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 7시간 조사' 반박 대응, 해수부 문건과 똑같아

아이엠피터 2015. 11. 24. 08:22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대응 적절성을 조사하겠다고 의결했습니다. 또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 대통령을 조사대상에서 배제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도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여당 추천 위원들은 '청와대의 참사대응 관련 업무에 대한 조사는 제외하자'는 내용이 부결되자, 사퇴를 선언하고 퇴장했습니다.

 

여당 추천 위원들의 사퇴 모습을 보면 해양수산부가 작성한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이라는 문서와 똑같았습니다. 머니투데이 '더 300'이 단독입수한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대응 방안'문서에는 BH, 즉 청와대 조사 관련 사항은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내용과 함께 구체적인 대응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해수부의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을 보면 청와대(BH) 조사 시 '특조위 내부에서 여당 추천 의원들이 소위 의결과정상 문제를 지속 제기하고, 필요시 여당추천의원 전원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기자회견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해수부 문건처럼 여당 추천 위원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부결되자(청와대 조사 제외) 곧바로 사퇴를 표명했습니다.

 

문건에는 '여당 추천위원이 전원 사퇴하더라도 특조위 위원 구성상 의결행위에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위원회의 구성 및 의사결정상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함을 집중 부각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사퇴 의사를 밝힌 여당 위원들은 종편에 출연해 청와대 조사는 '정치적 공세'라며 악의적으로 특조위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해수부의 대응에는 '국회 여당 위원들이 공개적으로 특조위에 소위 회의록을 요청하고 필요시 비정상적이고 편항적인 위원회 운영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다'가 있었는데, 농해수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해체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가 청와대를 조사할 경우를 대비한 해수부의 대응책과 여당 추천 위원과 새누리당의 행보가 똑같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7시간 행적 조사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세월호 선체조사를 거부한 인양업체'

 

세월호 특조위는 11월 18일부터 세월호 수중 선체에 대한 조사를 직접 한다고 밝혔습니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세월호 조타기, 계기판 등 관련 기구 오작동 가능성 여부’ 및 ‘선체 내·외부의 손상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세월호 선체조사가 필요합니다. 세월호 특조위는 한 달 동안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치에 계속해서 선체조사 협조를 요구했으나 상하이샐비치 측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세월호 선체인양 작업 중인 상하이샐비치 바지선 ⓒ길바닥저널리스트

 

 

해수부가 밝힌 상하이샐비치의 선체조사 협조 불가 이유는 별도의 선체조사비용 때문이었습니다. 진짜 돈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발주를 준 해수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확실치 않지만, 인양업체의 협조 없이 세월호 특조위는 단독으로 선체조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해서 선체조사를 미룰 경우 선교 내부 상태를 조사하기도 어렵고, 수중조사 활동도 힘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특조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알기 위해 진상규명소위원장을 비롯한 특조위 직원 13명, 잠수사 6명과 기술인력 3명을 포함한 작업자 9명, 자문전문가 1명 등을 구성해 선체 조사를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해수부와 해경 등 관계기관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를 보면 마치 과거 반민특위 조사를 친일파 경찰과 이승만 정권이 막은 것처럼 박근혜 정부 곳곳에서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언론'

 

박근혜 정부 들어서 언론이 마치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 무사처럼 그녀를 옹호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보수언론과 종편, 심지어 지상파 방송까지도 세월호 특조위의 청와대 조사를 흠집 내면서 박근혜 대통령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청와대 조사에 대한 조선일보의 11월 20일 사설과 주요일간지 사설 제목들 ⓒ민언련

 

 

민언련의 방송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조선일보는 '세월호 특조위, 대통령 행적이나 캐라고 혈세 쏟은 줄 아나'의 사설에서 특조위가 세금만 낭비하는 불필요한 단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동아일보나 중앙일보도 특조위의 조사를 '정치적 의도와 공세'로 몰아가고 있으며 월급만 받는 무기력한 조직이라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에서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정확한 침몰원인과 두 번째는 정부의 부실한 대응 원인입니다. 이 두 가지를 알기 위해 필요한 선체조사를 인양업체가 거부했습니다. 청와대의 부실한 대응 조사도 정치적 공세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박근혜 정부와 보수언론은 왜 이다지도 세월호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세월호는 교통사고와 같은 사고라고, 교통사고가 나면 경찰과 보험사가 출동해서 블랙박스 영상이나 차량 파손 상태, 부상 정도를 조사합니다. 그런데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엄청난 사고가 왜 여태까지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진실을 알리기 싫어하는 이유, 세월호 특조위가 끝까지 조사해 국민에게 알려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