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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블로그후원

한국에서 '1인 미디어'로 생존한다는 것

 

 

블로그를 운영한지 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전업블로거로 살기 위해 제주로 이주한 지는 5년 정도됩니다. '아이엠피터'가 '1인 미디어'라고 불리기 시작한지는 2~3년에 불과합니다. 1인 미디어 시대라고 합니다.아이엠피터와 같은 정치,시사를 다루는 1인 미디어는 '독립 블로거' 내지는 '독립저널리스트'라고 봐야 합니다.

 

억대 연봉을 받는 동영상 '1인 미디어'들이 등장하지만, 아이엠피터 주변에는 한 명도 없습니다. 한국의 정치,시사 1인 미디어들은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취재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주위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사는 1인 미디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아이엠피터는 1인 미디어로서의 삶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아이엠피터는 어떻게 1인 미디어로 살아갈 수 있는지 한 달 동안의 여정을 따라 가보겠습니다.

 

'글만 쓸 수는 없어요. 현장에 나가야 합니다.'

 

아이엠피터는 자료와 통계를 중심으로 글을 씁니다. 대부분 시간을 제주 작업실에서 컴퓨터와 씨름합니다. 집에서만 글을 써도 자료는 대충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달에 두 세 번은 꼭 현장을 갑니다.

 

 

현장에 나가서 매번 취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나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고 합니다. 모든 자료와 통계가 진실을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로 글을 쓸 수는 있습니다.하지만 그 글이 살아있는 글이 되기 위해서는 현장의 분위기나 상황을 어느 정도 직접 경험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현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1인 미디어도 있지만, 아이엠피터는 사건의 배경과 과정을 글로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 이유로 주요 사건이나 현장의 이야기를 꼭 들어야 할 때는 되도록 현장에 나가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 그들에게 하나라도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에게 부족한 것은 지식입니다. 정치,시사 관련 글을 쓰지만, 전공도 아니고, 경력도 없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엠피터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까요?

 

 

사람을 만나 사람들을 통해 부족한 지식을 채웁니다. 정치인도 만납니다. 그들에게 현실 정치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얘기를 듣습니다. 현대사에 탁월한 식견을 가진 교수를 만나 감춰진 우리의 역사를 배웁니다. 사회단체나 정치모임에 참석해 그들이 어떤 활동을 하려고 하는지, 그들의 실패와 경험담을 듣기도 합니다.

 

아이엠피터가 경험하지 못했던 지식과 지혜를 그들에게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려고 합니다. 진보나 야권 인물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이나 보수 단체 사람들도 만나려고 합니다. 그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과 전략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지 알아야 더 정확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을 나누면, 글이 더 깊어집니다.'

 

아이엠피터도 한 달에 2~3번은 강의를 합니다. 주로 정치,시사 분야보다는 '글쓰기'나 '1인 미디어'의 활동에 대한 경험이 주제입니다.

 

 

 

글을 쓰면서 독자들이 가르쳐줘야 오타를 발견하기도, 문장력인 빈곤해 늘 머리를 쥐어뜯는 아이엠피터가 글쓰기 강의를 한다니 웃길 수도 있습니다. 아이엠피터의 강의 내용은 글을 잘 쓰는 방법이 아니라 글을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자료를 찾고 글감을 고르고, 어떤 방식이 가장 가독성이 있느냐 등입니다.

 

강의를 준비하고 하다 보면 뜻밖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강의 중에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날카로운 질문을 받다가 아이엠피터의 부족한 부분도 깨닫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 자체가 글의 깊이를 더할 수 있고, 아이엠피터가 나가야 할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계기도 됩니다.

 

' 이 모든 일이 당신 때문입니다.'

 

아이엠피터가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나갈 수 있는 것은 후원자분들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엠피터에게 후원자가 없었다면 아마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아이엠피터의 후원자가 100명도 안 된다며 놀라워합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후원자가 소중합니다. 후원을 생각지도 않았고, 후원해달라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모든 후원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처음에 한 명, 두 명씩 하시던 분들이 어느덧 평균 60~70명이나 됐습니다. 갑자기 후원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한 명 두 명씩 무려 4년여에 걸쳐 이만큼 왔기에, 아이엠피터는 가슴이 뿌듯합니다.

 

오랜 세월 아이엠피터를 지켜보며 정성과 격려를 해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그 어느 때라도 광고나 돈의 유혹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진영에서 이야기해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1인 미디어가 이런 단단함을 갖기까지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니 힘들어 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견디면 조금씩 진짜 글을 쓸 수 있는 땅이 생깁니다. 옆에서 함께 땅의 잡석을 고르고 물을 대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후원자입니다.

 

 

아이엠피터에게 정치,시사 1인 미디어로 활동하면서 무엇이 가장 좋느냐는 질문들이 많습니다. 대답은 '행복하다'입니다.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사람들과 만나 경험과 지식을 나누면서, 가족과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인생. 그 얼마나 행복합니까?

 

아이엠피터가 1인 미디어로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을 쓰고 읽고 나누는 모든 일을 독자나 후원자와 함께해서인 듯합니다.

 

아이엠피터가 계속 생존하고 있는 것은 항상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