결국, 김병관 후보자는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 문제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아예 출입국 기록에서 미얀마 출국 사실을 숨긴 것입니다.

KMDC 이영수 대표와 함께 미얀마 행정수도 '네피도우'를 방문할 당시에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개 회사의 사업 설명회와 MOU체결 기념식에 국회의원이 한 명도 아니고 여러명이 가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이런 사진을 KMDC가 홈페이지에 올린 것은 이것을 통해 자신들의 사업을 정치권에서도 인정했다는 홍보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재향군인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법질서 준수'를 외쳤던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


주식 보유를 떠나 이런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만으로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로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것이 됩니다.

죄를 지은 자에게 죄를 묻는 것을 대한민국에서는 오히려 '종북' 세력이 북한의 사주를 받은 것이 된 것입니다.

' 이런 자들이 국가안보를 운운할 자격이 있을까?'

대한민국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바로 '성우회'라는 곳입니다. 지난 3월 3일 성우회는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실상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그전에 성우회가 김병관 후보자를 반대한다는 여론을 의식한 듯 성우회는 "위기 관리에 경험과 능력이 출중해 추천된 안보라인 핵심 직위자가 여러 가지 이유로 임명이 지연되고 장기간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우며, 특히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을 부풀리고 왜곡해 여론몰이를 함으로써 개인은 물론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단결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국방장관을 임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전직 예비역 장성들이 김병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니 그가 마치 국방장관의 적임자인 듯 보이지만, 사실 '성우회'라는 조직 자체가 문제가 많은 조직입니다.


유신헌법과 긴급조치를 발표하면서 독재 정권을 수호했던 서종철, 평화의 댐을 주도했던 '이기백', 린다김 로비사건의 주역 '이양호', 록히드마틴에 국가 기밀을 돈 받고 넘겼던 '김상태' 등이 모두 성우회 출신입니다.

우리가 흔히 군복 입고 '자유 수호' '종북 척결'을 외쳤던 반공단체의 시위를 주도했던 오자복의 가족 대부분은 미국 국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쟁이 나면 도망갈 것 같은 비리 인물들이 군 장성 원로라고 하는 행동은 마치 국가 안보를 무척이나 걱정하는 듯 보입니다.

▲ 예비역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가 전작권 이양을 재연기하라고 촉구했다는 보도. 출처:조선일보


이들의 주장은 매번 똑같습니다. 전작권을 한국이 가져오지 말고 그대로 미국이 유지하도록 하자는 소립니다. 전작권 이양은 함부로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닙니다. 그러나 도대체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장군들은 무엇을 하길래 자신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작전권을 도대체 찾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군인은 진급하기 원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작전 능력을 평가받고 진정한 자주 국방을 위한 명령을 스스로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기 원해서입니다. 그러나 이들 대한민국 장군은 자신의 능력과 머리가 아닌 누군가에 붙어서 꼬리로 살고자 하는 생각 밖에 없습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전작권 이양을 가장 반대했던 단체가 '성우회'였고,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김상태 전 공군참모총장은 2009~2010년까지 군사기밀을 넘긴 대가로 미국 록히드마틴사로부터 25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 예비군 안보교육 위탁사업을 진행했던 성우회 산하 '성우안보전략연구원'


대한민국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산하에는 '성우안보전략연구원'이 있습니다. 이들은 강사를 파견해서 예비군 훈련 교육을 맡아 하는데, 그 지긋지긋하게 재미없는 예비군 안보교육을 '성우회'가 맡아서 했던 것입니다.

장군으로 사병들의 복지 예산을 강탈해 골프 하며 군생활 하더니 나와서는 친목회 하나 만들어 놓고 이것을 빌미로 나라에서 주는 예산을 빼먹고 살았던 조직이 '성우회'입니다.

[국방] - 병사들 깔깔이는 없어도,장군위한 골프장은 무조건?
[국방] - 대한민국 군인이 무슨 잔반처리반입니까?

온갖 비리를 다 저지른 자들이 마치 국가 안보를 걱정하는 충신처럼 전작권 이양을 반대하고 온갖 비리로 얼룩진 범죄자를 국방장관에 임명하라고 성명서를 냅니다. 보수언론은 옳다구나 하고 이들을 이용해 '종북 척결' 타령을 외칩니다.


어제 금융기관 전산망 장애로 집으로 가는 버스표를 끊지 못하는 이등병에게 시민들이 돈을 모아 버스비를 마련해줬다는 목격담이 트위터 미담으로 나왔습니다. 참으로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발생한 원인은 대한민국 '군인공제회' 때문입니다.

예비역 장성과 영관급들이 주도하는 '군인공제회'는 군인들의 모든 급여와 경제 활동으로 이용되는 '나라사랑카드' 사업을 신한은행과 독점 체결했습니다. 이들 군인공제회는 신한은행과 10년 독점 장기계약으로 카드 1장당 2천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수입만 연 6억원에 달합니다. 

다른 은행과 함께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독점으로 나라사랑 카드를 운영한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지만, 아직도 이런 문제는 시정되지 않았고, 결국 어제처럼 신한은행의 전산망이 마비되면 군인들은 버스 하나 타기 어렵게 됩니다.


대한민국 보수는 법에도 없는 이상한 논리로 '종북' 타령을 운운합니다. 그러나 진짜 대한민국 보수에 필요한 것은 우선 자신들의 불법을 법에 의해 준엄하게 심판받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법을 지키자고 외치는 사람이 '종북'이 되고, 범죄자가 '애국 시민'이 되는 이상한 나라에서는 결코 국가 안보를 스스로 지키려는 진정한 군인이 나올 수 없습니다. 진짜 군인은 안보를 팔아 자신의 일신 영달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희생하며 국가에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